서울역 무인복합기 풍경

백천 노(노비) 기축이에게

까닭없이 네놈이 공연히 내 집 전토를 빼돌리고 넉섬 도지(소작료)란것이 워간(워낙,) 매우매우적은것인데, 그것을 전혀 고지식하게(정직하게) 하지 않으니 네놈의 사납기가(나쁘기가) 천지간에 없는 놈이니 한번 큰일이 날것이다.
작년에는 도지 두섬을 공연히 아니하여 가지고 배놈(배가놈)을 주더라.
그런 으긔즈긔한(아기자기한) 일이 없으니 네가 불과 벌리(벌고) 있으므로 어찌할까 하고 그리 흉악을 벌이거니와 내가 내 종을 어찌할지 모르는것이냐.
올해 도지 작년 미수(미수곡) 합하여 여섯 섬을 브경히(꼭) 해야 할망정 또 흉악을 부리다가는 나도 적분(분한지) 오래니 큰일을 낼 것이니 (그렇게) 알아라.

임신(1692) 10월 초칠일 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