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한도 카드 선물한 남친

월 100만원짜리 사회 초년 인턴시절에 대학원생 여친이 있었다. 여친도 틈틈히 일거리가 있어서 80만원 정도는 벌었고 데이트 비용은 거의 내가 냈다. 인턴 계약종료 후 백수가 되고 차일피일 데이트를 미루다가 어디서 받은 도서문화상품권 7만원어치를 다 들고 나갔다. 그날은 여친보고 나 이제 백수니 영화비 밥값 커피값 다 내라고 했다. 여친은 그날 하루 밥 영화 커피 사주면서 앞으로 잘 될거니 힘내라고 했다. 그날 늦은 저녁 인사동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서 상품권 봉투를 여친 손에 쥐어주며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6개월 후 나는 취직에 성공해서 월 300짜리 신입사원이 되었다. 정신없이 일하면서 또 6개월이 지나자 대학원생이던 전 여친은 졸업을 했고 취직도 했다. 언젠가는 만나서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6개월이 흘렀다. 그 사이 전 여친은 아이를 가졌고 곧 결혼을 했다. 이후로는 연락이 끊어졌다. 미안했다 우리 헤어짐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는 말을 아직도 하고 싶지만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아서 안 할 계획이다. 속좁고 이기적인 나의 알량한 용기를 빌어 여기에 남긴다. 미안했다 우리 헤어짐은 네 잘못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