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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그저 넋두리?

누군가에게 공감받고 싶어 쓰는 걸지도 모르겠다.

반말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보다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일기장에 적듯이 풀어내야내가 좀더 개운할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이유 때문이다.

 

 

내 전 와이프대학시절 나는 21전 와이프틑 20, CC로 만나 사귀기 시작했다.

군대를 이유로그리고 여느 커플과 비스무리한 이유와 다툼으로 헤어지고 만나다 결혼까지 한 케이스

헤이진 시기에 서로 다른 이성과 연애한적은 있지만 결국 다시 만나 결혼까지 했다

서로가 제일 잘 맞는다 생각했던 것 같았다.

서로에게 아마 첫사랑이 아니었을까어린나이에 만나 결혼까지 성사한 커플들 대다수가 비슷할 것이다

연차로 총 11년의 만남연애 7년 (중간 헤어져있던 시기는 물론 있지만), 결혼 4

서로 비슷한 시기에 취업했고취업 후 얼마되지 않아 결혼했다.

 

 

둘다 사회 초년생에 모아둔건 없고양가부모님 지원전세로 시작했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무리해서라도 아이를 가지고 싶었으나

일 욕심이 있던 와이프의 반대로 잠시 보류했던 상황이었다.

와이프도 나도 딩크가 되고자 하는건 아니었다.

자존감 높고인정받길 좋아하는 성격의 와이프.

나는 옆에서 와이프 챙겨주고 내조했던 스타일.

이러한 연애스타일이 결혼생활에도 쭉 유지되었던 것 같았다.

와이프는 광고회사에 근무,퇴근이 불규칙 했었고

나는 출퇴근이 일정한 직업이라 내가 가사의 70% 정도를 담당했었다.

생활비는 내 월급으로 해결하고 (보험까지 전부와이프 월급은 100% 저축했다.

 

 

오래 연애한 것 치고 서로 궁합이 잘 맞았다신혼기준 주에 3~4,

이혼직전을 제외하면 주 1~2번 가량 관계를 가졌다리스부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애 초반의 20살 와이프는 관계를 싫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 어리기도 하고 경험이 적어서 그랬을 것 같다나중에는 본인이 달아 달려든 적도 많았다

그럴때마다 내가 장기간에 걸쳐 노력하고 서로 맞춰나간 것의 결과물 같아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뿌듯했었다.

 

 배우자 외도와 관련된 많은 글을 읽어보면 

배우자 귀가시간이 늦어진다던지갑자기 안하던 행동을 한다던지계기가 있다나 또한 그랬다.

일이 바빠진다는 핑계로 7~8시면 귀가하던 와이프가 평균 10~11

늦으면 새벽 1시에 귀가하는 날이 잦아졌다나는 정말 일이 바쁜줄 알았다

그래도 토요일일요일은 서로 꼭 붙어 있었고핸드폰을 숨긴다던지

나 몰래 통화하는 등의 시그널은 없었으니까.

 

 

문제의 시발점은 그날이었다야근이 잦은 와이프를 위해 나름의 이벤트라고

와이프 몰래 회사 앞에 가서 와이프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시가 넘어도 내려오지 않아 전화를 했다

친한 친구가 고민이 있다고 해서 먼저 퇴근해 지금 만나고 있다고

목소리는 자연스러웠지만만약 외도라면그 동안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

 

 

같은 대학교를 졸업해서같이 친한친구엮인 인맥들이 많았고,

친한 친구라면 내가 모를 수가 없다하다못해 이름이라도 한번쯤 들어봤을텐데.. 

그때부터 의심이 시작되었고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변호사를 찾았다.

명확한 증거가 없어변호사는 흥신소를 추천했다.

불법으로 얻은 정보는 소송에 활용할 순 없지만

의심을 확신으로 하기 위해선 흥신소가 가장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착수금 200, 주당 200, 2주동안 이용했다.

난생 처음 흥신소에 앉아 상담받으며내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일인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돈의 효과는 정말 대단했다.

상대남자와 모텔 들어가는 사진 2술집에서 데이트하는 사진 1건을 나에게 건냈다.

심지어 이미지파일까지 내 메일로 보내준다.

늦게 들어오는 날 대부분은 데이트를 하거나 상대남자와 모텔에 갔었고,

매주 목요일마다 모텔에 갔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목요일마다 업무 마감을 핑계로 새벽에 들어오곤 했었다.

 

 

나는 그녀를 많이 사랑했다.

사실 이대로 와이프가 외도를 멈추고 본인의 치정을 반성한다면

나도 아무말없이 용서해줄 의향이 있었다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같았다.

내가 조금 더 잘하면 나에게 돌아와줄거라 생각했다

횟수가 줄긴 했지만 주말마다 관계를 가졌었고 

와이프가 나에게 소홀한다거나 의무적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었다.

주말마다 와이프랑 더 함께 있으려고노력했고 평일 약속도 거의 잡지않고 청소하고 빨래도 열심히 했다

은근슬쩍 언제쯤 한가해질 것 같아평일저녁에 같이 술마셔 본게 언제였지라고 말해봤다

돌아온 대답은 그래 그러자라고 하는데성의 없는 대답이 전부였다.

 

 

평생 내편이 되어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이 힘들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문제에 직면해야 하는데판도라의 상자를 여는순간

모든 관계가 망가져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그게 제일 무서워 그렇게 한달간 숨죽이고 와이프의 마음을 돌리려 나대로 노력했다.

 

 

문제는 우리 결혼기념일이었다.

물론 주말에 따로 데이트계획을 잡았지만목요일 당일이 결혼기념일이었고,

당일만큼은 그 남자보다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길 원했다.

오늘은 일찍 들어와달라고 아침에 말도 건냈다.

역시나 12시가 넘어서 귀가했고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피곤하다는 투정뿐이었다.

그날 밤그 동안의 서운했던 감정이 분노로 바뀌었고이혼을 결심했다.

 

 

흥신소 사진을 그대로 증거로 활용하면 안된다.

흥신소 사진을 와이프에게 보여주고인정하는 내용의 카톡 또는 영상녹취록이 있으면 증거로 가능하다

우리나라 법이 그렇다.

열흘정도 변호사와 함께 준비했고월차를 내고 중요한 짐들만 정리해서 집을 나왔다.

회사와 가까운 모텔에 달방을 구했다아마 그날도 그 남자와 놀다 늦게아니면 술에 취해서 귀가했나보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어디냐고어제 집에 안들어왔었냐고전화랑 톡이 왔었으니까.

 

 

흥신소에서 받은 이미지파일을 톡으로 보냈다.

그때부터 톡과 전화가 쏟아졌다전화는 받지 않았다

목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 같았다

와이프가 보낸 톡의 내용은 오해라는 것과 전화를 받아보라는 것일 뿐.

그리고 그날 밤 장인어른에게외도 증거중 가장 덜 자극적인 사진을 보냈고함께 장문의 톡을 보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내가 부족해서 따님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그래서 죄송하다

하지만 나는 이혼하기로 마음을 잡았고지금 장인어른에게 가장 죄송하다라고 보냈던 것 같다.

 

 

일주일 내내 와이프에게 톡과 전화가 왔지만 대응하지 않았다변호사가 그러라고 했다.

괜히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상황이 역전되는 케이스가 많다고 했다.

답장은 안했지만 와이프가 보낸 톡은 전부 저장했다처음엔 본인의 외도를 부정했다

얼마뒤 부정이 인정으로 바뀌고 사과했다사과 이후 본인에 대한 반성,

그리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내용의 반복이었다

원한다면 회사도 그만둘거고 아이도 가지자고 했다

그렇게 당당하던 와이프가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는 것에 조금 당황했다

이전의 나였으면 마음이 약해져 그녀를 용서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땐 그저 가증스러울 뿐이었다먼저 선을 넘은건 와이프니까

결혼기념일을 기점으로 내 마음에는 분노밖에 남지 않았다.

 

 

내가 집을 나간 뒤 2주째부터 아내가 회사에 찾아왔다.

퇴근시간이 6시인데, 6시에 맞춰 찾아왔다.

이렇게 빨리 올 수 있었으면서 매일 그놈이랑 놀아나느라 늦게 귀가했나?

내가 그렇게 함께 해달라나를 봐달라 애원했는데오히려 더 화가났다.

와이프에게 외도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그 남자에게 애정은 없다

나와 어릴때부터 연애결혼까지 함께 하니까 처음에는 나에게 접근하는 남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후 외도에서 오는 일탈감 긴장감 자체가 좋아 관계를 지속했다고 한다.

애정도 없으면서 몇 번이고 관계를 가졌냐는 내 말에몇 번 하지도 않았다고 소리쳤다

그게 말인가한번도 하지 말았어야지

한번만 더 회사에 찾아오면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 하겠다고 하자그제서야 오지 않았다.

 

 

와이프가 외도사실을 인정한다는 증거는 차고 넘쳤다.

전세금과 현재의 저축서로 월급에 비례하여 정확히 나누고,

위자료를 와이프가 나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물론 상대남자에게도 위자료를 요구했다.

나 대신 변호사가 많이 고생해주었다.

와이프는 계속 나에게 매달렸다. 이혼은 절대 싫다고 했다.

이제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추고 살겠다하라는대로 다 하겠다아이를 가져도 된다

하루에 평균 10개 정도 장문의 톡이 왔다.

하지만 내가 일관적으로 이혼을 요구했고아마 장인어른이 타이른 것도 있을 것이다.

 

 

상대남자에게 위자료를 받았지만와이프에겐 결국 위자료를 받지 않았다.

절차를 위해 가끔씩 만난 와이프는 많이 망가져있었다그리고 항상 나에게 매달렸다.

그 부분이 작용해서 위자료를 포기한 것 같다.

 

 

결국 우린 이혼했다.

 

 

이혼 후 처음 1주일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가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내 시간이 정말 많아졌고밤새 게임을 하거나

술을 먹거나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회사에서도 물론 내 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동료직원들이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친하게 지내던 직원들은 되려 아무렇지 않게 내 이혼얘기를 꺼내며 위로해주었다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혼하면서 내가 눈물이 이렇게 많은지 새로 알게 되었다. 

위로해주는 친구앞에서 술먹고 처음 울어봤다. 그것도 남자 앞에서..

다 큰 어른이 펑펑 울면 얼마나 못난놈이 되는지 소름끼쳤다.

 

 

전 와이프에게는 이혼 후 3개월 동안연락이 꾸준히 왔다.

전 와이프는 내 첫사랑이었고 21살에 만나 32살까지 11년을 함께한 사랑이었다.

다시 잘해보겠다고 매달리는 와이프를 받아주고 싶은적이 많았지만 꾹꾹 눌러담았다.

가끔 술이 취하면 연락하고 싶기도 하였지만참았다.

결국 이혼 3개월 차에와이프를 직접 만나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너무 미운데 그리운애증의 느낌이었을까그 말을 꺼낼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전 와이프도 같이 울었다.

어쨌든 지금 33이혼 10개월차다아직 외롭진 않고가끔 와이프가 생각난다

하지만 따로 연락하진 않는다이혼남 입장에서 아직은 누구를 만나기도 부담스럽고 민망하기도 하다

시간이 약이라고점차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결혼한 유부남이지만 와이프가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한다면?

 

의심해볼듯

 
 

 댓글 새로고침
  • 좋겟군BEST 2020.12.30 12:05

    정독했다

    바람은 진짜 상대방한테 너무 몹쓸짓인것같다...

    9 -1
  • 쥬시쿰척BEST 2020.12.30 12:08
    참.. 슬프네..
    7 -1
  • staticBEST 2020.12.30 12:29

    글 잘쓴다 엄청몰입되네

    4 0
  • 좋겟군 2020.12.30 12:05

    정독했다

    바람은 진짜 상대방한테 너무 몹쓸짓인것같다...

    9 -1
  • 쥬시쿰척 2020.12.30 12:08
    참.. 슬프네..
    7 -1
  • Mr.youn 2020.12.30 12:12

    ................

    1 0
  • static 2020.12.30 12:29

    글 잘쓴다 엄청몰입되네

    4 0
  • decart 2020.12.30 12:33

    굳은 결심과 고통이 느껴진다


    - 축하드립니다. 아쉽네요! 최저 댓글 보너스 10점을 받으셨습니다.

    1 0
  • 아싸마린 2020.12.30 12:36

    필자도 대단한 인내심의 소유자다  나 였으면 배신감에 흥분해서 감정적 으로 대응  하다  파국  이었을것...


    - 축하드립니다. 댓글 보너스 18점을 받으셨습니다.

    0 -1
  • H_Shelock 2020.12.30 13:40
    쯥... 씁쓸하네...
    0 0
  • 양아 2020.12.30 13:54

    이거 보베에서 주작인거 밝혀짐ㅋㅋㅋㅋ

    1 0
  • afknldvbdjl 2020.12.30 14:15

    ㄹㅇ??


    - 축하드립니다. 댓글 보너스 16점을 받으셨습니다.

    0 0
  • 작가지망생 2020.12.30 15:03

    일본 2ch 777이혼남 사연 표절인듯ㅋㅋㅌㅌ

    0 0
  • 화이트블랙 2020.12.30 14:46

    나도 정독함..힘내라

    0 0
  • sturike 2020.12.30 15:12
    이혼남이 흠이 아닌 시대이긴하지만 한번 겪고나면 다신 누굴 믿고 만나긴 힘들어지는게 커서 더 힘들지..
    0 0
  • rrr2726 2020.12.30 18:11
    후아 .. 요즘 이런글 왜케 많아진거같지 .. 참.. 이상한 세상이에요.. 허허허허........
    일탈감이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해질거니 힘냅시다 파이팅
    - 축하드립니다. 댓글 보너스 15점을 받으셨습니다.

    0 0
  • 니나니나니나노 2020.12.30 19:57

    읽기만해도 착잡

    0 0
  • apdnwhd 2020.12.30 21:49

    ㄹㅇ 착잡하네


    - 축하드립니다. 댓글 보너스 15점을 받으셨습니다.

    0 0
  • k8008h 2021.07.09 12:18

    ㅠㅠ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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