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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FA 계약을 마친 롯데 이대호(왼쪽).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호(39)가 영원한 롯데맨으로 남기로 했다.
롯데는 29일 “FA 이대호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6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8억원, 우승 옵션 매년 1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대호의 남은 선수 생활 기간도 정해졌다. 계약을 마친 이대호는 구단을 통해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현역 은퇴하고 싶다”고 은퇴 계획을 밝혔다.
동시에 이번 계약에 ‘우승 옵션’을 넣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팀 우승 시 수령하는 1억원을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는 조건의 옵션을 넣었다”며 “팀의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하겠다. 후배들을 위해 내가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해주고 싶다. 감독님, 단장님을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구단과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에서 가장 큰 관건은 이대호의 은퇴 시기였다. 이대호의 에이전트인 디에프스포츠매니지먼트 방성국 대표는 “은퇴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에 대해 선수 측과 구단 측의 생각을 조율했다”며 “우승 옵션은 우리 측에서 먼저 생각해서 구단에 제의했는데 흔쾌히 받아들여주셨다”고 설명했다.
이대호가 FA 계약을 발표하며 은퇴에 대한 결심까지 밝힌 건 팀의 우승을 향한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롯데의 가장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다. 경남고를 졸업한 뒤 2001년 롯데에 지명돼 줄곧 한 팀에서 뛴 이대호는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대신 해외 무대에서는 우승의 한을 풀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2014~2015년 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이대호는 2015년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시리즈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마음 한구석에는 허전함이 있었다. 당시 이대호는 “내가 애정을 가지고 아꼈던 롯데에서 햇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 대표는 “2년이라는 기간을 정한 것도, 은퇴를 밝힌 것도 본인이 나태해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단 측에서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대호를 예우하려고 했다. 그룹 차원에서 나서면서 협상 과정에 속도가 붙었다. 구단 관계자는 “그룹에서 이대호 선수 계약에 지원을 해줬다”고 밝혔다. 26억원이라는 금액은 앞서 베테랑 선수들의 FA 계약을 참고한 결과다. 박용택이 2019시즌을 앞두고 계약한 2년 25억원이 계약 기준이 됐다.
덕분에 이대호는 2월1일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팬 여러분들이 많이 걱정하신 것으로 아는데 계약이 늦어져 정말 죄송하다. 캠프 개시 직전에 직전에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17년 동안 ‘롯데맨’으로 활약하게 됐는데, 그동안 구단이 신경을 정말 많이 써줬다. 좋은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게 돼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롯데와 이대호 모두 2년 동안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길 바란다. 구단 측은 “선수의 경력을 예우 및 존중하는 뜻이 담긴 이번 계약을 통해 롯데는 이대호가 현역 생활 마지막 시기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