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57&aid=0001547515
학대사건 발생한 용인 아파트 / 사진 = 연합뉴스
오늘(9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어제 숨진 A(10) 양을 최근 3개월간 맡아 키운 B씨 부부(40대)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요새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이틀 정도 때렸고 어제 오전에는 훈육 차원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를 물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B씨 부부는 그러던 중 A 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그제서야 행위를 중단하고 신고했습니다.
소방당국에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지난 8일 낮 12시 35분으로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였던 A 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은 A 양 몸 곳곳에 난 멍을 발견,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고 경찰은 B씨 부부로부터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사실은 있다"는 진술을 받아 이들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이어 이들을 상대로 A 양의 사망 경위를 캐물었고 B씨 부부는 결국 물을 이용한 학대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그러나 A양의 시신에는 주로 익사한 경우 나타나는 선홍색 시반(사후에 시신에 나타나는 반점)이 보이지 않아 익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A 양의 시신을 부검한 부검의도 "속발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내놨습니다.
외상에 의해 생긴 피하출혈이 순환 혈액을 감소시켜 쇼크를 불러와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물고문'과 그 전에 이뤄진 폭행이 쇼크를 불러온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A 양의 시신에서는 폭행으로 생긴 수많은 멍 자국이 허벅지를 비롯한 몸 곳곳에서 발견돼 A 양에게 가해진 폭행의 정도를 가늠케 했습니다.
특히 B씨 부부 집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파리채와 플라스틱 빗자루에 맞아 생긴 멍과 상처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B씨 부부도 이를 폭행에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A 양의 팔 부위에서는 무엇인가에 묶였던 흔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B씨 부부가 A 양을 결박한 뒤 폭행했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A 양의 정확한 사인은 자세한 부검 결과가 나오는 2주 정도 뒤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지난 2018년 30대 엄마가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을 비롯해 아동학대 사망사건에서 피해 아동의 사인이 외상성 쇼크로 확인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경찰은 A 양에 대한 B씨 부부의 폭행 등 학대가 언제부터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A 양은 지난해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부터 B씨 부부의 집에서 생활해왔습니다.
B씨의 동생인 A 양의 친모가 이사 문제와 직장생활 등으로 인해 A 양을 돌보기 어려워 B씨 부부에게 맡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 양은 B씨 부부 집에 오기 전 용인 다른 지역에서 친부모와 살았으며 학교도 정상적으로 다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A 양과 관련된 학대 의심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사진 = 연합뉴스
B씨 부부에게는 현재 함께 살지 않는 자녀 2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B씨 부부가 친자녀들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날 중 B씨 부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결박 흔적 여부를 비롯한 구체적인 부분은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며 "향후 확인될 A 양의 정확한 사인과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B씨 부부의 혐의를 살인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린 맞고 자란 세대지만, 사람은 때리는게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