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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18:21

불쌍한 20대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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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걸음마 떼기 시작할 무렵부터

 

가부장제에서 남자가 져야할 책임이며 의무며 이런 소리 귀떼기에 인이 박이도록 들으며 성장하였다.

 

'남자는 울면 안 돼', '남자니까 이런건 양보 좀 해.', '남자애가 좀 참아야지'

 

그래서 참았다. '남자니까'

 

 

 

초등학교를 들어가니 성장발육 상대적으로 빠른 덩치 큰 여자애들 내버려두고

 

신학기 교과서 운반, 책걸상 운반, 우유급식, 체육 교보재 운반..

 

몸쓰는 일은 죄다 남자라는 이유로 해야하였다.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중고등학교에서는 몸이 조금 크기 시작하니 이제 본격적으로

 

대놓고 학교행사에 써먹을 수 있는 일꾼 취급받고 따뜻한 교실에 남아서 수다떨고있는 여자애들 부러워했다.

 

어느날인가는 학주한테 교칙위반 걸리면 손바닥 맞는 여학생들 다음 차례로 남자니까 마대자루며 빠따로 볼기짝 불나게 맞았다.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대학교 진학할 때쯤 되니 비슷한 성적 받은 여학생들은 여대라는 대체재 있어서 여기저기 찾아가는데

 

남자라고 입결 한두단계 낮은 학교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학 진학률은 이미 역전된지 오래인데 여대는 그대로 남아있더라.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대학와보니 여기저기 마련돼있는 여학생 휴게실에 비해 남학생 휴게실은 없어서 여기저기 전전하다 간신히 자리잡고 쪽잠을 청하고

 

동기 여학우들은 휴학하고 유럽여행 갔다올까 고민할 때 복학날짜 맞출 수 있는 입영날짜 고민하고

 

여기저기 학회며 동아리며 학부행사에서도 성평등을 운운하며 지성인 어쩌고 떠들지만 또 힘들고 귀찮은 일들은 남자라는 이유로 우리의 몫이었다.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입대날이 다가와 머리밀고 입대하니 온갖 인격적인 모독, 비인간적 대우를 들어도 쉽사리 얘기할 수 없는 문화가 기다리고 있고

 

힘든 훈련과 지옥같은 내무생활을 거쳤다. 매일을 전역날짜만 세면서. 

 

그걸 꿋꿋이 참는 이유는 선배들이 더 가혹한 환경을 겪으며 희생해왔다는 부채의식과, 국가를 위한 나의 희생을 알아주리란 믿음 하나였다.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꿈과 같은 전역날이 다가오고 정작 나와보니 얼마 바뀌지 않은 나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바뀐 세상을 만났다. 

 

먹고살기 위해 알바자리를 찾으니 서비스업이며 수월한 직종은 온통 여성우대, 남자를 찾는 일자리는 죄다 몸쓰는거 아니면 심야시간 일자리더라.

 

일하러 가보니 또 힘쓰는 일이며 귀찮은 일들은 죄다 남자인 나에게 돌아왔다.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복학을 해보니 이미 굳어진 머리는 예전만큼 명민하지 않아서 같은 학년 여자애들보다 배는 노력해야 예전만큼 할 수 있었다.

 

신입생때 선배들이 군대갔다오면 학점 잘 나온단 이야기는 다 거짓말이었다. 

 

군대를 갔다와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로 2년을 흘려보냈기에 잘해야만 했던 것 뿐이었다.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대학의 풍경 역시 입대 전후로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대학이 온통 페미니즘 광풍에 물들어 미쳐날뛰고 있더라.

 

군인은 사람죽이는 기술이나 배우는 국가공인노예 취급하며 조롱하는데, 그에 대해 발끈하면 군무새타령한다고 지랄염병을 하더라,

 

누구도 희생한 우리를 알아주지 않아 국가에라도 그 희생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이런 취급을 당할 바에는 그냥 공정하게 다같이 가자고 하니

 

'허허허 챰 쟤밌는 쳥원이녜요.' 같은 개소리만 씨부려대더라.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또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대학만이 아니었다. 세상이 이제는 온통 페미니즘 천지였다. 정확히는 페미니즘 탈을 쓴 남성혐오가 가득이었다.

 

성범죄 저지른 개새끼들, 인간 이하의 일배 버러지들을 똑같이 미워했는데 이제는 사회가 우리를 똑같은 놈들이라 손가락질하였다.

 

언론도 정부도 법원도 온통 미쳐서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들어주었고, 우리에게는 잠재적 범죄자 딱지가 내려왔다.

 

그래도 참았다. '남자니까'

 

 

 

젠더갈등이 격화되는 것은 알지만 먹고살려면 취업은 해야되니 취업길에 나섰다.

 

근데 여기도 온통 페미니즘이다. 국가는 여성할당제니 가산점이니 온갖 방식으로 우리에게 불이익을 주었다.

 

지들말로는 그게 전부 우리가 기득권이라서란다.

 

그래도 참으랜다. '남자니까'

 

 

 

이제는 못참을 것 같아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우리보고 개새끼랜다.

 

바른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적잖은 희생이 필요한데 그걸 못 견디는 이기적인 놈들이랜다.

 

젊은 세대는 엄살만 떨고 노력은 안하는 그런 놈들이랜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참아야하나.

 

태어나서부터 단 한번도 잡아본 적 없는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며

 

어느샌가 개새끼 적폐세력이 되어버린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불쌍한 20대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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