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시험 준비한다고 산속고시원 들어갔을 때, 두달정도 살다가 3층에서 2층으로 방 옮김
근데 이틀정도 지나고 방에 들어오는데 방에 메모가 붙어있더라
대충 '아랫층 사람인데 너무 시끄러워서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어요'라는 쪽지
그땐 내가 첫날 이삿짐 옮긴다고 시끄러웠을 수도 있으니 미안한 마음 들어서 다음부터 조용히 살았다
다음날 점심쯤인가 노크소리 들렸던 것 같은데 인강 듣느라 걍 공부함. 찾아올 사람도 없고
근데 그 다음날 저녁 먹고 방에 들어가는데 또 노크소리 들리더라
나가보니깐 나보다 키작은 어떤 남자가 서있더라. 바깥에서 잠깐 얘기할 수 있냐고 묻길래 ㅇㅇ함
알고보니 그 아랫집년 남친이었고 자기여친이 내 발소리가 너무 시끄러운데 조용히 해줄 수 있냐고 하더라
그날 이후로 존나 조심히 살았는데 뭔소린가 싶어서
상식적으로 내가 방 옮기기 전에 한달동안 살았을 때도 밑집사람 아무소리 없었는데 갑자기 이러는 건 이상하지 않나,
아마 내쪽이 아니라 옆방이거나 2층에 다른 사람이 시끄러운 것 같다고 함
그러니깐 아니라면서 걸어다닐 때도 뒷꿈치 들어서 다니거나 해줄 수 있냐고 자기들도 그러고 산다고 함
아니 무슨 시발 좀도둑도 아니고 어이없이 있으니깐
이쪽 고시원 방음이 안 되서 책장에 책 꽂고 꺼내는 소리도 들린다 하더라... 아니 시발 이게 말이 되냐?
책장으로 책 던져서 꼽는 것도 아니고 슥~ 빼고 슥~ 꽂는 것도 소리 들린다니
그 말이 사실이라면 CSI에서 당장 그년 잡아다가 연구 진행해야한다
그정도로 개나 고양이처럼 동물적인 청각을 소유한 인간은 전인류적 차원에서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
여튼 ㅈ같았는데 그새끼가 살갑게 말하길래 나도 대충 적당히 넘기고 옴
사실 글로 적으니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당시 나도 하루종일 공부하고 있고 또 산속고시원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있다보니 되게 스트레스 받음
그래서 내가 대놓고 싸우는 스타일은 아니고 걍 그년한테 건덕지를 주지 말자.
이래서 다음날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화장실, 밥 말고 절대 책상에서 안 일어났다. 그리고 이동할 때도 좀도둑마냥 걸어감
근데 그날 고시원 원장님한테 문자가 와있더라
아랫집에서 클레임 들어왔다고... 새벽 2시쯤에 엄청 시끄러웠대
근데 시발 새벽 2시면 한창 내가 자고있을 시간대였거든, 나도 빡쳐서 원장님한테 존나 장문으로 하소연하고 나 말고 다른사람인 것 같다고 문자보냄
원장님이 아랫집 학생이 조만간 공뭔시험이라 예민해진 것 같다고 혹시모르니 나도 조심해달라길래 알겠다고 함
이후로 식당에 밥 먹으러가거나 그러면 그년이랑 그년남친쪽에서 은근 시선 느껴지더라 시발
그러고 시험 끝나고 그년 나가고나서 새로 사람 들어왔는데 아무 소리 없음
그 년이 제정신 아니었던 거지 ㅅㅂ년
나중에 알고보니깐 9급시험 준비한 거였더라 시발 9급충년
그때 저거 때문에 한달정도 존나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내가 지금도 그년 생각만 하면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뭔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읽었는데 결론 ㅎㅌ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