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도 민망한 춤판이 벌어진 한 기부단체 모임이였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2014년 부터 지금까지 4년동안 기부금을 빼돌려왔다고 했습니다.
어려운 아이들을 돕겠다며 모은 후원금으로 외제차를 굴리는가 하면
얼마전엔 개인 회장 명의로 아파트까지 구입했다고 했습니다.
요트 파티 까지 벌였던 관계자의 해외여행 경비도 대부분 후원금에서 나왔다고 경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이 단체가 모은 기부금액은 무려 128억 여 원입니다.
128억의 기부금을 모았다면 100억원 이상은 순수한 후원금으로 써야 한다는게 법으로 정해진 기준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무려 120억원 이상을 다른 용도로 빼돌렸다고 경찰은 판단했는데요,
후원자들은 실망과 배신감에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이름 조차 생소한 신생단체입니다.
어떻게 이토록 많은 돈을 모으고 또 빼돌릴 수 있었던 걸까요?
지난 8월14일 기부금을 횡령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실질 심사가 있었던날
법원에서 이들 단체를 만날수 있었습니다.
회장님으로 불리던 남자는 이 동영상을 촬영한 장본인입니다.
단체 임원이기도 한 윤회장의 가족은 이 상황이 억울하고 말합니다.
요트좀 탄게 그리 큰 잘못이냐던 그녀는, 자신들은 자극적인 언론보도에 "희생양"이라고 주장합니다.
결단코 기부금을 횡령해 호화 생활을 한 일이 없다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사무실은 이미 폐쇄된 상황. 그런데 정작 이 단체의 대표로 알려진 이사장은 이 사건으로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얼굴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방송에 나올수 있을만큼 자신은 떳떳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일은 한다기에 그저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합니다.
실세는 따로 있다고 하는데요.
기부단체를 운영하는 실세들이 대부분 한 주식회사와 관련이 있다고 이사장은 설명했습니다.
교육컨텐츠를 판매하는 이사회는 주식회사 "새희망씨앗" 기부단체인 사단법인 "새희망씨앗" 과 이름이 똑같은건
물론이고 사무실도 함께 써왔다고 합니다.
주목할점은 이번에 기부금 횡령사건으로 구속된 두 사람 모두 기부단체가 아닌 바로 주식회사 "새희망씨앗"의 전현직
대표들이 였다는 사실입니다.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다고 모은 기부금을 어떻게 엉뚱한 주식회사에서 빼돌린걸까요?
경찰이 사무실을 덥쳤던 지난 6월27일
현장엔 이상하리 만치 많은 전화 상담원들이 있었습니다.
콘텐츠를 판매하는 주식회사 새희망씨앗에서 고용해왔다는 전화 상담원들 그런데 막상 전화기를 들면
이들의 신분은 이렇게 달라지곤 했습니다.
스스로를 사회복지사 또는 자원봉사 자라고 하고 소개하며서 후원금을 모아왔던겁니다.
전국에 개설한 이런 콜센터 만 스물두군데 불법으로 입수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후원금을 내달라며 전화를 돌렸습니다.
문성희씨도 3년전에 이런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어려운 아이를 지정해 1:1로 후원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문성희씨
그는 한 지역 아동센터의 한 아이를 위해 매달 3만원씩 2년동안 후원을 계속 해왔다고 합니다.
우리는 직접 그 아이를 찾아 보았는데요,
그런 아이가 있기는 하답니다.
그런데
성희씨의 후원금이 아이에게 따로 전달된적은 없다는 겁니다.
황당한건 지금까지도 후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총72만원의 기부금을 카드로 선결제해 매달 3만원씩 24개월 동안 할부로 납부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신용카드로 기부금을 결제한건 문성희씨만이 아니였습니다.
후원자들이 카드 할부로 미리 결제한 기부금은 고스란히 주식회사 새희망씨앗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 이 단체에 기부한 후원자수는 4만9천여명,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홈페이지를 장식한 유명인사와 연예인들의 사진만으로도 믿을만한 단체라 여겼다는 겁니다.
홈페이지를 장식한 유명인사와 연예인들의 사진만으로도 믿을만한 단체라 여겼다는 겁니다.
그런데
홍보대사라던 연예인은 단체의 이름조차 들어본 일이 없답니다.
또다른 연예인 역시 행사에서 만나 사진한잔 같이 찍어준게 전부라고 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지 몇일 후
기부단체 홈페이지에는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
그들이 후원을 했다는 아동시설을 찾아가 봤습니다.
실제 후원받은 현금은 5백만원, 나머지는 물품으로 제공 받았답니다.
대부분 새희망씨앗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였습니다.
그런데
교육컨텐츠를 포함한 10만원대의 태블릿 기기 10대를 제공하면서
1,500만원 상당의 기부금 영수증으로 요구해왔다는 겁니다.
또 다른 복지시설에서 확인한 사정도 비슷했습니다.
이름이 같은 사단법인과 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후원자들에게 기부를 권유하며
회사 매출을 올리는 한편 실제보다 몇배씩 부풀린 영수증을 챙김으로서 기부금을 빼돌려 왔던겁니다.
한편
후원자들이 신용카드로 결제한건 기부금이 아니라 자신들이 교육컨텐츠를 구매한거란 얘깁니다.
그러고 보니 후원금을 결제한뒤 문성희씨는 새희망씨앗으로 부터 카드 한장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후원자를 구매자로 둔갑시켜 왔다는 건데요
현재 정부기관에 등록된 기부단체 중 콜센터를 두고 모금 영업을 하거나 신용카드로 결제를 유도하는 곳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불법적인 모금 행각이 4년동안이나 들어나지 않았던 이유는 무얼까요?
처음 이 기부단체 설립을 허가해 준건 서울시였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가 다른 지역까지 지점을 확대해 가면서 지난해 8월 관리 감독의 책임은 중앙부처로 넘어갔습니다.
지난 3월엔 현장점검을 나간적도 있었습니다.
주식회사와 기부단체의 수상한 관계를 의심하긴 했지만 법적으로 조사하거나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지난달 23일.
이 횡령사건의 중심에 있는 두사람이 상습사기와 횡령 및 기부금법 위반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이들은 대형로펌 변호인단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이 선의를 악용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려 했던 이들
이번일로 피해를 입은 기부자들은 하나같이 이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행여 이번일로 누군가를 돕는 일이 망설여 질까봐
그래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이 더욱 힘들어 지게 될까 걱정이 된다는 겁니다.
각박한 세상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생각하고 지키려는 마음들이
또 다시 상처 받는 일이 없도록 좀더 철저히 관리할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