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1654609050802.jpg

'수능 2등' 아들 軍휴가 중 죽음..'악성 민원인' 된 엄마의 사연

입력 2022. 06. 07. 22:15

수정 2022. 06. 07. 22:19

 

https://news.v.daum.net/v/20220607221544936?x_trkm=t

 

“천재는 군대에서 못 버틴다잖아요. 난 우리 아들이 천재는 아닌 줄 알았는데…천재였나 봐요.”

엄마는 아직도 이유를 찾고 있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돼 가지만, 엄마 강경화(56)씨는 눈물을 흘리며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첫째를 낳고 7년 만에 품에 안았던 늦둥이 둘째는 뭐든지 알아서 하는 성격이었다. “공부하라는 소리를 해본 적이 없다”고 강씨는 회상했다.

그런 아들은 2017학년도 수능 시험에서 한 문제밖에 안 틀려 전국 2등의 성적을 냈다. 아들이 수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는 ‘의대가 낫지 않냐’며 반대했다. 그러나, 아들은 완강했고 서울대 수리과학부에 입학했다. 아들에게 육군 입대를 권한 건 아버지였다. 가족은 향후 유학을 가려면 군 복무를 빨리 마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때의 선택이 통한의 순간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아들 조준우 일병(당시 20세)은 2019년 1월 육군에 입대했고 같은 해 7월, 첫 휴가를 나온 다음 날 새벽 서울 관악구 자택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

 

군 사망자의 순직 여부를 결정하는 육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9년 12월 조 일병의 죽음을 ‘일반사망’으로 판정했다

 

유족은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조사에 나섰다. 강씨는 2020년 7월부터 조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선후임 병사들 5명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듣고, 아들이 2018년부터 쓴 일기장 네 권을 전부 읽으며 아들의 군 생활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민원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아들이 복무할 당시의 부대 운영 상황도 살폈다.

 

 

유족 조사로 결과가 바뀌다

 

유족은 해당 부대 병사들이 과도한 당직 근무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한 달 평균 당직 근무 횟수만 4~5회로, 인근 대대(월 1.4회)에 비해 많았다. 부대 막내였던 조씨도 전입 후 약 3개월간 13차례 당직 근무를 섰고, 사망 한 달 전엔 3회 연속 당직 근무에 들어갔다. 또 유족은 부대 행정보급관이 병사들을 폭행·모욕한 등 혐의로 2020년 11월 징계처분을 받은 점도 알아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에 국방부에 순직 여부 재심사를 권고했고,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는 이를 받아들여 2021년 8월 조 일병을 순직으로 결정했다. 이번엔 ‘군 복무 중 연속적인 당직 근무 임무 수행으로 인한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 악화’와 ‘행정보급관의 비위행위로 인한 무언의 압력과 스트레스’가 인정됐다.

 

그러나, 가족들의 궁금증과 한은 남아 있다. 왜 군의 초동 수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 담당 군 간부는 책임이 없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군 경찰이 사망 장병 유족에게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다고 고지해야 하는 규정도 안내받은 적이 없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강씨는 “심리 부검도 요청했지만, 담당 수사관은 ‘그건 검사가 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고 했다.

 

초등학교에서 23년간 교편을 잡았던 엄마는 이젠 국방부의 ‘악성 민원인’이 됐다. 서울 남현동 수방사 정문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어서다. 아들의 죽음 후 머리가 하얗게 세고 눈에 띄게 마른 모습으로 변했다. 현재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 장을 보다가도 아들이 좋아하던 미나리를 보면 눈물이 차오른다는 그는 “제게는 딸 같은 아들이었어요. 유일하게 내 마음을 알아주는...”이라고 다시 울먹였다.


 댓글 새로고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베스트 글 jpg 가방끈 짧다고 절대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 ㄷㄷ 4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7 936 8
베스트 글 jpg 구석기식 마인드녀 레전드 8 newfile 재력이창의력 2024.07.17 1020 7
베스트 글 mp4 ㅇㅎ) 폴댄스의 위험성 5 newfile 꾸준함이진리 2024.07.17 712 6
베스트 글 mp4 예원의 노빠꾸 급발진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 newfile 꾸준함이진리 2024.07.17 696 5
베스트 글 jpg 무당 피셜 집에 들이면 안 되는 물건들ㄷㄷㄷㄷ 8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7 1032 5
베스트 글 mp4 영화감독 박성광 조롱하는 개그맨들 1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7 722 4
베스트 글 jpg 엔씨 김택진: "개발인력들 모조리 해고해 회사 추락의 책임 물을것" 6 new 재력이창의력 2024.07.17 532 4
베스트 글 jpg 공무원인데 여자도 현장 나가라고 하네요ㅠㅠ 3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7 761 3
베스트 글 jpg 트럼프 피격 사건이 여기에도 영향주네? 5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7 572 3
베스트 글 jpg 난리난 노가다 구인글 ㄷㄷㄷ 7 newfile 꾸준함이진리 2024.07.17 636 3
469271 gif ???:우린 둘이야 쫄지마 앜ㅋ 1 애플소액주주 2020.06.22 451 1
469270 gif ???:살ㄹ..려줘! 아앜앜카캌... 1 미국주식이답 2020.04.29 415 0
469269 gif ???:날 이제 놓아줘 5 애플소액주주 2020.05.27 447 0
469268 gif ???:나도 한입만! 4 글좀써주면감사 2020.08.03 461 0
469267 jpg <원더우먼2> 스틸컷 공개 1 file 망난년 2019.07.23 751 0
469266 jpg <앤트맨 3> 제작이 불투명하다는 폴 러드 3 망난년 2019.07.22 531 0
469265 jpg 현직 모텔 사장의 분노 4 file 합정동김선생 2019.06.27 834 0
469264 jpg 헛걸음 보상 차량 file 합정동김선생 2018.11.24 443 0
469263 jpg 집안일 해본 적 없는 여친과의 동거 6 file 꾸준함이진리 2019.12.02 1033 2
469262 jpg 중고차 시장 진출하는 기업? 2 file 예거마이스터 2020.07.11 456 0
469261 jpg 젊은 직장인분들 카톡 예의 좀 지키세요 2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8.02 596 0
469260 jpg 일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모뎀에서 백도어 발견 5 김워렌버핏 2020.12.03 483 1
469259 jpg 숨 최대한 참는 중 2 합정동김선생 2019.04.17 511 1
469258 gif 손놀림 어우야 연예방송부 2018.08.26 681 0
469257 jpg 설거지가 귀찮아서 file 합정동김선생 2019.03.25 439 0
469256 jpg 무서운 사건 합정동김선생 2019.06.03 520 1
469255 jpg 대만 처음 가면 나오는 반응 1 file 합정동김선생 2019.06.27 548 0
469254 jpg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의 메일 file 합정동김선생 2018.10.20 548 0
469253 jpg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 1 file 글좀써주면감사 2020.06.19 458 0
469252 jpg 1965년 발표한 미래만화 1 file 합정동김선생 2019.05.28 315 1
469251 jpg   과천 토막살인범 얼굴 공개 합정동김선생 2018.08.31 491 0
469250 스포츠/게임  후전드 경마장 룩 file 합정동김선생 2019.03.19 524 0
469249 jpg  현대차 샀다고 자랑한 미국인 합정동김선생 2019.05.31 465 0
469248 jpg  카카오 뱅크 논란 2 file 합정동김선생 2019.07.24 716 1
469247 gif  카레국의 기차 2 합정동김선생 2019.06.05 426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771 Next
/ 18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