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매매 시장 규모가 진짜 30조가 넘는가?

오늘 한국 성매매 규모가 30조가 넘는다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글 포함된 기사가 포텐갔더라?

 

그래서 19년에 내가 펨코 입성하면서 올린 글 재업함 ㅎㅎ

 

 

 

 

 

 

 

 

흠. 이게 진짜인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는지? 2016년 국방비 총액이 38조쯤 된다. 

마약, 짝퉁, 밀수 같은 지하경제 전체를 아울러서도 아니고 성매매 단독으로 국방비에 버금가는 규모를 이루고 있다는 게 사실일까?

 

그래서 데이터 출처를 따라가보기로 함.

 

먼저 윗 짤의 '하보스코프 닷컴' 의 한국 성매매 산업 규모 세계 6위 부터 따져보자. 

짤에는 하보스코프 닷컴이라고 되어 있는데 하복스코프이다. (https://www.havocscope.com) 

 

전세계의 지하경제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국의 민간단체로, 실제로 이 사이트에서는 전세계의 성매매 산업 규모를 1860억 달러로 보고 있고 

중국이 730억 달러, 일본이 240억 달러이고  한국이 120억 달러로 세계 6위의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적고 있음.

 

 

 

 

 

그렇다면 이 120억 달러는 어디서 나온 수치인가?

해당 사이트의 데이터 소스 탭으로 들어가보면 국가별로 지하 경제와 관련된 이런저런 자료나 뉴스기사를 모아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여길 뒤지다 보면 앞페이지에서 말한 액수를 언급하는 자료가 있는데, 한국의 성매매 산업이 120억 달러 규모로, GDP의 1.6 퍼센트와

같은 수치라고 되어 있다. 개꿀이게도 소스를 바로 적어뒀는데 바로 코리아 헤럴드의 2008년 기사다.

 

 

 

영어신문이라서 외국언론인가 할 수 도 있는데 코리아헤럴드는 53년 창간, 본사 건물이 용산구에 있는 한국언론이다. 영어로 낼 뿐.

 

소스의 링크를 눌러보면 아쉽게도 기사가 날아갔다. 2011년 쯤에 사이트 개편이 있었는지 2011년 기사까지만 검색되고 그 이전은

결과가 없다. 그러므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Sex trade accounts for 1.6% of GDP" 로 검색해 보자.

 

그럼 빡빡이 아저씨 사진이 딸린 2011년 기사가 하나 나옴. 기사 본문 첫문단에서 '성매매 산업규모 GDP의 1.6% = 120억 달러 규모' 라는 

수치를 어디서 제시했는지 알 수 있다.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10629000788&ACE_SEARCH=1)

 

 

 

밑줄친 부분이 중요. 

 

Korea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라는 기관에 따르면 2007년 대한민국의 성매매 산업 규모는 대략 국가 GDP의 1.6퍼센트에 달한다.

라고 하니까 저 KWDI - Korea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라는 곳이 출처라고 볼 수 있다. 

 

KWDI 가 어디일까? 혹시 여가부인가? 여가부는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 다.

KWDI를 구글에 치면 바로 어딘지 나옴. 

 

 

 

어디서 많이 본 곳 아닌가?

 

여기 뿐만이 아니고 커뮤니티 좀 했으면 종종 봤을 이름이다. 

 

 

 

 

 

사실 남의 나라에 대한 자료, 특히 구체적인 수치를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저런 외국 민간단체가 어디가서 얻겠는가? 

 

당연히 한국에서 얻어야 할 것이다.

 

출처가 하복스코프 닷컴이라고 되어 있지만 첫번째 짤, 한국의 성매매 산업 규모 세계 6위 라는 것은 결국 한국의 여성정책연구원에서 

나온 자료에 근거한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제시한 두번째 짤을 보면 출처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라고 되어 있고, 한국의 성매매 산업 규모가

37조 6700억원이라고 하고 있다.

 

이 수치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사실 아까 위에 빡빡이 아저씨 기사에서 두번째 빨간줄을 그냥 넘어갔는데, 여기서 쓰려고 그랬음. 

A 2003 report by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라고 되어 있는데, 이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가 어디냐 하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임. 

 

흠. 뭔가 냄새가 나지 않음? 

 

그럼 37조 6700억원 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는 어떻게 나온것인지 알아보자. 

새삼스럽게 하는 말인데, 구글은 진짜 개쩌는것 같다. 시간이랑 의지만 있으면 다 찾을수 있음.

 

 

 

 

앗! 37조 6천억원이 발견되었다. 형정원에서 일한 사람들 모인 페이스북 그룹으로 보이는데, 친절하게도 관련기사랑 자료까지 

 

 

링크를 해뒀음. 

 

수치의 출처는 『조직범죄단체의 불법적 지하경제 운영실태와 정책대안 연구(II) : 전통적 소득원의 진화과정을 중심으로』 라는 이름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5년 연구보고서이다. (https://www.kic.re.kr/pubdata/public/Read.jsp?paramNttID=8481&paramPage=1)

 

481쪽짜리 엄청 긴 문서인데, 필요한 부분은 뒤쪽에 있다. 

 

❘제8장❘ 조직범죄단체 지하경제의 경제적 특성 - 제1절 성매매 지하경제의 경제적 특성 - 4. 성매매 불법 시장 규모 추정

- 다. 적발되지 않은 사건 고려시

 

의 부분으로, 373쪽부터 377쪽까지, 제2절이 시작되기 전까지 우리가 필요한 내용이 나온다. 

(서론이 페이지 세는데에서 빠져있어서 pdf 뷰어의 네비게이터가 보여주는 쪽수가 아니고 페이지에 적힌 쪽수 기준)

 

이 부분에서 보고서는 경찰과 검찰의 성매수 남성과 성매매 여성의 처리 건수와 법원에서 판결을 받은 케이스의 숫자를 바탕으로 

어째서 검찰 사건 처리수가 아니라 법원 사건수를 기준으로 매출 추계를 계산하는지, 또 왜 남성이 아니라 여성을 기준으로

적발율을 추정하는지 등을 나름의 논리를 갖고 전개하는데, 지하경제의 특성상 믿을만한 통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실제로 검거되거나 처벌된 사건 수에서 출발해 전체 규모를 추정하는 방식에서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었음.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은 조금 더 밑에 나온다. 보고서에서는 정부에 의해 적발된 성매매 시장 규모가 

1조 5070억원 이라는 지점(요건 팩트)까지는 잘 가다가 적발률 추정 -> 추정된 적발률을 가지고 전체 시장규모 추정 부분에서 완전히

블랙홀로 떠나버린다.

 

외부자료에서 가져온 전체 성매매 여성숫자에, 정부에 의해 적발된 성매매 여성수를 비교해 적발율을 4% 라고 구하고

따라서 적발된 시장규모 1조 5070억원의 25배인 37조 6750억원이 전체 성매매 시장의 규모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여기서 비교한 숫자가 [대검찰청이 제시한 성매매 행위로 검거된 여성 7144명] 과 

['2010년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제시한 전체 성매매 여성 규모 14만 5581명] 이다. 문제가 되는 외부자료가 

바로 이 '2010년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 에서 나온 14만 5581명이다. 

 

이 14만명은 적발율을 구하는데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 숫자의 신빙성이 흔들리면 결론으로 내놓은 전체 성매매 시장 규모

추정치 자체가 의미가 없어져버린다. 

 

그런데 이 '2010년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 라는 것은 행정안전부에서 서비스하는 온-나라 정책연구 사이트에서

'본 조사는"샘플링 조사"에 의존한 것으로 성산업 자체가 불법이며 통계로서의 신뢰성이 현격히 낮아 비공개함'

라는 이유로 민간에서의 이용이 불허되고 있다. 

 

정부는 세금이 들어간 각종 용역이나 연구사업의 결과물이 '그 양이 방대하고 품질과 정보의 정확성으로, 민간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면 경제적·문화적 부가가치 창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공누리라는 저작권 라이센스를 통해서 민간에 공개하고

있는데, 이 '2010년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는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에서 쓰지마시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해에 진행된 '2010년도 여성가족부 성매수 실태조사' 라는 것도 있는데, 똑같은 이유로 비공개 되어 있다. 

 

아마 통계청 공시로 국가통계지정이 취소된 여성가족부 성매매 관련 통계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 자료도 똑같은 신세인 것이다. 2007년, 2013년, 2016년에도 비슷한 자료가 나왔지만 전부 통계취소를 먹었거나 국가 미승인 통계다.

 

즉 통계로서 제대로된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성매매 산업규모를 추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전체 성매매 여성의 숫자가 신뢰성이 현격히 떨어지므로, 이를 이용해서 추정한 성매매 산업규모 37조 6750억원의 결과 역시 

 

전혀 믿을 수 없는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까지 봤을때 결론을 내자면 해외발이고 뭐고 성매매 산업 규모라든지 성매수 경험자가 남성의 50% 라든지 하는 것들은

전부 한두군데에서 나오는 자료가 이리저리 돌면서 상호인용으로 신빙성이 있는척 하는 것일 뿐 사실상 개소리라는 것이 다시한번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렇게 파고들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개소리인거 바로 알겠지만 제대로 한번 파보고 싶어서 따라가봄. 

말투가 음슴체와 평서체를 넘나드는데 3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이거 쓰니까 졸려서 죽을거 같아서 그럼.

 

 

참고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6억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121억원의 세금지원을 받는 국책연구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