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없애자 vs 여가부는 있어야 한다.

큰 틀에서는 동의함. 근데 문화는 급변하는데 운동이나 정책이 그 속도에 못 따라오는 것도 있지. 기성 세대 입장에서 느낀 문제를 지금 사회 진출하는 세대에 적용해버리니 지금 세대에게는 '불필요한' 역차별이 된 부분도 많아.

통계적으로 여성이 취약하다지만 정작 그 취약한 세대는 이미 그런 형태로 자리잡아서 이제와서 40대 여성이 사회진출하고 임원 승진하고 그럴 것도 아니잖아. 근데 그 취약한 세대는 그대로 기성세대가 됐고, 자연스럽게 변해갈 세대한테 자기들이 느낀 걸 정책화하니 안 그래도 성에 예민한 젊은 세대한테는 젠더 갈등 땔감만 주는 꼴이지.

덧붙이자면 성 문제는 다른 사회약자 계층 문제하고 다른 게, 인종이나 계급은 가정의 경제력과 교육 수준으로 격차가 세습됨. 그래서 문제가 대물림되니까 어느 정도 역차별을 감수하게 되는 거지. 근데 성 문제는 가정의 경제력으로 세습되지 않아. 교육 수준, 생활 수준에서 성별 간 차이가 사실상 없다고. 차별적 언어? 차별적 기업 문화? 문화 같은 건 당하는 순간의 개인에게는 압도적 폭력이지만 사회적으로 보자면 쉽게 변해. 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말이지. 심지어 군대문화도 급변하는 시댄데 사회 문화가 자연히 안 변하겠어?

혐오주의 반대하고, 소수자 우대 정책에도 동의하지만, 성 문제에 있어서 강자와 약자를 나눠 행정화하고 정책화하는 건 갈등 야기, 권력 싸움밖에 안 된다는 게 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