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구급차도 많고, 구급대원들도 수십명 넘게 있어. 오지마, 이제 조금만 있으면 (지하차도 안에) 물 뺀대. 마음 단단히 먹고 있어. "
15일 침수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 갇힌 아들을 기다리는 60대 아버지는 현장에 오겠다는 아내를
거듭 말렸다.
침수된 지하차도와 닿은 고가도로에 둔 차로 우산을 가져가기 위해 걷던 그는 기자에게 "오후 3시에 (아들이 지하차도에 갇힌 걸) 연락받았다, 지금 (구조) 대응이 제대로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침수사고는 오전 8시30분께 일어났다. 아들은 출근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늦어지는 구조의 답답함과 화를 말투에서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를 건 아내에게 거듭 “물 금방 뺀대”라고 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있어"라고 건넨 말은
스스로에게 한 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본부 천막 끝에 두 줄로 줄 지은 의자에 앉아있다.
머리를 푹 숙인 중년 남성, 눈을 감고 있는 여성, 앉지 못하고 서서 하천물을 바라보던 청년이 있다.
이들의 애끓는 마음을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기자가 10시20여분까지 있는 동안
현장 사람 누구도 그들에게 어떤 말도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