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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애플에 18억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EU당국이 애플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하는 첫 사례로, 이달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 시행과 더불어 EU와 빅테크 기업 간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유통과 관련,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면서 “이는 EU 반독점 규정에 따라 불법”이라고 밝혔다.
집행위는 조사 결과 애플이 외부 음악 스트리밍 앱 개발자가 아이폰, 아이패드 운영체제인 iOS 이용자에게 앱스토어를 이용하지 않고 더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EU의 과징금을 약 5억 유로(7200억원)로 예측했으나 이보다 3배가 넘는 ‘과징금 폭탄’이 결정됐다. 이날 부과된 과징금은 애플의 전세계 매출의 0.5%에 해당한다고 EU는 설명했다.
애플 측은 이같은 결정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의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스포티파이는 지난 2019년 3월 EU 경쟁당국에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타사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가져가는 고액의 앱스토어 수수료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구독료를 책정할 수 밖에 없다는 취지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자사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애플뮤직’에 이득을 주기 위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앱스토어 정책을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에서 사용하는 앱은 모두 앱스토어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앱 유통을 장악한 애플은 앱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결제마다 금액의 30% 가량을 수수료로 징수해왔다. 또 다른 앱마켓 양대산맥 중 하나인 구글과 마찬가지로 애플도 줄곧 개발자들로부터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