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오늘자 박지성 인터뷰 전문 내용 요약.txt

대표팀 감독 선임 후, 어떤 심정인가?

슬프다.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지금도 축구계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 이렇게 될수밖에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슬픈 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마음이 아픈 상태이다.

무엇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인가?

가장 슬픈 건, 뭐 하나 확실한 답이 없다는 것이 슬프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 한국축구는 많이 변했고, 앞으로도 많이 변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때와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라는 답을 받았다는 현 상황이 너무 참담하다.

나 역시도 이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파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는 과연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것인가? 

이 상황에서 좀 더 명확하게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협회에서 일한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고,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현재는 누구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되어가고 있고,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 역시도 내부에 있던 사람이 아니라서, 내막을 알지는 못하지만, 왜 이렇게 될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결과는 차치하고 이런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현재까지 나온 결과만 봤을 때는, 도무지 이 답이 나오면 안되는데,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현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해결책 없이 넘어가면 안되는데, 언제 이 해결책을 제시하고 다음 단계를 나아갈지에 대한 답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대로 한국축구가 끝나가는 것을 그냥 바라볼 수는 없고,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답이 있는가?

진실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알아야지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고, 협회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말하고, 사실대로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차대로 감독을 선임해야한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기 때문에, 지금 당장 사실을 말해도, 그것을 이해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실에 임각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

사실에 임각하여 일을 진행한다고 해서, 결과가 모두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 과정속에서 투명한 과정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주호 발언과 협회의 대응에 대해서 지켜본 소감은?

회의 기간 내내 상당한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과 그 안에서 스스로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과 무력감을 느꼈던 감정이 매우 안타깝다.

좋은 사람을 모아도, 올바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그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재물로 써야 하는 상황이 가장 안타깝다.

홍명보 감독이 많은 비판받고 있는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새 감독이 부임했을 때, 기대감을 받으며 시작해도, 좋은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과연 감독 선임 후, 이런 상황이 지속된 적이 축구계에 있었나 싶을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앞으로 극복해 나갈지 걱정이 된다.

협회의 잘못된 프로세스, 규정이 이번 계기를 통해서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국축구가 위기라고 말하는데, 대표팀이 위기이기 때문에 위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국 한국축구의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위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홍명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나?

나눈 적 없다.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여기서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고, 그 해결책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제시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대로라면, 유소년 축구를 포함한 한국축구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데, 그런 상황까지 가는 상황은 면했으면 좋겠다.

현역 대표팀 선수들은 어떤 심정일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는지?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당황하고 있을 거라고 예상이 된다.

국내 감독이 선임될 것이라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상당히 안좋은 여론과 평가가 나왔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를 기대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결국 국내 감독이 선임된 것에 대해서 선수들에게 당황스러운 부분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무언가들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모든 선수들이 결정에 따라서 자기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제의 매듭을 짓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협회의 조치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장부터 지도 체계가 바뀌어야 하는 건 아닌가?

체계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나.

체계가 바로 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 아니었나.

전강위를 만들고, 절차에 따라서 제대로 된 선임을 한다고 했을 때, 뭔가 그래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감을 심어주었지만, 결국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팬들에게도 충격이지만, 협회 안에서도 큰 충격이지 않을까 싶다.

체계를 개선한다는 것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처음부터 쌓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

회장의 사퇴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인가?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외부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국 회장 본인이 선택해야 할 사항이다.

회장이 사퇴한다면, 그 이후 대안은 있는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장기적으로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고, 만약 사퇴가 답이 맞는 것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홍명보 감독이 이대로 갈 수 있을까?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새 감독이 왔을 때 기대감을 받고 시작해도 장담할 수 없는 자리인데, 

이렇게 시작하는 상황은 처음이라서, 이게 어떤 결과를 만들 지 알 수 없다. 

스포츠에서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결과가 과정을 이기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하지만, 이번 사항이 너무 커서, 결과가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에 대해서 가늠이 되지 않는다.

결국 감독 선임이 되었지만, 번복에 대해서는 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결정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쉽사리 지금의 분위기에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긴 기간 동안 외국인 감독을 제대로 선임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부 인사 아니면 알 수 없지만, 나 역시 너무 아쉽다.

한국축구 역사상 이렇게 많은 외국인 감독이 한국대표팀을 원하는 시기가 있었나 싶은데,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인터뷰는 책임감 때문인가?

그렇다.

박지성 전 축구선수가 가지고 있는 한국축구에 대한 책임감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말도 안한다는 것은 한국축구를 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내 발언으로 바뀔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지금 대표팀 선수단 구성이 매우 훌륭한데, 괴로워하고 있을 선수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미안하다.

선배로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은 영향력을 보여줬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축구 역사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시기에, 제대로 뒷받침 할 수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