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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이를 작성한 실장에게 책임을 묻고, 이재상 CEO는 고개를 숙였지만, 대중은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문건은 매주 경영진에게 전달됐다. 사실상 그들 역시 문건 공유에 동의한 셈이다. 문건 작성 역시 한 개인이 독단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일을 일개 직원이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로 무마하려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최초로 ‘대기업’ 반열에 든 하이브의 업무체계의 심각한 문제를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하이브에 대한 케이팝 팬덤의 반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심지어 소속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회사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 소속 세븐틴 멤버 부승관은 “그대들에게 쉽게 오르내리면서 판단 당할만큼 무난하고 완만하게 활동해 온 사람들이 아니”라며 “아이돌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리들의 서사에 쉽게 낄 자격이 없다. 비단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우리는 당신들의 아이템이 아니다. 맘대로 쓰고 누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이미 하이브 내부에서도 회사를 향한 부정적 기류가 형성된 만큼 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건 방시혁 의장 뿐이다. 이 업무를 이끈 인물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친분이 깊은 사이로 알려져 애초 방 의장의 지시 아래 지금까지 해당 문건들을 작성하고 공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엔 방시혁이 아이돌을 품평한 보고서 발송에 직접 관여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하지만 직접 책임을 지고 논란을 진화시켜야 할 방 의장은 현재까지도 경영진의 뒤에 숨어 침묵만 지키고 있는 중이다. 내부에서까지 회사를 향한 불신이 가득 찬 현 상황은, 분명 하이브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을 방 의장이 과연 수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본격적으로 해결에 나설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