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물류센터 노동자, 8월 1일·15일 파업
"점심시간 빼고 10시간 휴식 없이 일해"
"더위에 쉴 곳 없고 냉방시설 없는 곳도"
"노동자 착취 멈추고 노동환경 개선해야"
"화장실을 10분 이상 가면 관리자들이 지적을 합니다. 심하면 사실확인서라는 반성문까지 쓰게 하고요. 쉼없이 2~3시간 일하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박병규씨
각종 산업재해 위협을 토로해온 쿠팡 노동자들이 다음달 파업을 실시한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가혹한 배송노동을 중단하고,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회사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1일과 15일 파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파업은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계약직 노동자와 일용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구체적 파업 방법은 계약직 노동자의 경우 집단 연차와 보건휴가, 결근 및 특근 거부를 계획하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는 출근 신청을 거부할 예정이다. 쿠팡의 경우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정 기간을 연달아 출근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주지만 파업을 위해 인센티브는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파업을 앞두고 △2시간 이내 20분씩
휴게시간 보장 △현장 휴게공간과 에어컨 확충 등을 요구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관계자는 "2시간 이내 20분 휴식 보장은 여름철 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적용해달라는 요구"라며 "출근 후 제대로된 휴식시간 없이 기계처럼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휴식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휴게공간과 에어컨 확충은 여름철 꽉 막힌 실내 창고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요구다.
정애숙 물류센터지회 여주분회장은 "여주센터 전체 공정에는 에어컨이 없고 한증막이나 찜질방같은 습도에서 8시간을 근무한다"며 "쉬는시간도
점심시간 45분과 추가 15분을 쉬는게 전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쿠팡물류센터에서 박병규씨는 "휴게시간은 점심 시간 고작 1시간이 전부"라며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10시간동안 점심식사 시간 빼고는 휴식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노동자들은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로켓배송은 소비자가 물건을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을 완료하는 서비스다. 제품에 따라 오전 7시 전에 도착하는 새벽배송과 주문 당일 배송도 가능하다. 물건 배송 시간을 단축한 만큼 노동자들은 더 가혹한 노동환경에 놓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태은 쿠팡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쿠팡 로켓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노동자들의 일하는 속도를 감시하고, 더 빠르게 일하도록 서열화하고, 더 빠르고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22명의 쿠팡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로켓배송을 멈추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폭염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자들은 다음달 14일 쿠팡 불매운동 벌일 계획이다. 쿠팡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쿠팡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매운동 당일 쿠팡 주문을 멈춰 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하자는 제안이다. '로켓배송이 필요없는 소비자모임 연시' 활동가 정다울씨는 "(로켓배송 같은) 과잉서비스가 당연시된 세상을 바라지 않는다. 착취에 가까운 시스템을 모른 척 사용할 수 없다"며 소비자의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출처 : "제발 에어컨 좀" 쿠팡 노동자들, 8월 1일·15일 파업···14일엔 불매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