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교육관에 일리가 아예 없는것도 아니어서, 저학년때는 홈스쿨링을 잠깐 했었으며, 재작년에는 둘이서 뉴질랜드로 1년동안 살며, 저는 뜻하지 않는 기러기 엄마?신세를 했었네요.
세 가족이서 여행을 꽤나 자주 가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저보다 자유로운 남편이 더 많이 데리고 다녔구요. 어느 흔한 가족처럼, 딸이 아빠에게 더 친근한 그런 가족입니다.(저에겐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는데, 남편한테는 언제부턴가 말을 놓고 지내더라구요)
제 딸도 여자아이답지 않게 꿈이 공군에 들어가 전투기를 모는것인 만큼 당찬 아이인데요. 그래도 제 눈에는 아직 철없는 아이입니다.
여튼, 이번에 남편이 딸이 중학교에 올라가는 기념으로 배낭여행을 보내겠다는 말을 지난달부터 계속 합니다. 일본이나 홍콩 같이 여행 레벨?이 낮은곳이어도 어린애를 혼자 보내는것도 말이 안되는데, 딸이 평소에 가고 싶다던 이집트를 보내겠다네요??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또라이라는 말이 나왔고, 이집트는 커녕 제주도도 못보낸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딸도 남편이랑 벌써 합심해서 시위하는 중이고, 둘이서 같이 이집트 문명 다큐멘터리 보며, 아랍어 책을 사서 같이 공부하는 중입니다. 당연히 이번 추석에 양가가 뒤집어 졌고, 특히 저희 아버지께서 많이 혼내셨어요. 그래서 차라리 이번에도 둘이 같이 가는 방향으로 기울었는데, 하지만, 이번엔 혼자 하는 여행에 컨셉이 있다며 남편도 딸도 다시 똥고집을 부리는 중입니다.
딸은 어제 저녁 벌써부터 피피티를 만들어 저한테 여행계획이나 위급상황시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 발표를 하며 설득하는 상황인데요. 스카프같은걸 둘러싸고 앗쌀람말레이꿈하며 시작하는게 얼마나 기가 차 웃기던지.. 남편한테 뒤에서 몰래 따라 다니라는것도 왠지 이번 논쟁?에 지는것 같아 무슨일이 있어도 불허할 생각입니다.
남편은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너무 좋은 기회일거라 말할거라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차선이 있다면, 유럽이나 호주같이 좀더 안전한?(안전한거 같지도 않지만..)곳으로 허락해야 될지.. 의견 좀 부탁드릴게요.
한비야가 여럿 망쳤다 진짜
갑자기 연락 끊기고 시체도 못찾으면 그때나 후회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