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포텐에 큰 병 관련해서
글이 종종 올라온거 보고 나도 엄마 생각이 나서
옛날 일을 써보려고 해
내가 고2때 엄마가 폐암3기 확진을 받았어
이미 암세포가 많이 전이되어서
검사 당시에 1년을 넘기기 힘들거라고
의사가 아빠한테 말해줬다고 하네
그래도 우리 엄마 자존심도 강하고
남한테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여러 항암치료도 잘 받아내면서
내가 21살 때 하늘나라 갔으니까
의사가 1년이라고 말한 것보다 2년이나 더 내 옆에 있어줬어
오랜 시간 병과 싸운 환자들은
자기가 이제 이승과 이별할 때가 되었구나를
직감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잖아?
우리 엄마가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날에
엄마 입원실에서 나랑 아빠랑 셋이 있었는데
엄마가 아빠한테 뭐 좀 사오라고 했어
근데 그게 꼭 그 때에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다음날 해 뜨면 사와도 되는 것이었는데
그리고 굳이 내가 아니라 아빠한테 사오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아빠가 나가고 나랑 이야기하는데
엄마가 나한테 묻는거야
" 아들은 엄마랑 같이 한 것중에 뭐가 제일 좋았어? "
나는 고민하다가 대답했어
" 음 .. 그냥 다 좋지 뭐
아 맞다,
요즘에 병원 오면 엄마 운동때문에 엄마랑 손잡고
병원 복도 걷잖아, 그게 좋더라 "
그랬더니 엄마가 웃으면서 엄마도 좋았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나한테 동생 잘 챙기고 군대 빨리 가고 ....
이런 저런 조언같은 말 해줬어
나는 그때는 몰랐지
그냥 엄마가 맨날 하는 말 또 한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아빠 오고 그날 그렇게 셋이서 병실에서 잠들었어
다음날 아침에 엄마가 아침밥 먹고 몸이 안좋아서
눈 좀 감고 있겠다고 했어
그런데 시간이 한참이 지나도 엄마가 잠을 안깨서
아빠가 의사한테 체크좀 해달라고 하니
의사가 아직 호흡은 붙어있는데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겠다고 이야기해주더라
그리고 그날 저녁에 ,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났어 .
엄마를 보내고 6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가 없는 삶에 많이 적응했는데도
아직 어린건지 엄마 생각이 날 때가 종종 있어
그래도 마지막으로 엄마랑 나눈 대화가
내 머리속에 너무 진하게 남아 있어서
그날의 엄마를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어서
나는 너무너무 좋아 ㅎㅎㅎ
그냥 요즘에 포텐 글 보고 나도 생각나서 엄마랑 있었던 일 써봤는데
가족과 이별하는 것은
처음이든 여러번이든 ,
나이가 어리건 많건 ,
쉽지 않다고 생각해 ...
내 이야기를 하면서
한명이라도 어떤 생각을 하게 된다거나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에
써봤어
모두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ㅎㅎ
아침부터 눈물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