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사에 EUV노광장비 3년내 15대 구매의사 전달
-1대당 2000억원 상당 총 3조원 투입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 추월 위한 선제 투자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 발판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 ‘절대강자’ 대만의 TSMC를 추월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화했다.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15대를 3년내 추가 구매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EUV 노광장비는 1대당 가격이 2000억원에 달하는 최고가 반도체 제조장비다.
삼성전자가 향후 3년내 이들 장비를 공급받아 EUV라인 설비투자를 가속화하면 TSMC 중심의 파운드리 시장 판도를 뒤집을 발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1위 반도체 장비회사인 네덜란드의 ASML에 3조원 규모의 최신 EUV 노광장비 15대를 3년내 사겠다는 구매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전달했다. ASML은 전세계 유일무이한 EUV 노광장비 공급회사다.
노광(露光)이란 반도체 웨이퍼 원판 위로 빛을 쪼여 회로 패턴을 새기는 공정을 말한다. EUV 노광장비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보다 파장이 더 짧은 EUV를 광원으로 사용해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다. 특히 선폭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부터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EUV를 적용한 7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EUV를 이용한 삼성전자의 7나노 공정을 적용하면 기존 10㎚ 공정 대비 동일한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가 40% 늘어난다.
TSMC도 올들어 7나노 공정을 도입했지만 삼성전자의 방식과는 질이 다르다. EUV 노광장비를 쓰지 않고 기존 불화아르곤 장비로 회로를 여러차례 그리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EUV 노광장비에 대한 선제 투자로 TSMC보다 앞선 기술을 확보해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점유율 50.5%로 ‘부동의 1위’이고 삼성전자는 18.5%로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삼성의 EUV 장비 추가 발주는 메모리반도체인 D램 가격이 바닥을 탈출하며 업황 회복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로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이재용식(式)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경기 화성캠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7나노 반도체 출하식에서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렸지만 이제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거대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엔진이자, 우리 미래를 열어가는데 꼭 필요한 동력”이라며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다만 장비 투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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