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조회 수 3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사흘 전 일이다. 일년 넘게 진행되어온 송사 하나가 마무리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극우 사이트에 나에 대한 황당한 글을 지속적으로 올려온 사내가 있었다. 흔한 일이니 그냥 넘기려 했다. 그러나 글의 내용이 지나쳤고 내가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죄질도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할만한 악성이었으며 무엇보다 글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올리는 게 문제였다. 한번은 경찰서에서 사내를 만난 적이 있다. 변호사는 대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내 눈으로 꼭 한 번 사내를 보고 싶었다. 사무실에서 사내를 기다리면서 나는 사과를 받고 싶다, 사과를 받고 소송을 철회하자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사내가 들어왔다.

사내는 눈이 엄청나게 컸다.

키가 나만하고 시커멓게 탄 얼굴에 너무 큰 눈을 두리번 거렸다. 나는 이런 일을 벌이는 사람은 의외로 평범하게 생겼을 것이고, 그런 평범한 의외성이야말로 삶의 원리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사내는 이토 준지 만화에서 튀어나온 사람 같았다. 아저씨가 나를 어디서 언제 봤다는 거냐, 이유가 뭐냐,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느냐, 말을 다하고 사내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남자는 그 큰 두눈을 거의 깜박이지도 않았다. 마침내 입이 열렸다. 우리 봤잖아요.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믿을 수 없다는 심정이 되어 사무실을 나섰다. 동시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남자의 태도가 너무 확고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범죄를 저지르고 기억에서 지워버린 게 아닐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죄책감인지 공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들었다. 사흘 전 사내가 10개월의 실형에 처해졌다는 통보를 받고 나는 참 복잡한 심경에 사로잡혔다. 사내는 왜 내게 사과하지 않았을까. 이 사내는 형을 살기 보다는 병원에 보내져야 하는 게 아닌가. 10개월 후 세상 밖으로 나오고 나면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베스트 글 jpg 한 고객이 남긴 맘스터치 리뷰의 스노우볼 7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817 5
베스트 글 jpg 만화방에서 음란행위 한 중년 남녀 8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980 5
베스트 글 jpg 오늘자 곽튜브 최신근황 3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606 4
베스트 글 jpg 창문열면 cctv확인해서 배상책임 묻겠다는 아파트 주민 7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563 3
베스트 글 jpg 충남대 병원 파산 일보직전 ㄷㄷ 11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749 3
베스트 글 jpg 드라마 눈물의 여왕 스태프들이 받았다는 포상금 1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620 3
베스트 글 jpg 사장 월급 공개하라는 직원들 4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876 3
베스트 글 jpg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미모(?)의 두아이 엄마 5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769 3
베스트 글 jpg 진짜 쓰레기들끼리 만나서 결혼하면 생기는일 2 newfile 재력이창의력 2024.07.15 493 2
베스트 글 jpg 하하 심은데 하하 난다 4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7.15 467 2
732 txt 서울 코로나19 확진자 78명 이상…전날보다 최소 13명 늘어 익명275 2020.02.29 111 0
731 txt 아침 기온 크게 떨어져…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 뚝 김선생 2019.11.19 114 0
730 txt 파주시, 내년도 예산 역대 최대 규모 1조4913억원 편성 김선생 2019.11.19 127 0
729 txt '보복운전' 최민수 자존심에 상처 김선생 2019.11.19 129 0
728 txt 부산서 코로나19 확진자 3명으로 늘어 김선생 2020.02.22 137 0
727 txt 문대통령-아베, 11분 단독환담…"실질 관계진전 방안 도출 희망" 1 김선생 2019.11.04 139 0
726 txt [1보]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발사" 1 대단하다김짤 2022.09.29 146 0
725 txt 경기도 김포의 한요양병원 큰화재로 인해 2명 사망 김선생 2019.09.24 147 0
724 txt '3년 28억원', 두산 김태형 감독 재계약 김선생 2019.10.29 151 0
723 txt 강경화, 중국 일부서 한국발 입국자 격리에 "과도하다" 양심도둑휴스턴 2020.02.26 151 0
722 txt [단독] “지방 전공의들, 빅5 병원 지원 가능”… 권역 제한 않기로 2 new 대단하다김짤 2024.07.15 153 0
721 txt 코로나 확진자 169명 추가 총 1146명 양심도둑휴스턴 2020.02.26 157 0
720 txt 안준영PD 유치장 이송 Mnet, 투표조작설 급사과 김선생 2019.11.05 158 0
719 txt 서효림, 김수미 아들 정명호와 12월 22일 결혼 현재 임신초기 김선생 2019.11.19 160 0
718 txt 송지효, JTBC '우리, 사랑했을까' 출연 확정 김선생 2019.11.14 165 0
717 txt [단독] 국군의날 멸공의횃불에서 승리의횃불… 국방부 "공산권 외빈 배려 차원서 바꿨다" 4 대단하다김짤 2022.10.02 165 0
716 txt '하자있는 인간들' 오연서, 열정 충만 체육교사로 '강렬 변신 김선생 2019.11.14 166 0
715 txt 트럼프 "이란에 추가 경제제재, 새 협정 맺어라. NATO 중동 문제 더 관여하라" 머쓱타드 2020.01.09 167 0
714 txt 독도헬기 추락사고 9일째…수중수색 재개 김선생 2019.11.08 168 1
713 txt 펭수 다이어리도 인기폭발 3시간에 1만부 김선생 2019.11.28 171 0
712 txt MVP 린드블럼 신인왕 LG 정우영 김선생 2019.11.25 173 0
711 txt 서울 전설 차두리 유스 지도자로 서울에 복귀 김선생 2019.12.05 176 0
710 txt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 검사받지 못했다는 사망자의 딸 인터뷰 1 익명275 2020.02.29 180 0
709 txt 펌)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 및 조언(2020 02 22 2000) 머쓱타드 2020.02.22 182 0
708 txt 베트남 16년만에 한국인 무비자 입국 불허 1 김선생 2020.02.29 183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