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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더 된 이야기다. 

 

당시 내 기억엔 RCT인가 FTX인가 가물가물 하다만 2주짜리 훈련으로 유격 혹한기급 훈련이었음. 

 

여튼 부대에는 근무병력으로 최소인원+환자들 빼고는 다 나가서 남은 병력들 밥도 간부식당에서 먹을 정도로 완전 부대가 텅텅 비었었다. 

참고로 총 4개 대대가 있었고 병사 식당은 2개가 있었음. 한 대대에 300명 정도 총 한 식당에서 600명이 먹었는데 

그 병력들이 다 빠지고 간부식당에서 병들까지 밥을 먹을 정도면 얼마나 부대가 텅 빈 지 감이 올 꺼야.

 

나는 군생활 3주 남고 휴가 대기 중인 개말년이라 훈련에 참가하면 휴가를 못 가니 근무인원으로 편성됐지.

정말 극소수 인원만 남은지라 우리 대대 근무 섹터가 2곳이었는데 4시간씩 맞교대로 돌았음. 

 

나야 뭐 훈련가서 뺑이 까는 거 보다 다행히 제꼈다는 안도감에 불만 없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그러다 또 다시 근무교대 시간이 되서 지통실에 보고 하고 탄 받고 등나무에서 후임이랑 담배 한대 빨고 있는데 

 

같은 시간에 다른 섹터 교대인원 아저씨 한 명이 나한테 불 좀 빌려달라고 하더라. 뭐 옆 중대였으니 이름도 모르고 자연스레 불만 빌려주고 

난 바로 근무투입했지. 근데 갑자기 총소리가 3발 들리더니 오대기 비상이 뜨더라. 

 

시발 뭐지? 이것도 훈련상황인가? 오대기를 이 상황에도 뺑이 시키나? 싶은 생각이 들려는 무렵 96k로 지통실에서 무전이 와서 지금 바로 

지통실로 바로 복귀 하라는 거야 

 

어? 뭔가 잘못됐구나 근무섹터를 비우고 복귀하라니 이런 일은 내 군생활 내내 없었는데 조옷됐구나 싶은 생각에 철수하고 지통실 가니까 

완전 아수라장이더라. 

 

알고 보니 딴 섹터에 근무투입 된 옆 중대 아저씨가 자기 선임한테 총을 겨누고 무장해제 시킨 다음에 무릎 꿇게 만들었대. 

근데 그 초소가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고도가 좀 있는 초소 였는데 선임이 무릎 꿇고 있다가 뛰어내려서 존나게 달렸다더라 

 

그 도망 가는 걸 또 총으로 조준사격 했는데 다행히 그 선임이 맞진 않았고. 존나 뛰어내려와서 지통실에 상황보고 하고 간부들 다 

그 초소로 뛰어 올라가는데 마지막 총 소리는 후임이 스스로 자살 하는 소리였던 거지. 

 

참고로 그 총 쏜 사람이 나한테 담배불 빌린 사람이었음....  와.. 하필 점심시간이라 우리 주임원사 밥 먹다 말고 조올라게 뛰어내려오고...

훈련 다 취소되고 병력들 다 부대 복귀함. 

 

그리곤 저녁에 헌병대에서 와서 전 병력 다 소대에 가둬놓고 화장실도 3인1조로 가게 통제하고 설문지 같은 거 나눠주더라. 

자살한 친구에 대해 아는 거 모든 걸 쓰라고.. 아니 타중댄데 아는 게 뭐가 있겠어 그래서 쓸게 없다고 말하니까 지나가다 언제 어디서 봤고 

뭐 여튼 어떻게든 기억 나는 거 하나라도 다 써서 페이지 꽉 채우래.. 

 

하 시바시바 하면서 등나무에서 담배피다 가끔 봤고 뭐 얼굴에 그늘이나 슬픔 같은 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걸 존나 늘려 쓴거지..

 

근데 난 더 조옷된게 등나무에서 라이터 빌려줬다고 적었다가 바로 지통실 끌려감.. 가니까 살벌하더만.. 

 

대대장이랑 그 중대 중대장이 부사관한테 꼼짝도 못하고 부대관리 어떻게 했습니까 블라블라 하면서 존나 호통 듣고 있음...

난 쫄아서 가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담배불 빌려줬습니다 하는데도 그 상황 하나하나 다 빼놓지 말고 제대로 얘기하라고 욕 먹음...ㅠ

 

그렇게 나도 몇 시간 지통실에 잡혀 있다가 더 빼먹을 게 없는지 꺼지라 하길래 꺼지고 나중에 알고보니 그 후임이 괴롭힘을 많이 당했었대 

그래서 그 날 원래 좌상탄인가 우상탄인가 가물가물 하다 3발은 공포탄이자나 그 탄입을 간부 보는 앞에서 해야 하는데 

당시에 사람이 너무 없으니 설렁설렁 한거지.. 거기 바로 실탄을 꽂은 거야 그 친구가..

 

그리곤 각오하고 올라간 거지.. 더 무서웠던건 그 친구 부모님이 연락 된 시간이 좀 늦고 꽤 멀리 살아서 당일 바로 못 오셔서 부모님이 현장

확인 하기 전까지 시체 건들면 안된다고 그 친구에 판초의 덮어두고 4명이서 2시간씩 교대로 근무 섰음... 그 친구를 중심으로 사각형으로...

 

탄알집에 자물쇠 걸어두고 탄창도 다 빼고 빈 총으로.. 

 

와 여튼 그 사건 후로 부대 내 괴롭힘 전수조사 다 하고 영창 끌려 간 놈들 수도 없었음.. 한 1주일은 부대에 헌병대 계속 와서 우리는 계속 

소대대기만 하고 일과도 없었다..  그냥 밑에 군대 썰 보다 보니 갑자기 이 생각이 나서 글 써봄. 

 

근데 나 이런 거 썼다고 잡혀가지 않겠지? 으으... 군대라면 치가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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