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하는 이야기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당신의 머릿속으로는 당연한 이야기를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겁니다.
이런 일은 아마도 가끔씩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답답함은 얼마 가지 않아 풀리게 되죠.
다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되니까요.
하지만 100년 동안 그렇지 못하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생을 마감하고도 답답한 기분일 겁니다.
그런 기분을 느낀 과학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일 텐데요,
오늘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아인슈타인의 답답함이 풀렸을 것입니다.
바로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중력파’가 실제 관측되었기 때문입니다.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
줄여서 라이고(LIGO)라고 불리는 연구소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는 과정을 관측하는 동안 이 중력파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미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과학자들은 노벨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인류 과학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기 때문인데요,
대체 중력파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전세계 과학계가 난리 법석을 떠는 것일까요?
중력파는 질량을 지닌 물체가 일으키는, 중력에 의한 시공간의 물결입니다.
이에 따라 시간과 공간도 변하게 됩니다. 이게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인 거죠.
결국 이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중력장의 파동(중력파)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가진 물체 주변에 생기는 ‘중력장’이
시간과 공간을 변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중력을 가진 물체가 움직이거나 없어지거나 새로 생기면
중력장의 파동이 변하게 됩니다.
그 중력장의 파동, 즉 중력파가 바로 이번에 최초로 관측된 것입니다.
그러니 전세계 과학계가 떠들썩할 만 한 거죠.
대체 어떻게 이런 중력파를 측정한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13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해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지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게 됐죠.
수치로 보면 태양의 36배, 태양의 29배 질량에 달하는 두 블랙홀이 충돌해 하나가 되었는데
태양의 62배 질량의 블랙홀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태양의 3배 질량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렇게 사라진 질량이 중력파의 형태로 우주 곳곳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리고 그걸 2016년의 지구에서 관측한 것이고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사실상 오차가 거의 없는 정도로 정확한 측정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발표된 지 꼭 101년 만에 말이죠. 참으로 드라마틱 하네요.
과학계는 이미 이번 중력파 측정을 두고 '인류의 쾌거'라고까지 그 업적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는 이를 계기로 아직까지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우주에 대해서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