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조회 수 464 추천 수 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쌍팔년도라는 표현을 들으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1988년이 떠오르지만, 놀랍게도 1988년 이전에도 쌍팔년도라는 표현이 사용된 적이 있음.

 

 

육해공 국군과의 대화 (5) 병영은 사회진출의 도장

자부와 보람의 「황금기」

- 경향신문 1976년 01월 30일

 

허정렬 육군상사(51년 1월 입대 선봉대 주임상사) : "부대내의 말이었지만 쌍팔년도」 (50년대)까지만해도 군대는 배고프고 춥고 잡일로 고달팠지요. 오늘의 내무반, 식사, 피복, 휴게실등 사병복지는 옛날과는 비교도 안되게 효율적이고 편안하고 배부릅니다. 이런 시설은 전방이 더 훌륭합니다. 한마디로 요즈음 사병들은 먹고 자고 입는데 대한 불평은 없읍니다.

 

 

당연히 미래의 1988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1950년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였다는걸 본문에서 확인할 수 있지. 도대체 왜 50년대를 쌍팔년도라는 이름으로 불렀는지는 1995년에 발행된 경향신문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됨.

 

 

카피라이터 윤준호의 광고 사랑 (18)

'추억'이 잘 팔린다

- 경향신문 1995년 10월 04일

 

광복 50주년이라서일까. 옛일을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그때 그시절 식의 영상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이 그렇고, 신문 잡지의 한국 50년 따위의 기획물들이 그런 것들이다. 광고 하나도 그런게 눈에 띈다. 그야말로 쌍팔년도(88년이라는 뜻인데 단기 4288년, 즉 1955년을 의미한다)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쓰고 있는 구두광고다.

 

 

단기는 요즘에 들어서는 쓰지도 않고, 심지어 그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제법 잘 알려진 연호였음. 우리 가족이 딱 1999년에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도어락을 달았는데, 그때가 단기로 4332년이라서 비밀번호를 4332로 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나네.

 

아무튼 이쯤에서 "그러니까 쌍팔년도는 1955년을 의미한답니다." 라고 마무리를 지으면 아주 깔끔하겠지만, 문제는 이미 1998년부터 쌍팔년도라는 표현의 뜻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1988년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는 사실임.

 

 

'세상의 때'빼고 '마음의 광'내는 목욕탕속의 두 시인

- 동아일보 1998년 01월 19일

 

알몸에는 계급장을 달 수 없다. 두둑한 지갑을 넣을 주머니도 없다. 겉치레는 다 벗어야 '입욕가(入浴可)'다. 그러나 거울 앞에 서면 퇴적층처럼 쌓인 군살과 탄력잃은 피부가 지나온 시간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스스로에게 '683세대' 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시인 이명찬.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녔고 이제 30대가 된 그는 '피둥피둥한 몸피에 아랫배가 불거진' 거울 앞의 사내를 보며 '앞줄에 내몰릴까 두려워/대열의 뒤에서 몇개의 짱돌을 던졌던' 그 어정쩡한 20대에 이미 오늘의 나는 잉태된 것이었다고 자책한다.

 

'...때문에 나는 깨어지지 않았다/쌍팔년도 다 지나 대망의 구십년대 이르기까지/그리고 서른을 넘길때까지/그것은 언제나 생피나는 현실이 아니라/언제나 적당한 모험, /차라리 은밀한 내통일 뿐이었으므로...' ('나의 모험' 중)

 

 

설마 1960년대에 태어난 시인이 "쌍팔년도 다 지나 대망의 구십년대 이르기까지" 라고 자신의 일생을 노래하는데 1955년대를 지칭하기 위해 쌍팔년도라는 말을 썼을리는 없음. 여기서는 쌍팔년도가 운동권 학생들이 민주화운동을 했던 1980년대를 지칭했다고 보는게 당연히 합리적이지.

 

결국 쌍팔년도는 단기를 기준으로 삼아 1950년대를 가르키는 말로 쓰이던 표현이었지만, 점차 단기라는 연호가 사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의미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음.


 댓글 새로고침
  • 차메 2020.03.02 08:08

    읽다 포기

    0 0
  • 야바위 2020.03.02 08:10
    번외로 70년대 중반 군대도 50년대 군 생활했던 (물론 전시라 그랬지만)
    사람 눈에는 편하게 보였음.

    군대란 '나 때는~' 이라는 문화가 가장 강한 조직임.
    0 0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베스트 글 jpg 딥페이크 피해 여성 도와준 부산대생 대참사.. 5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926 7
베스트 글 mp4 사퇴하더니 갑자기 리미터 풀린 바이든 2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691 3
베스트 글 jpg 논문 표절률 80% 나온 사람 ㄷㄷㄷㄷㄷㄷㄷ 1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293 2
베스트 글 jpg 정보) MBC 양궁 해설 장혜진 선수는 현직 LH 차장이다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217 2
베스트 글 jpg 일본 사도광산 전시물 사진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183 1
베스트 글 jpg 가세연 김세의 부친상 근황 10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608 1
베스트 글 jpg 최근 5년간 나라떠나는 남성 2만명 육박 1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226 1
베스트 글 jpg 서울 사는 친구와 손절한 이유 ㄷㄷㄷㄷㄷㄷ 1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247 1
베스트 글 mp4 ㅇㅎ) 케플러 미니 팬미팅에서 하체가 돋보이는 강예서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264 1
베스트 글 jpg 논산훈련소 앞 식당에서 밥먹고 충격받은 누나 3 newfile 대단하다김짤 2024.08.03 255 1
732 txt 서울 코로나19 확진자 78명 이상…전날보다 최소 13명 늘어 익명275 2020.02.29 111 0
731 txt 아침 기온 크게 떨어져…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 뚝 김선생 2019.11.19 115 0
730 txt 파주시, 내년도 예산 역대 최대 규모 1조4913억원 편성 김선생 2019.11.19 127 0
729 txt '보복운전' 최민수 자존심에 상처 김선생 2019.11.19 129 0
728 txt 부산서 코로나19 확진자 3명으로 늘어 김선생 2020.02.22 137 0
727 txt 문대통령-아베, 11분 단독환담…"실질 관계진전 방안 도출 희망" 1 김선생 2019.11.04 140 0
726 txt [1보]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발사" 1 대단하다김짤 2022.09.29 146 0
725 txt 경기도 김포의 한요양병원 큰화재로 인해 2명 사망 김선생 2019.09.24 147 0
724 txt '3년 28억원', 두산 김태형 감독 재계약 김선생 2019.10.29 151 0
723 txt 강경화, 중국 일부서 한국발 입국자 격리에 "과도하다" 양심도둑휴스턴 2020.02.26 151 0
722 txt 코로나 확진자 169명 추가 총 1146명 양심도둑휴스턴 2020.02.26 157 0
721 txt 안준영PD 유치장 이송 Mnet, 투표조작설 급사과 김선생 2019.11.05 159 0
720 txt 서효림, 김수미 아들 정명호와 12월 22일 결혼 현재 임신초기 김선생 2019.11.19 160 0
719 txt 송지효, JTBC '우리, 사랑했을까' 출연 확정 김선생 2019.11.14 165 0
718 txt '하자있는 인간들' 오연서, 열정 충만 체육교사로 '강렬 변신 김선생 2019.11.14 166 0
717 txt [단독] 국군의날 멸공의횃불에서 승리의횃불… 국방부 "공산권 외빈 배려 차원서 바꿨다" 3 대단하다김짤 2022.10.02 167 0
716 txt 트럼프 "이란에 추가 경제제재, 새 협정 맺어라. NATO 중동 문제 더 관여하라" 머쓱타드 2020.01.09 168 0
715 txt 독도헬기 추락사고 9일째…수중수색 재개 김선생 2019.11.08 168 1
714 txt 펭수 다이어리도 인기폭발 3시간에 1만부 김선생 2019.11.28 171 0
713 txt MVP 린드블럼 신인왕 LG 정우영 김선생 2019.11.25 174 0
712 txt 서울 전설 차두리 유스 지도자로 서울에 복귀 김선생 2019.12.05 176 0
711 txt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 검사받지 못했다는 사망자의 딸 인터뷰 1 익명275 2020.02.29 180 0
710 txt 펌)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 및 조언(2020 02 22 2000) 머쓱타드 2020.02.22 183 0
709 txt 베트남 16년만에 한국인 무비자 입국 불허 1 김선생 2020.02.29 183 0
708 txt 공정위 타다 금지법에 공식 반대 의견 제출 김선생 2019.12.05 185 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