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 급락 비상대책 "한시적 공매도 금지"
정부, 이르면 10일 발표
[사진 = 연합뉴스]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대폭 하락하자 '한시적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기로 했다. 대량 공매도 주문이 주식시장의 공포심을 자극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이를 금지하겠다는 취지다. 9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 등을 포함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 가동을 이르면 10일 발표할 계획"이라며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주가 하락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컨틴전시플랜은 금융당국이 주식시장의 과도한 하락을 막기 위한 정책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24시간 증시를 모니터링하고 비이성적인 변동성이 발생하면 '한시적 공매도 거래 금지' 등 비상 대책을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파는 거래다.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식으로 차익을 얻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해 거래를 원활하게 하고 고평가된 주가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순기능도 있지만, 주가 하락 국면에서는 투기 수요가 가세해 실제 펀더멘털보다 주가 낙폭을 키운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외국계와 기관들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가 많은 바이오주에 공매도 수요가 몰리면서 '공매도 폐지' 청원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공매도 주문 금액이 상승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스피가 5% 가까이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불만이 증폭하고 있다"면서 "정책은 타이밍이며 주가 급락으로 불안정한 우리 시장이 공매도로 흔들리지 않도록 재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코스피시장의 공매도 거래 대금이 지난 1월 대비 30%가량 늘어나고 있다. 1월 주간 공매도 거래 대금이 30조원 안팎이었던 반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지난 2월 말에는 4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주에도 한 주간 공매도 거래 대금이 39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에서도 1월 주간 25조원 안팎이던 공매도 거래 대금이 지난달 38조원대까지 치솟는 등 공매도 거래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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