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방법의 하나로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면 어떻겠냐고 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에서 진행하는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 그가 직접 참여하는 횟수가 줄어들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잦은 설화(舌禍)로 인해 행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걸 우려하는 측근들이 브리핑 중단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코로나19 기자회견을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내부 검토 내용을 잘 아는 4명의 관계자를 인용하면서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매일 주도했던 브리핑을 중단하거나 나오더라도 발언 시간을 줄이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백악관 안팎의 참모들이 마라톤식으로 이어지는 TV브리핑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노출이 여론조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서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일일 브리핑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론과 싸우는 건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 브리핑 횟수를 줄이는 데 동의할지 현재로선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가 브리핑의 시청률이 좋게 나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브리핑 축소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살균제 인체 주사’ 발언 이전부터 거론되던 건데, 여론 악화가 급속히 진행하는 점을 결국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리가 엄청난 자외선이든 아주 센 빛을 인체에 쬐인다면 결과가 아주 흥미로울 것”이라며 “피부를 통해서든 다른 방법으로든 빛을 인체 내부에 쏘는 걸 시험해 봐야 한다”고 했다. 또 “살균제가 1분안에 바이러스를 없앤다는 것도 알았는데 체내에 주사를 놓거나 소독하는 방법은 없겠느냐”며 “바이러스가 폐로 들어가 엄청난 수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빌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 차관 대행이 “표백제는 기침, 재채기 분비물 속 바이러스를 죽이는데 5분이 걸렸지만, 살균제론 3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살균제로 손을 비빌 경우 더 빨리 바이러스가 죽는다”고 생물학적 연구결과를 발표한 걸 이어받아 나온 것이다.
미국 사회는 경악하고 있다. CNN은 “스테이크, 부동산, 보드카 등을 팔던 구제불능의 세일즈맨이 코로나19 새 치료제로 추정하는 것들을 팔려고 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내가 이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제발 표백제를 마시지 말라”고 썼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TV에 돌팔이 약장수가 나온 것 같다”며 “그는 폐에 살균제를 주입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왜 자꾸 무리수를 던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