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진중권 전 교수와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오거돈 성추행 사태가 총선 전에 터졌어도 통합당이 참패하는 결과엔 변함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두 사람은 “부산과 수도권 일부 선거엔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서 “설사 폭로가 선거 전에 이뤄졌다 하더라도 대세가 바뀌었을 거라고 보진 않는다”며 “보수의 위기는 이런 우발적 사건으로 덮고 가기엔 너무 넓고 깊다”고 했다. 이어 “다만 부산과 수도권에서 몇 석이 미래통합당 쪽으로 넘어갈 수는 있었겠다”며 “그렇다고 여당의 압승과 야당의 참패라는 기조 자체가 변했을 것 같진 않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사태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권력을 이용한 성추행 사건의 폭로마저도 여당의 선거일정 편의에 맞춰 조정됐다는 사실”이라며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선권이 여성의 인권보호라는 공동체적 가치가 아닌 집권여당의 총선 승리라는 당파적 이익에 주어졌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피해자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여성단체마저 이런 황당한 처리방식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도 라디오에서 “성추행 사건이 총선 전에 밝혀졌다 해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다만 부산 민심에는 큰 영향을 줬을 거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부산지역에서 대부분의 의석을 통합당이 가져갔지만 그래도 적은 표차로 낙선한 후보들 같은 경우에는 억울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아까 말했듯이 선거 결과에 대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제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때까지 그런 후보자들이 이슈화하게 되면 우리나라 선거 지형을 보면 소위 말하면 PK를 잡는 쪽이 선거를 이기는 것 아니겠냐. 그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오거돈 전 시장이 사퇴 전 더불어민주당과 상의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정말 상의가 없었을까? 사고가 터졌을 때 바로 이것을 당과 관련된 사람들과 전혀 상의를 안 했을 거냐. (그건) 개연성이 없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