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0)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에 약 60조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버핏 회장은 최근 미국 4대 항공사 주식도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497억 달러(약 60조58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이며, 전년 동기에는 216억6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었다. 이번 손실은 545억2000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 평가손의 영향이 컸다. 버핏 회장이 투자한 주식조차 코로나19로 인한 급락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버핏 회장은 이날 열린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델타·아메리칸·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의 주식도 모두 매도했다고도 밝혔다. 규모는 총 60억 달러(약 7조원) 가량이다. 버핏 회장은 항공사 투자는 자신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내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업계는 코로나19와 같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에 의한 ‘셧다운’으로 정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또 코로나19 이후 마땅한 투자처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말 기준 1370억 달러(약 167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은 “우리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은 갑자기 바뀔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버핏 회장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에 대한 지분을 대폭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미국 경제가 결국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핏 회장은 “우리는 미국의 기적과 마법으로 더 어려운 문제도 극복해왔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핏 회장은 그러면서도 섣부른 투자는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여러분이 미국에 ‘베팅’하는 것은 찬성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투자를 할지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 시장에선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