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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코리아는 온라인게임 ‘던전 앤 파이터’(이하 던파) 개발·서비스 자회사 네오플에서 지난달 3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각각 3820억원과 1조1141억원 등 총 1조4961억원을 빌렸다. 앞서 빌린 것까지 포함하면 넥슨코리아가 네오플에서 차입한 자금은 1조6961억원에 달한다. 차입 명목은 ‘운영자금 및 투자재원’ 마련이다. 넥슨코리아는 지금은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넥슨의 한국 현지법인이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엔엑스씨(NXC·제주도에 위치)의 손자회사 뻘이다. 지난해말 기준 넥슨코리아의 현금성 자산은 7천억원에 이른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차입으로 당장 지출 가능한 자금만도 2조2천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넥슨코리아가 무슨 일을 벌이려고 대규모 차입까지 하며 이처럼 많은 자금을 확보했을까? 넥슨과 엔엑스씨 쪽이 입을 굳게 다물면서 관련 업계에선 예상 시나리오가 무성하다. 무엇보다 김정주(53) 대표와 허민(45) 원더홀딩스 대표가 2008년 네오플 매각·인수 이후 10년만에 다시 만난 것에서 업계는 실마리를 찾는다. 원더홀딩스는 소셜 커머스 회사 위메프의 지주회사이다. 업계 사정에 밝은 게임업체 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내 게임시장에는 조 단위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인수합병 매물이 없고, 국외 게임업체를 인수하는 것이면 넥슨이 나섰어야 한다. 김 대표와 허 대표가 게임이 아닌 쪽에서 뭔가 큰 건을 준비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와 허 대표가 위메프를 두고 큰 거래를 할 수도 있다”고 짐작했다. 이런 분석은 둘의 최근 행보를 근거로 삼고 있다. 2019년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은 견고한 성장을 이어간 반면 넥슨코리아는 1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지난해 8월 넥슨코리아는 허 대표를 ‘고문’으로 전격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눈길을 끌만 한 신작을 제때 내놓지 못한 결과였다. 말이 영입이지, 김정주 대표가 허민 대표를 넥슨코리아의 구원투수로 투입했다는 게 업계 정설”이라고 말했다. 또한 넥슨코리아는 허 고문 영입 한달 뒤(9월) 3501억원을 투자해 원더홀딩스 지분 11.08%를 인수했다. 명목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지분투자’였다. 엔엑스씨 역시 위메프 지분 9%를 소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허 대표는 김 대표의 요청을 받아 위기에 빠진 넥슨코리아에 몸을 던지고, 김 대표는 넥슨코리아로 하여금 허 대표 회사 지분을 인수해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다시 손을 잡은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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