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해 미성년자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갓갓’ 문형욱(24)은 범행을 통해 범죄 수익을 전혀 챙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을 통해 막대한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 ‘박사’ 조주빈(25)과 범행 동기가 확연히 다른 셈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오전 경북 안동시 경북경찰청에서 ‘갓갓’ 문형욱에 대한 수사 브리핑을 진행했다. 문씨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문씨를 추적해온 경북경찰청은 지난 9일 문씨를 소환 조사하던 중 자신이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아 그를 긴급체포했다. 문씨는 구속기속된 조주빈보다 먼저 텔레그램상에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을 만든 인물로 꼽힌다. 조주빈 등 성 착취물 제작·유포 범죄 관련자가 400여 명 검거되는 동안 ‘갓갓’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신체 노출 사진을 게시한 아동·청소년에게 ‘신고가 됐는데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돌린 후 피해자들을 협박하기 시작하는 수법을 썼다. 처음에는 신체노출 사진을 요구하다가 차츰 수위를 높여 성 착취물을 제작한 뒤 SNS에 유포했다.
문씨는 지금까지 알려진 1~8번방 외에도 ‘쓰레기방’ 등 모두 12개 방을 개설한 뒤 이 방에 들어온 이들에게 입장료 명목으로 문화상품권을 받고 성 착취 영상물과 사진을 보여줬다. 경찰은 문씨가 제작·유포한 성 착취물이 영상과 사진을 합쳐 3000건 이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 착취물의 수위에 따라 입장료를 다르게 받았던 조주빈과 달리 문씨는 1번방에서만 문화상품권 1만원씩을 입장료로 받아 총 90만원을 챙겼고 이후에는 입장료도 받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렇게 받은 문화상품권도 피해자들을 길들이고 신고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모두 나눠줘 본인은 수익을 챙기지 않았다. 경찰은 문씨가 범행을 저지른 동기를 ‘성적 취향’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