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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예전  썰 하나 생가해서 글 씀

 

2015년 당시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모 대외활동 중이었던 난

종로 카페에서 팀원들이랑 ppt 작업을 하고 있었어

 

24시간 카페라서 거기서 밤을 꼬박 샜고

돌아가며 조금씩 자고 일어나서 만들고 회의하고 

그 짓을 10시간 정도 하고 있었지

 

덕분에 ppt 단축기 많이 외워서 인턴할 떄 편했음

아무튼 내 파트 마무리 되고 내가 팀장이라 취합해서 이리저리 보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

 

그 때 내가 과외 유료 사이트에 구인광고 내서 한창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많이 올 떄라

얼른 받았어

보통은 학생이 아니라 40 50 어미님들이 전화하시거든?

 

근데 그 날 내가 받은 목소리는 절대 그 나이대 목소리는 아니고 높게 쳐줘야 20대 중후반급?

나는 여고생이 나한테 전화건줄 알았지 뭐야

 

과외 구하는글 보고 전화드렸다길래 

맞다고 고2인지 고3인지 물어보니까 막 웃는거야

영업 이런식으로 하시나봐요? 밝게 막 혼자 웃더니

 

자기 아들이 과외 하려고 하는거니까 혹시 오늘 오후에 올 수 있냐는 거야

난 수능 과외만 쭉 해왔고 어려봤자 중3애들 과외 했었는데 말이지

 

아이가 몇 학년인가요?

 

올해 10살이에요

 

수학과외를 한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개꿀이더라?

수업 준비 할 필요도 없고 얘가 특출난 영재가 아닌이상 수업시간에 내가 당황할 일이 절대 없을거 같았거든

그래서 바로 ㅇㅋ 하고

 

안쉬고 바로 그 쪽으로 갔어

한눈에 봐도 좋은 아파트 / 난 아파트 들어가는 정문에서 비번쳐야 문이 열리는 아파트 첨 가봤음

인터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 

 

열리는 문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내내 긴장을 좀 했어

일단 이 과외는 개꿀이라 놓치면 안되기에 어떤 맨트를 치고 어떤 식으로 수업할지

로드맵을 그려놨지

 

그리고 문이 열리는데 개 두마리가 바로 뛰어오더라

비숑 두마리였는데 그 너머로 처음 그 분을 봤어

 

일단은 그 분이라고 해둘게 호칭은 나중에 변하겠지만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테이블에 앉아서 아직 아이가 오려면 시간이 조금 남았다고

커피주시길래 감사히 받았지

 

어느정도 부자일줄은 알았는데 애도 삼성가 다니는 ㅇㅎ초에 다니고

나중에 알게되지만 차도 B사에서도 높은 클레스 차더라고

 

아이가 운동을 하는 애고 메인 수학선생님은 따로 있어서 내가 할일은 주로 숙제 검사하는거래

그래서 주당 이틀에 30 받기로 하고 얘기는 금방 끝났지

 

아 첫인상을 얘기 안했네

단발에 진짜 딱 늘씬하고 마른 체형

오승아 닮았음 

20대 후반 처럼 보여서 내가 실례지만 어머님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물어보니까 33이라더라 

전화받았을때 진짜 고등학생인줄 알아서 실수 한거 같다고 죄송하다하니까

 

자긴 오랜만에 기분 좋았다면서 자기도 첫인상 보고 바로 과외하기로 맘먹었다고

칭찬해주더라

 

아이는 곧 왔고 까불까불 대는 아이였는데

나는 주변에 애들이 많아서 그런지 어린애들은 잘 다룰수 있거든

가령 이 아이는 폰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내 폰으로 그 게임 다운받은 다음

 

문제 5개 연속으로 맞추면 게임 한판 시켜주는 식으로 목표설정 해주니까 집중해서 잘 하더라

연속으로 못 맞는 날은 울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약속을 정말 잘 지켰음

 

그 날은 시범 수업 날이라 그 메인 선생님이 하신다는 책 보고 

숙제 체크 한다음 테스트 식으로 몇개 풀어보도록 했는데 완전 엉망이더라

 

초4꺼 선행학습 하는 교재였는데 일단 앞부분 내용을 전혀 모르고 진도만 나간 상태였고

당장 자기 나이 책도 잘 못하더라고?

 

머머님은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요 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머리가 좋아보이진 않았음

 

그날 첫 수업 마치고 역까지 태워주신다고 해서 

차 타고 가면서 들은 얘긴데 2년전에 이혼했다고 하시더라구?

그래서 아이 좀 특벼히 신경써달라고 부탁하길래 뭔 소린가 했는데 

애정결핍같았음 남자 선생님들한테 그렇게 친하게 군다넹

 

메인 선생님이 여자인데 고대 다니는 앤데 방학 동안 집에서 하숙시키면서

수업했는데

아이를 못잡아서 끌려다닌다고 ㅋㅋㅋ 나도 잘 맞으면 메인 선생님 시켜준다 해서

뭔가 동기부여가 됨

 

그렇게 인사드리고 집에 오면서 뭔가 설렜음

단순히 이뻐서가 아니라 앞으로 재밌는 일들이 계속 일어날거 같아서 

 

그리고 4달 정도 지나고 아이랑도 친해졌고

그 분이랑도 어색함없이 얘기 나누는 사이가 됨

가끔 아이보다 내가 먼저 도착하면 커피마시면서 수다 떨음

주로 내 예전 연애 얘기였고 그 분은 주로 들어주면서 이런저런 얘기 해주심

 

원래 돈이 좀 있는 집이라 유학다녀오고 좀 많이 놀았었다고

그러다 계획하지 않은 아이가 생겼고 그 남자는 결혼은 ㄴㄴ 고 양육비만 보내주는 조건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고 있다고 했음

학교 졸업하자마자 그냥 애엄마 된거지 뭐

 

그리고 그 와중에 그분이 얘기를 꺼냄

겨울방학동안 여기서 하숙하면서 아이 봐줄수 있냐고

아이가 많이 좋아하는거 같고 다른 수학 선생님도 그만둬서 

 

대신 수업 외 시간은 자유고

페이도 세배로 줄테니

방값 이런거 낼 필요 없다고 

 

한 마디로 먹여주고 재워줄테니 24시간 아이 돌보미하는 역할이었음

 

그리고 고민을 하게됨

 

반응 좋으면 2편 감

 

 

 

2편링크: https://24post.co.kr/humors/811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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