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문제 책임 안진다"던 배민, 약관 바꾼다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1·2위 사업자의 ‘갑질’이 연이어 적발됐다. 2위 요기요가 입점 음식점에 최저가를 강요한 사실이 적발된데 이어, 1위 배달의민족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약관을 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약관을 심사해 4개 유형 불공정조항을 시정했다고 9일 밝혔다. 배민은 특정한 사유로 소비자와 계약을 해지(회원 강제 탈퇴)할 때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지만 해왔다.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공정위 지적을 반영, 배민은 사전통지 절차를 보장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웹사이트·앱에 공지사항 등으로 알리기만 하면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변경·중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배민은 “서비스 중단 등 소비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개별 통지를 한다”는 내용으로 개선했다. 자사 책임을 부당하게 면제하는 조항도 적발됐다. 배민은 소비자·음식점이 게시한 정보의 신뢰도, 상품 품질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규정을 적용했다. 앞으로는 음식점·소비자 귀책사유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배민의 고의·과실이 있다면 책임을 지기로 했다. 이밖에, 불특정 다수 소비자에게 특정 사안을 통지할 때 ‘소비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개별적으로 알리도록 조항을 개선했다. 배민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해당 조항을 자진시정했다. 이런 내용을 반영한 새로운 약관을 이달 중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시행할 계획이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요기요·배달통의 소비자 이용약관, 배민·요기요·배달통이 음식점에 적용하는 약관에도 불공정 조항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