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선언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2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오던 비정규직 직제인 ‘전문 임기제’를 ‘일반 임기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일반 임기제란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요구되는 직제에 임용하는 경력직 공무원이다. 계약 기간이 최소 5년 이상이기 때문에 사실상 정규직으로 분류된다.전환 대상은 전문직인 학예사(큐레이터)를 비롯한 전문 임기제 37명이다. 그런데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들을 곧바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공채라는 방식을 택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채 공고를 내고 이력서를 받는 절차를 진행했다. 기존에 근무하던 전문 임기제 학예사들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이력서를 낸 이들을 대상으로 내부 심사를 진행했다. 추가 공채 과정 없이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 인국공과는 방식이 달랐다. 비정규직을 자회사로 직접 고용 후 자회사의 공공기관을 추진하는 한국도로공사와도 다른 사례다.
5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1~3차로 나눠서 진행되는 공채 과정 중 이날까지 1~2차 공채가 완료됐다. 이를 통해 22명이 일반 임기제로 전환됐다. 이 중 14명(63.6%)은 기존에 근무하던 전문 임기제 직원들이다. 하지만 나머지 8명(36.4%)은 공채를 통해 새롭게 기회를 얻은 이들이 채용 문턱을 넘었다. 검증 과정을 거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사뭇 다른 방식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전문 임기제 중 일자리를 잃는 이들도 나왔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식을 놓고 논란을 겪고 있는 다른 기관과는 아예 다른 고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국립현대미술관 담당자는 “(기존 비정규직의) 고용 승계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공정 경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대신 고용 기간이 늘어나면서 고용 안정성 면에서는 더욱 나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