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외국 물가.jpg와 같은 짤들이 종종 올라온다. 그러면 으레 중간상인을 성토하는 댓글이 달린다. 과연 이것은 사실일까? '악의 축'인 중간상인, 유통기업이 폭리를 취해서 농민과 소비자 양쪽의 고혈을 빨아먹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 식료품의 유통 마진율은 오히려 미국, 일본, 독일 등보다 낮은 편이다. 흔히 생각하는 유통 과정에서의 폭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농수산물 가격의 생산비 대 유통비의 비율은 보통 55 : 45 정도이다. 유통업자가 가져가는 45 중 30은 운반비, 보관비, 포장비, 인건비 등의 비용이다. 이윤이라 할 수 있는 15 역시 하나의 유통업자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유통 단계가 많기 때문에, 15라는 파이 역시 수명의 유통업자들이 나눠 가지게 된다. 즉, 흔히 인식되는 엄청난 폭리를 취하며 국민의 고혈을 쥐어짜는 악덕 중간상인은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의 식료품 물가는 왜이렇게 비싼걸까? 낮은 농업생산성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농가평균 경지면적은 약 1.37ha로 1인당으로 환산하면 세계적으로도 매우 작은 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이것은 오스트레일리아 373ha, 캐나다 303ha, 미국 82ha 등과 단순 비교를 하여도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개별 농가의 경지 면적이 워낙 적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실현불가능하여 생산비용도 높아지고, 유통과정도 늘어날수밖에 없다. 미국에선 유통대기업들이 대농장주와 계약하고 바로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많은 공급 주체 때문에 유통 과정이 늘어진다. 자동화, 기계화등도 개인이 감당할수 없는 초기 투자비용과 낮은 기대수익때문에 더딤.
저 앱의 동그라미 하나가 위의 거대한 원모양의 농지임. 농부는 태블릿으로 수만편의 땅을 관리한다.
위와는 대비되는 우리나라 농업 현실. 한국은 벼농사를 제외하고는 자동화, 기계화가 진척되어 있다.
결론:
한국의 미친듯한 식료품 물가는 영세한 농가,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자연환경 등으로 인한 낮은 농업 생산성 때문임. 악의 축인 적폐 중간상인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가를 낮출려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기업농을 육성하던가 식료품 시장을 개방하던가 둘중 하나를 해야 된다.
Ps) 그러면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유통 단계가 많냐! 고 할수 있는데, 생산이 영세하면 당연히 유통도 복잡해짐.
ㅡㅡㅋ 농가 시세랑 현지 시세보면 이런소리 못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