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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라서 가져와봅니다.

 

모두 업보 때문일까? 근거 없는 업장소멸과 액땜

 

 

글을 쓰면서 난감할 때가 있다. 그것은 질문을 받았을 때이다. 교리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때로 삶의 방식과 같은 고차원적인 물음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스님도 아닌 것이 학자도 아닌 것이 답하기가 참으로 난처하다. 그저 인터넷에 글쓰기 하는 보통불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좀 아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삶을 바라보는 방법(프레임)

 

블로그를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는 어느 법우님께서 댓글을 보내 주셨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어 여쭙고자 합니다. 

삶을 바라보는 방법(프레임)입니다. 

1. 전생으로부터 업과 과보가 있고 
2. 금생에 보시 및 계, 정, 혜를 닦겠다는 의지가 있고 
3. 금생에 연기에 따라 펼쳐지는 사건, 사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1~3번과 무아를 결합하여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d법우님)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경전을 근거로 하는 글쓰기임에도 불구하고 인생상담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으로 생각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스님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다. 더구나 스승도 없다. 그래서 어떤 이는 “스승도 없는 것이 알음알이만 잔뜩 늘어 사량분별하는 글쓰기만 한다”고 비판한다.

 

질문에 대하여 답장을 드릴 수 없는 처지라고 하였다. 생활인이다 보니 생업에 바빠서 일일이 답장을 해 줄 수 없는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다만 질문의 내용을 기억하여 가슴에 품고 있겠다고 하였다. 마치 닭이 알을 품듯이 풀려지지 않는 화두처럼 마음에 담아 놓으면 어느 때 좋은 생각이 떠 오를질 모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부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글을 주신 법우님은 1번 사항에 대하여 “무아이지만 전생으로부터 업을 상속한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라고 하면서, 경전에 실려 있는 ‘자신은 업의 주인, 업의 상속자’라는 구절을 이야기 하였다. 일반적으로 불자들이 알고 있는 업설이기 때문이다.

 

업은 자신의 주인이라는 ‘업자성정견’에 대한 글을 여러 차례 쓴 바 있다. 그리고 업보는 자신이 만든 것도 아니고 남이  만든 것도 아니라 경전의 근거를 들어 “접촉을 연유로 생겨나는 것이다.(S12:24)”라고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렇게 업과 업의 과보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그런데 법우님이 올린 문제제기에 대한 글을 지나칠 수 없어서 숙고하기 시작 하였다. 그러나 삶의 과정에서 풀리지 않은 의문이 업과 과보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사량분별로는 알 수 없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전을 떠들어 보는 것이다. “이럴 때 부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하고 열어 보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안에  원하는 답이 들어 있다! 여러 차례 겪은 일이다. 

 

불자들이 알고 있는 업설

 

부처님이 설한 팔만사천가지 법문 안에 뭇삶들이 고민하는 모든 사항이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업과 업의 과보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빠알리 니까야를 열어 보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까지 불자들이 알고 있는 업설을 뒤집어 엎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상윳따니까야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씨바까]

“존자 고따마여, 어떤 수행자나 성직자들은   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렇다면 존자 고따마께서는 이것에 대하여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Mo  iyas ī vakasutt a- 몰리야 씨바까의 경, 상윳따니까야 S36:21, 전재성님역)

 

 

경에 등장하는 몰리야 씨바까는 인도의 왕족이었다. 부처님을 만나서 운명에 대하여 물은 것이다. 그런 씨빠까에게 부처님은 “고통이라는 것은 많은 원인들에 의해서 온다.”라는 시실을 가르쳐 준다. 그런 내용이 경에 실려 있다.

 

경에서 씨바까가 질문한 내용으로 “개인이 느끼는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와 같은 견해를 일반적으로  ‘숙명론(pubbakatahetu)’으로서  자이나교의 이론이라 한다.

 

지금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업보로 알고 있다. ‘업설의 신봉자(kammavada)들’이다. 모든 행위, 즉 업은 좋건 나쁘건 그것에 합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현세에 영향을 끼치거나 내세에 그 영향을 끼친다고 하며 우리의 현세의 존재는 과거의 행위의 결과라고 본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런 업설을 부정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제까지 불자들이 알고 있는 상식을 뒤집어 엎는 것이기 때문이다.

 

네 가지 업설이 있는데

 

그렇다면 업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교도경(S12:14)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볼 수 있다.

 

 

[ 유행자]

" 벗이여, 싸리뿟따여,

1)  업보를 믿는 자로서 괴로움은 스스로가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수행자나 성직자들이 있습니다.

 

벗이여, 싸리뿟따여,

2)  업보를 믿는 자로서 괴로움은 남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수행자나 성직자들이 있습니다.

 

벗이여, 싸리뿟따여,

3)  업보를 믿는 자로서 괴로움은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남이 만들기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수행자나 성직자들이 있습니다.

 

벗이여,

4)  싸리뿟따여, 업보를 믿는 자로서 괴로움은 스스로 만든 것도 아니고 남이 만든 것도 아닌 원인 없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수행자나 성직자들이 있습니다.

 

( 안냐띳티야경-Aññatitthiyasutta  - 이교도경, 상윳따니까야S12:24, 전재성님역)

 

 

 

 

karma

 

 

유행자가 사리뿟따에게 네 가지 업보에 대하여 질문한다. 그러자 사리뿟따는 네 가지 모두 삿된견해라고 하였다.

 

왜 사견( 邪見 ) 인가? 각주에 따르면 1번항의 괴로움은 스스로 만든다는 견해는 자기원인설로 영원불변의 자아(atman)을 가정한 것이다. 힌두교적 견해라 볼 수 있다. 2번항의 괴로움은 남이 만든 것이라는 견해는 타자원인설로 시간, 신, 자성, 업 또는 운명 등 타자에 의하여 만들어 졌다고 보는 것이다. 3번 항의 경우 내적외적인과론에 소속되며 자이나교에서 취하는 입장이라 한다. 몰리야 씨바까의 경에서 씨바까가   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라고 말한 것과 같은 이론이다. 1번과 2번항의 입장이 모두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4번항의 경우 어떠한 인과도 철저하게 부정하는 유물론적 견해이다.

 

접촉을 연유로 하여

 

이와 같은 유행자의 질문에 사리뿟따존자는 모두 잘못된 견해라고 부정하였다. 그렇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하였을까? 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 되어 있다.

 

 

[싸리뿟따]

  벗이여, 세존께서는 괴로움은 연유가 있어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을 연유로 해서 생겨나는가? 접촉을 연유로 해서 생겨납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을 말한다면, 세존께서 말씀대로 설하는 것이고, 진실이 아닌 것으로 세존을 잘못 대변하는 것이 아니며, 가르침에 일치하는 대로 설명하는 것이고, 그대들의 주장의 결론이 비판의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 안냐띳티야경-Aññatitthiyasutta  - 이교도경, 상윳따니까야S12:24, 전재성님역)

 

 

 

네 가지 업설을 부정한 사리뿟따 존자는 참으로 놀라운 말을 한다.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이라는 것이  ‘ 접촉을 연유하여(Phassa   pa  icca) ’  생겨나는 것이라 하였다. 자아원인설, 타자원인설, 내적외적원인설, 원인부정론 네 가지를 모두 부정하고 접촉을 조건으로 하여 괴로움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부처님은 연기적으로 고통이 발생함을 설명한 것이다. 업과 업보 역시 연기적으로 발생한 것이라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접촉을 해야 한다. 십이연기에 있어서 “ 여섯 감역을 조건으로 접촉이 생겨나고, 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생겨나며”의 그 접촉(phassa)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처님은 고통이나 업보는 연기적으로 조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다.

 

업설에 대한 놀라운 내용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러나 그 때 당시에 접촉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였다. 단지 연기법에 따른 조건 발생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법우님의 질문에 따라 경전을 다시 열어 보니 놀랄만한 내용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몰리야 씨바까의 경에서 씨바까의 질문에 대하여 부처님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기 때문이다.

 

 

[ 세존]

씨바까여, 이 세상에서 어떠한 느낌들은 우연한 피습에서 생겨납니다. 씨바까여, 이 세상에서 어떠한 느낌들은 우연한 피습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씨바까여, 세상에 어떠한 느낌들은 우연한 피습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Mo  iyas ī vakasutt a- 몰리야 씨바까의 경, 상윳따니까야 S36:21,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씨바까의 업보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여덟 가지로 설명한다. 이 세상에 어떠한 느낌들은 담즙, 점액, 바람, 체질, 계절의 변화, 불운한 사건, 우연한 피습, 업보의 성숙 이렇게 여덟 가지 요인으로 생겨난다고 하였다. 이중 일곱번 째에 대한 것이 위에 언급된 ‘우연한 피습’에 대한 내용이다.

 

우연한 피습(opakkamikana)이란?

 

경에서 표현된 ‘우연한 피습(opakkamikana)’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부처님이 우연론을 설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각주에 따르면, “예를 들어 ‘이 자가 도둑이나 간통자라고 하면 체포해서 무릎이나 팔꿈치 곤봉으로 때리고 공격하여 발생된 것’을 두고 말한다.(Srp.III.81)”고 하였다. 또 한 예로서 “부처님께 돌조각에 우연히 발을 다친 것을 여기에 귀속시키도 한다. .(Srp.III.81)”라고 부연설명하고 있다. 또 Milp.302의 주석에 따르면 “굶주림이나 목마름, 중독, 물림, 불타고, 익사하고, 살해 되는 것은 제때에 업보에 따라 죽지 못한 것으로 본다. 이러한 것은 업의 성숙과는 달리 의학적으로 처리 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지금 받고 있는 고통이 자신이 과거에 지은 업보에 반드시 따른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이를 우연한 피습이라 하였는데, 우연히 발생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무인발생 또는 우연발생은 아니다. 접촉을 통해서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이교도경에서와 같이 “괴로움은 연유가 있어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을 연유로 해서 생겨나는가? 접촉을 연유로 해서 생겨납니다. (S12:14)”와 같이 연기적 발생을 말씀 하셨기 때문이다. 그런 예를 도둑과 간통자를 들고 있다.

 

도둑놈이 곤봉세례를 받아 괴로워 하는 것은 도둑질을 하다 붙잡혔기 때문이다. 곤봉세례를 받는 것이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도둑질을 하다 붙잡힌 연유로 매를 맞아 고통을 받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병에 걸린자가 고통을 받는 것도 전생에 나쁜 업에 대한 과보가 아니라 병이 일어날 만한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지금 치매에 걸린 자가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때, 업보를 믿는 사람들은 전생의 과보 때문으로 본다. 그래서 지금 동물처럼 행동하는 것에 대하여 동물의 과보를 지금 받는 것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접촉에 기인한다. 치매에 걸릴 조건이 성숙하였기 때문에 치매에 걸린 것이다. 그래서 주석에 따르면 이런 괴로움은 업의 성숙과는 달리 의학적으로 처리 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부처님이 단호하게 말씀하시기를

 

그래서일까 경에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씀 하신다.

 

 

씨바까여, 어떤 수행자나 성직자들은 ‘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Mo  iyas ī vakasutta-몰리야 씨바까의 경, 상윳따니까야 S36:21,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모든 것을 업보로 돌리는 것에 대하여 부정한다. 주석에 따르면 고통을 겪는데 있어서 업보 뿐만 아니라 다른 일곱 가지 요인도 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석에서는  “많은 짐을 나르는데 갑자기 째찍질을 당하거나 갑자기 우물가에서 뱀에 물리거나 역경에 둘러싸여 생기는 일을 말한다.(Srp.III.81)”라고 설명 하였기 때문이다.

 

뱀에 물려 괴로워 하는 것은 과거 전생의 업이 성숙한 것이라기 보다 우물가에 갔었기 때문이다. 우물가에 가지 않았다면 뱀에 물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불운한 사건이 자신에 일어나는 것을 모두 업보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차를 타고 가다 사고를 난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살다 보면 교통사고가 날 수 있다. 언제 어떻게 나에게 불행이 닥칠지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의 차에 동승하였는데 교통사고가 나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이를 과거전생의 업보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부처님의 진정한 가르침이 아니다.

 

하지만 스님들의 법문을 들어보면 교통사고가 나서 죽지 않은 것에 대하여 업장이 소멸된 것이라고 위안의 법문을 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는 ‘접촉’에 기인한 것이다. 연기적으로 조건 발생한 것이다. 하필 그 때 그 사람의 차에 탄 것이 원인이 되어 사고를 당한 것이지 업보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업보로 돌리는 것에 대하여 부처님은 단호하게 “그들 수행자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라고 경에서 말씀 하신 것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이 말씀 하신 업보는

 

그렇다고 하여 부처님이 업보를 모두 부정한 것은 아니다. 1) 담즙, 2)점액, 3)바람, 4)체질, 5)계절의 변화, 6)불운한 사건, 7)우연한 피습에 이어 여덟 번째로 다음과 같이 8)업보에 대하여 말씀 하셨기 때문이다.

 

 

[ 세존]

씨바까여, 이 세상에서 어떠한 느낌들은 업보의 성숙에서 생겨납니다. 씨바까여, 이 세상에서 어떠한 느낌들은 업보의 성숙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씨바까여, 세상에 어떠한 느낌들은 우연한 피습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Mo  iyas ī vakasutt a- 몰리야 씨바까의 경, 상윳따니까야 S36:21,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다양하게 겪는 괴로움의 원인 중의 하나로서 ‘업의 성숙(kammavipakajani)’, 즉 업보를 말하고 있다. 주석에 따르면, “어떠한 의약도 어떠한 주문도 업의 성숙을 막을 수 없다.’따라서 업의 성숙이 아닌 그 이외의 경우는 의학적으로 처리 될 수 있다.(Srp.III.82)” 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전재성 박사의 의견을 보면 “그러나 아비담마에서는 업의 이론을 정교화 하다 보니 모든 신체적인 고통은 업의 성숙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해 놓았다.

 

아비담마의 정교한 업보이론

 

세상사람들이나 성직자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나 불행에 대하여 과거 전생의 업보에 기인한 것도 있지만, 반드시 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에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은 행위가 익으면 이를 막을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의학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여덟 가지 중에 1) 담즙, 2)점액, 3)바람 세 가지가 해당된다. 이는 인도의 의학서인 아유르-베다에서 인간의 세 가지 체질을 나타낸다.

 

업보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이를 언급하는 것은 부처님이 현재의 느낌이 과거의 업에 의해 전적으로 배타적으로 유일하게 충분하게 결정된다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서 도입 된 것이라 한다. 따라서 과거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숙명론적 결정론은 오히려 인과를 성립시키지 못하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부파불교시대의 산물인 아비담마에 따르면 오로지 업보에 따른 것이라고만 하였다. 경에서 부처님이 설한  1) 담즙, 2)점액, 3)바람, 4)체질, 5)계절의 변화, 6)불운한 사건, 7)우연한 피습이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아비담마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정교한 업이론을 만들었다.

 

 

 

구    분

분     류

기능에 따라

생산 업

돕는 업

방해 업

파괴 업

과보를 생산하는 순서에 따라

무거운 업

임종에 다다라 지은 업

습관적인 업

이미지은 업

성숙하는 시간에 따라

금생에 받는 업

다음 생에 받는 업

세번 째 생부터 끊임 없이 받는 업

효력이 없는 업

과보를 생산할 장소에 따라

해로운 업

욕계 유익한 업

색계 유익한 업

무색계 유익한 업

 

 

출처: 아비담마 길라잡이(초기불전연구원)

 

 

업보에 대하여 아비담마 이론에 따르면 기능 등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고 각 상세하게 열 여섯 가지로 구분하였다.

 

업장소멸과 액땜

 

그러나 경에서 부처님은 업보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1) 담즙, 2)점액, 3)바람, 4)체질, 5)계절의 변화, 6)불운한 사건, 7)우연한 피습, 8)업보 이렇게 여덟 가지를 들었다. 이들 여덟 가지 중에 5번, 6번, 7번은 우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각주에 따르면, “초기불교에서는 절대적 의미에서의 우연, 즉 무인( 無因 : ahetu) 은 일상적 의미의 우연을 명확히 구분했으며, 일상적 의미에서의 우연은 연기론적 인과관계로서 인정했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마치 우연히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사건들이 사실 알고 보면 연기적으로 발생된 ‘접촉’에 따른 것이라는 말과 같다. 어떤 사람이 에이즈에 걸린 것은 하필 그 때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접촉에 따라 병이 걸린 것이다. 자동차 사고가 난 것도 하필 그 때 그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접촉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일상에서 우연히 발생하는 듯한 사건이 모두 연기적 접촉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적 의미에서 우연적 사건이 인과적으로 야기된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불교문헌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 받고 있는 고통이 반드시 과거에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은 행위에 대한 과보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모든 것을 업의 탓으로 돌려 버리는 불교는 운명론 내지 숙명론 종교가 될 것이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업장소멸’했다든가,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액땜’ 했다든가 하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은 왜?

 

경에 따르면 “ 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  (S36:21)  라는 말은 부처님의 하신 말이 아니라 한다. 자기원인 또는 타자원인 등을 기반으로 한 외도의 업설이다.

 

삶의 과정에서 맛 볼 수 있는 것이 ‘ 소까빠리데와둑카도마낫수빠야사(Sokaparidevadukkhadomanassup ā y ā s ā )’ 라는 긴 복합어이다. 이를 우리말로 표현 하면 ‘슬픔-비탄-고통-근심-절망’이다.  이런 소까(Soka, 슬픔), 빠리데와(parideva, 비탄), 둑카(dukkha, 고통), 도마낫사(domanassa, 근심), 우빠야사(up ā y ā s ā,  절망)가 일어나는 요인은 무엇일까?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면   접촉’에 기인한다. 이는 연기법적인 가르침이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나 일상적인 고통은 오로지 신구의 삼업에 따른 업보라기 보다  1) 담즙, 2)점액, 3)바람, 4)체질, 5)계절의 변화, 6)불운한 사건, 7)우연한 피습, 8)업보 이렇게 여덟 가지 요인에 따른 다고 하였다. 모두 접촉에 따른 것이다. 접촉이 없었다면 그 어떤 괴로움도 느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괴로움에 대하여   접촉을 연유하여(Phassa   pa  icca) ’생겨나는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은 게송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Pitta   semhañca v ā to ca

sannip ā t ā  utuni ca
Visama
   opakkamiko ca

kammavip ā kena a ṭṭ ham ī ti.

 

[ 세존]

 담즙과 점액과 바람과

체질과 계절의 변화와

불운과 우연한 피습이 있고

여덟 번째로 업보의 성숙이 있네.( S36:21)

 

 

 

 

2013-04-1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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