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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동물카페나 실내동물원 등에서 많이 사육 중인 라쿤(미국 너구리)이 생태계위해우려생물로 지정, 관리된다. 생태계에 유출될 경우 다른 동물들에게 위해를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6월 1일부터 라쿤을 생태계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31일 밝혔다. 환경부는 라쿤이 생태계위해우려 생물관리제도가 신설된 후 최초로 지정되는 생물종이라고 설명했다. 생태계위해우려생물이란 생태계위해성 평가결과, 생태계 등에 유출될 경우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환경부 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생물종을 말한다.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한 동물카페 내의 라쿤들 모습. 김기범 기자.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한 동물카페 내의 라쿤들 모습. 김기범 기자.

라쿤은 국립생태원이 최근 실시한 생태계위해성 평가결과에서 2급 판정을 받았다. 2급인 생물종은 생태계 위해성은 보통이지만 앞으로 생태계 위해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확산 정도와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생김새가 너구리와 유사한 라쿤은 사람에 대한 친밀도가 높은 편으로 현재 약 200여 마리가 국내로 수입되어 애완용 또는 전시·관람용으로 사육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개인 사육장 등에서 탈출하거나 유기된 채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최근 수년간 야생동물 카페 등 체험용 유사동물원이 생겨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을 매개할 수 있는 라쿤이 어린이 등에게 체험 형태로 노출될 위험성도 높아졌다. 개체 수도 야생동물 카페의 경우 2018년 45개에서 지난해 55개로 늘어났고, 동물원의 라쿤 보유 개체 수는 2018년 111마리에서 지난해 160마리로 증가한 상태다.

환경부는 라쿤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크지 않지만, 생태계에 유출될 경우 생존능력이 뛰어나 국내 고유종인 삵, 오소리, 너구리 등과 서식지를 두고 다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라쿤은 광견병 바이러스 등의 감염원으로 알려져 애완·관람용으로 사람과의 접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라쿤은 인간이 보기에는 귀여운 외모일지 몰라도 생태계에서는 엄연한 포식자다. 특히 소동물들에게는 라쿤 개체 수가 늘어나는 것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라쿤은 또 기후 조건만 맞으면 어느 지역에서나 어떤 먹이를 먹고도 살아남는 적응력이 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라쿤은 야생에서 소형 무척추동물, 양서류, 조류와 그 알, 작은 포유류 등을 먹이로 삼으며 도시환경에 적응한 라쿤의 경우 주로 음식쓰레기 등을 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에 기후변화 시나리오 가운데 RCP8.5가 실현될 경우, 현재는 라쿤 서식이 불가능한 지구 북반구의 북쪽 지역까지 서식가능지역이 넓어질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RCP8.5는 인류가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아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크게 상승할 경우를 상정한 시나리오다.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한 동물카페 내의 라쿤들 모습. 김기범 기자.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한 동물카페 내의 라쿤들 모습. 김기범 기자.

한국에선 아직 라쿤으로 인한 피해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유럽이나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생태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경우 1930년대 독일에 처음 라쿤이 도입돼 주변국으로 퍼져나갔고, 현재는 유럽 전역에서 라쿤이 확인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60년대 처음 도입된 뒤 현재는 47개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42곳에서 서식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에서는 라쿤이 주인공 중 하나였던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반려동물로 삼았던 이들이 1500여가구에 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가정 내 사육에 적합하지 않은 라쿤의 특성으로 인해 다수가 버려지면서 일본 전역에 야생 라쿤이 들끓게 됐다. 캐나다 토론토 요크대의 동물행동학 연구자인 수전 맥도널드 교수는 지난해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라쿤은 귀여워 보이지만 교활한 동물이기도 하다”며 “예비지식도, 대응책도 없이 들여올 경우 라쿤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생물들 다수가 희생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생태계위해우려생물로 지정되면 상업적인 판매 목적의 수입 또는 반입은 지방환경청, 또는 유역환경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상업적인 판매 외의 목적일 경우에는 신고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누구든지 생태계위해우려생물을 생태계로 방출, 유기 등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연재 자연보전정책관은 “앞으로 생태계에 유출될 경우 위해 우려가 있는 생물종 등 외래생물에 대해 관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시행되는 생태계위해우려 생물지정고시의 자세한 내용은 환경부 누리집(www.me.go.kr) 법령정보 및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5311328001&code=940100#csidx454014be56faea9aa58bf6e5f5734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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