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고..
익명의 힘을 빌어서 남겨봄. 성향상 반말하는거 잘 못하는데 그냥 쓸게요.
여자친구가 교생을 나갔음.
난 군대 다녀와서 좀 늦고 여자친구는 계속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나보다 일찍 교생을 나감.
교생 나가기 전 날도 같이 번화가에 가서 악세사리랑 옷도 사고 데이트 잘했음.
그런데 교생을 나간 날부터 여자친구가 연락이 잘 안되길래 일 배우느라 바쁘구나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음.
교생 다녀온 첫날에 담당 교사가 여자친구한테 자꾸 추파를 던진다고 여자친구가 이야기를 해주는 거임. 그래서 나는 여자친구한테 ××이를 믿으니까 괜찮다, 난처하지 않게 어련히 잘 대응할거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음. 본인이 마음이 흔들린다면 나한테 굳이 말하지도 않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만난지 하루 밖에 안된 사이에 무슨 큰 일이나 생기겠나 싶어 넘어갔음.
이번주가 교생 첫주인데 교사가 젊기도 하고(우연찮게 나랑 동갑이라 또래가 그런 것처럼 친목 다지기라고 생각했어), 남자친구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하길래 여자친구랑 또 다른 과 친구한테 가볍게 맥주나 한 잔 하자고 했다는걸 알고도 다녀오라고 했음.(이게 금요일에 있었던 일)
그런데 사람이 쌔한거 있잖아. 목요일에 내가 보고싶다고 화상통화를 하는데 반응도 뭔가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고 사랑한다는 말도 기피하고. 그때부터 나도 기분이 살짝 나빠지기 시작해서 금요일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연락을 뜸하게 했음. 약속 잘 다녀오라는 말이나 하고.
그랬는데 '응'이라는 한마디만 남기길래 확신 아닌 확신이 섰다. 여자친구가 마음에 어떤 변화가 있었구나.
오후 3시부터 밤 11시가 다 될 때까지 연락이 단 한번도 없길래 나도 오기가 생겨서 먼저 자겠다고 잘 놀고 들어가라고 톡 넣고 한참을 뒤척거리다가 집에 있던 위스키 한 잔 마시고 다시 누웠는데 연락이 왔더라. 미안하다고. 난 그냥 연락 하나 없던게 미안하다는건 줄 알았고 때마침 과 동기한테 연락이 와서 놀러가겠다고 답변하고 나갔음. 여자친구가 나한테 전화를 계속 넣길래 안받으려다가 받아서 나 지금 놀러나간다고 말했더니 자기 아직도 그 교생 나가는 학교 부근이래.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이상 걸리는 데서 새벽 1시가 넘었고 차는 다 끊긴 상황에서 이게 뭔가 싶더라고.
그래서 나도 삐진 티를 확확 냈더니 택시타고 와서는 미안하다며 사랑한다고 그러더라. 그렇게 화가 풀려서는 여자친구 피곤하겠다고 집에 데려다 주고 난 집에 와서 잤다.
그런데 문제는 어제 새벽에 터짐. 내가 알바를 하고 있는데 다녀와서 카톡을 하니까 자기랑 이렇게 얼굴도 자주 못보고 그러는게 힘들거나 짜증나지 않냐길래 "나도 못보면 보고싶지만 그래도 사랑하고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이야기 함. 근데 그 톡을 읽고 한참동안 답도 없고 그렇길래 아차..했지. 여자친구는 그 상태로 과외하러 갔고.
원래는 본가에 가려고 했는데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과외 끝나는 여친 기다렸다. 과외 끝날 시간에 맞춰서 카톡 넣었는데 안 읽고 있다가 한참 뒤에 이제 집 부근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오길래 여자친구 집으로 감.
가서 넌지시 떠보기 시작함. 나는 너랑 할 말이 있어서 왔으니 이야기 좀 하자고. 근데 자기는 할 말이 없대. 그래서 나랑 만나는데 매번 보고싶어하는 것 같다, 근데 지금 교생하느라 바쁘고 상황적 여건이 매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한참동안 어르고 달램. 여자친구는 솔직히 지금까지 해왔던 연애는 죽고 못살면서 하루라도 안보면 힘들어했는데 너(그러니까 나를 지칭하는거)는 그런 티도 안내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힘들다고 말하더라.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닌게 월에 두번은 꼭 이런 이야기를 나한테 하면서 서운해했고 그때마다 조금 더 신경써야지 하면서 공부하는 여자친구 집에 가서 내조했다. 그런데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여자친구를 보며 나도 자책을 많이 했었고.
근데 오늘은 뭔가 느낌이 다르더라고. 이게 그냥 변명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는 지금 니가 하는 말들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이해한다. 근데 오늘은 그게 진짜 이유가 아닌 것 같다"라고 대답했음. 그런데도 말은 안하고 그냥 듣고만 있길래 관계의 키는 니(여자친구)가 잡고 있으니 배를 어디에 정박하는지는 너에게 달려있다. 잘 생각해보고 답해달라고 하고 나가려는데 여자친구가 자고 가라는 거임. 근데 분위기가 그런데 잠이 올 턱이 있나..한 3시간을 누워서 뒤척거리다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음. 여자친구 카톡을 확인했는데 그 남자교사색기가 금요일에 술먹고 여자친구한테 확실하게 호감을 표시한 것 같은 내용에..연락 안되던 시간에 그 놈이랑 통화했던 것, 학교에서도 자꾸 카톡을 주고 받았던 것, 나한테는 잔다고 이야기 해놓고 담당교사랑은 카톡하고 있던 것까지.
황망하더라. 불과 5일전만 해도 나뿐이라며 사랑한다던 사람이 그러고 있었다는게.
짐싸서 몰래 나간 다음에 맥주 한캔 하며 생각해보니 끝을 보더라도 할말은 하고 들어나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여친 집에 기어들어가서 깨웠다. 왜 말 안해줬냐고. 어리둥절하던 여자친구한테 조곤조곤 할 말 다하고 여전히 관계의 키는 니가 잡고 있으니 결정하고 말해달라고 나왔다. 기분이 착잡하더라. 여자친구가 전화 와서는 이야기 하자고 해서 다시 돌아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나는 이걸 덮겠다고 이야기했다. 여자친구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려고 하는데 비참한 기분이었음.
쨌든 봉합을 하고 나오긴 나왔는데 기분이 영 찝찝하다. 교사색기한테 여친톡으로 카톡이나 하나 남길까 하다가 참았는데..이색기가 남친 있는걸 알면서도 뻔뻔하게 들이대는 거 생각하면 ㅈ되게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네.
쓰다보니 주저리주저리 썼는데..그냥 개소리라고 생각하고 읽어봐줘. 그럼 다들 좋은 일요일 되길.
나도 4년전에 끼부리고 딴남자랑 술 마시러다니고
하는 애 만났는데 결국에 딴남자랑 잤음
참고 넘어갔는데 네달뒤에 잠수환승 당했음
걍 마음주지말고 관계만 조카하고 버리던가
니여친은 이미 신뢰를 깼음 니가 똑같이 그랬으면
니여친이 널 예전처럼 다시 믿을 수 있을까?
의심이 계속들고 정이 서서히 떨어질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