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0대 후반이고 20년전 고딩때 일진이었어.
난 어려서부터 학습장애가 심해서 공부랑은 담을 쌓았어.
중학교 꼴찌로 졸업하고나니 갈곳이 없어서 멀리 떨어진 공고에 갔어.
자취방 구해 혼자 살고 질나쁜 애들하고 어울리면서 본격적으로 엇나갔어.
담배는 기본이고 걸핏하면 사고나 치고 살았어.
제시간에 등교해본적이 없고 툭하면 무단조퇴를 했어.
숙제 한번 해간적 없고 시험날에는 결석하거나 백지제출해 0점 처리 됐지.
맨날 애들한테 소리지르고 기물파손하고 개차반으로 살았어.
교칙 엄하고 체벌 심하던 시절이라 학교에선 매맞는게 일이었어.
빠따를 맞다가 하키채나 당구큐대가 부러지는건 나한텐 흔한 일이었어.
심하면 공업용 쇠파이프로 맞고 엉덩이가 피범벅이 되기도 했어.
하도 많이 맞다 보니까 고딩 3년 내내 하루도 엉덩이가 멀쩡한 날이 없었어.
그렇게 살다가 학폭으로 학생주임 선생님께 진짜 심하게 맞은적이 있어.
주임선생님은 엄하긴 하셨지만 내가 사고칠때마다 중재해 주시고 그래도 내 천성이 나쁘지 않다시며 유일하게 내게 관심을 주셨던 분이셨어.
어떻게든 나같은 새끼도 사람 만들어 보려고 애 많이 쓰신거 생각하면 정말 죄송하고 감사해.
친구를 괴롭히는것 만큼은 절대 용서못하신다며 정말 작정하시고 무섭게 회초리를 드셨어.
하키채며 마대자루며 각목이며 몽둥이란 몽둥이가 다 부러졌는데도 그날만큼은 절대 안봐주시더라.
그날 엉덩이가 터지다못해 살점이 다 찢기고 심하게 패여서 괴사했어.
병원 가서 썩은 살점 다 도려내야 했고 피고름 멎는데만 한달이 넘게 걸렸어.
도려낸 살점은 섬유화 돼서 딱딱하게 굳어 버렸고 아래 사진처럼 징그러운 흉터가 평생 남게 됐어.
흉터도 흉터지만 체벌후유증(만성통증)이 남아 고생이야.
걸을때 엉덩이 살이 찢겨나간 자리가 당기고 욱신거려.
한창나이땐 그래도 견딜만 했는데 30중반 넘을때부터 통증정도나 빈도도 더 심해져서 통증의학과 다니고 있는데 그때 뿐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어.
그래도 그 체벌 덕에 친구랑 화해하고 친구 부모님께서도 딱 한번만 용서해 주신다고 하셨어.
요새 학폭미투가 줄줄이 터지고 학폭낙인이 큰 흠이 되면서 자꾸만 과거를 돌아보게 돼.
가해자 주제에 마음이 괴로워서 우울증약에 의존하며 살아.
여기저기 얘기라도 해야 마음이 좀 가벼워져서 커뮤니티마다 한번씩은 넋두리를 하고 사람들 조언을 구해보고 있어.
한번 잘못산 학창시절은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더라.
그나마 선생님 덕에 더 나쁜길로 빠지지 않고 늦게나마 정신차리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피해입은 친구에게는 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죄책감 갖고 살아.
여기 30살 이상 중에 나처럼 어리석은 삶을 산 사람은 아마 드물겠지?
오우 ㅋㅋㅋㅋㅋ 원래 쓰레기들한테는 매가 약이긴 한데... 친구를 어떻게 괴롭혔길래 그렇게 쳐 맞은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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