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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에서 제설기로 인공눈을 만들어 뿌리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스키장에서 제설기로 인공눈을 만들어 뿌리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눈이 점점 자주 내립니다. 눈 치우는 사람들과 골퍼들은 싫어하겠지만 스키어들은 신이 났습니다.   

따뜻한 겨울에는 눈이 덜 내려 스키장이 폐장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눈이 많이 내려주면 스키장이나 스키어 입장에서는 고맙지 않을까요? 그런데 눈이 많서 쌓여 있는데도 스키장에서 인공눈 뿌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눈은 구름을 이루고 있는 작은 물방울들은 온도가 0℃ 이하로 내려가 변한 얼음 알갱이입니다. 구름 속의 작은 물방울들이 영하의 온도에 얼음 알갱이가 됐다 다시 증발하고, 또 다시 얼음 알갱이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점 덩치가 커져 무거워지면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지요.   

이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물 분자는 안정된 배열을 이뤄 눈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다양한 구조의 결정이 형성됩니다. 눈 결정체의 모양은 복잡한 잔가지가 사방팔방으로 뻗쳐나간 모양인데 그 잔가지 사이의 빈틈이 아주 많습니다.

       

이 빈틈이 눈을 밟으면 '뽀드득' 하는 소리가 나오는 원인입니다. 눈결정의 잔가지 사이사이가 채워지면서 나는 소리인 것입니다. 또 눈사람을 만들거나, 눈싸움을 하기 위해 눈을 뭉칠 때도 쉽게 뭉쳐집니다. 빈틈끼리 서로 잘 맞물리기 때문인 것이지요.

반대로 스키장의 인공눈은 밟아도 뽀드득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또 눈사람을 만들거나 눈싸움을 하기에도 적당하지 않습니다. 잘 뭉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인공눈에는 자연눈과 같은 빈틈이 없어서 입니다.   

자연눈의 결정은 다양한 육각형태이면서 빈틈이 많습니다. 반면, 인공눈은 빈틈이 없고 밀도가 높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자연눈의 결정은 다양한 육각형태이면서 빈틈이 많습니다. 반면, 인공눈은 빈틈이 없고 밀도가 높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인공눈은 제설기를 이용해 물을 급속냉동시켜 만듭니다. 물방울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얼음 알갱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온은 영하 3℃ 이하, 습도는 70% 이하여야 합니다. 물방울이 증발해 열을 빼앗기면서 눈으로 변신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1시간 동안 거의 20톤의 물을 눈으로 만들어 뿌려야 하기 때문에 급속냉동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눈이 생성되는 과정처럼 물분자가 안정적인 배열을 이룰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공눈 결정에는 빈틈이 없고, 밀도가 높습니다. 대신 눈결정 서로 간에 틈이 없어 단단하기 때문에 마찰력이 큽니다.   

마찰력이 크면 마찰열이 발생하는데, 마찰열은 스키나 썰매 주변의 눈을 녹여서 스키나 썰매가 더 잘 미끄러지도록 해줍니다. 자연눈에서 스키나 썰매를 타보면 곧잘 눈속에 파묻히거나 잘 미끄러지지 않아 자주 넘어지지요. 인공눈 위에 넘어지면 자연눈보다 더 아프다는 느낌도 들 겁니다. 자연눈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입니다.

눈이 쌓여 있어도 스키장에서 비용을 들여 인공눈을 뿌리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눈이 너무 많이 와도 스키장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스키장은 스키가 잘 미끄러질 수 있을 정도로 눈을 잘 다져 슬로프의 컨디션을 유지합니다. 눈이 많이 오면 오히려 소금을 뿌려 눈을 녹이거나 중장비로 눈을 치워야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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