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샷의 원조는 나치 독일입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무기의 기원은,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호전 중에 안전하게 적을 저격하기 위해 사용했던 잠망경 소총으로 거슬러 올라갈 순 있습니다.
(갈리폴리에서 영국군도 잠망경 소총을 사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독소전이 한창이던 1943년. 독일은 전차병들의 의견을 수렴해 크룸라우프를 연구, 개발하게됩니다.
독소전이 독일이 원했던 탁트인 개활지 등에서 벌어지는 중장거리 전투가 아닌 (초)근접전, 도시 시가전 양상으로 흐르자
전차병, 기계화보병들은 장착된 기관총의 사각지대를 통해 전차나 장갑차에 기어올라
공격을 시도하는 소련군 병사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 대전차 무기가 부족했던 소련군은 전차를 파괴할 수단은 모조리 동원했죠. 흡착폭탄에서 화염병까지 말이죠)
헌데 전차병들 뿐만 아니라 다른 보병에게도 은,엄폐가 필요한 전장이나 시가전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무기였죠.
머리를 내밀지 않고 건물의 모퉁이에서 어느 각도에서든 구부러진 총기만 내밀고 사격을 할 수 있게 해주는게 목적이였습니다.
위력과 정밀성, 명중률은 둘째 문제였고요.
일단 당시 보병들의 제식소총인 Kar 98을 위해 디자인 되었습니다. 이후 MP 43에도 시도가 되고,
7.92×33 (8mm Kurz, 쿠르쯔는 짧다는 의미) 탄이 사용되고.
나중엔 최초의 돌격소총인 STG 44에도 휘어진 총열이 장착이 됩니다.
탈부착이 가능해 휴대하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장착하는 방식이죠.
STG-44 ( 90도 각도 크룸라우프)
최적의 각도를 찾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죠. 30도와 90도가 시도되는데
30도 각도인 볼사츠-J (Vorsatz-J)는 보병들을 위해 디자인되고 제작이 됩니다. 총열에 잠망경이 조준장치로 부착이 되죠.
90도 각도인 볼사츠-P (Vorsatz-P)는 기계화보병들을 위해 디자인 됩니다. 볼마운트가 달려 차량 안에서 사격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일종의 건터렛, 스태빌라이저 같은 개념이라고 할까요.
엘레판트. 전방에 기관총 마운트를 신설하고, 전면장갑을 강화하고(220mm), 트랙이 넓혀지고, 찌메리트 코팅이 추가되었으며, 전차장 큐폴라가 추가됨. 이 개조는 중량을 약 5톤 늘려 원래 65톤이던 중량을 70톤으로 늘림.
쿠르스크 전차전 이후 히틀러의 명령 하에 살아남은 차량들을 개조하여 엘레판트로 다시 이름 붙이고 7.92 mm MG 34를 더 장착하기 전,
페르디난트 구축전차 (판저예거 티거 (P), Sd.Kfz. 184)의 주무장은 8.8 cm Pak 43/2 L/71 (StuK 43/1) 이였죠. (원래 전차 잡는 전차라)
우리에겐 포르쉐 박사가 디자인한 전차로 보다 알려진.
특히 이 전차에서 운용한 경우 총열이 90도로 휘어진 덕분에 내부에서 몸을 크게 움직일 필요 없이 적을 공격할 수 있었고,
총열을 지나간 총알이 깨진 상태로 발사됐기 때문에 일종의 산탄총 같은 효과로 저지력은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수십 센티미터 길이의 무거운 금속과 여러 장치를 총신에 달았기에 총의 무게가 증가하죠
(위 영상을 보면 어떻게 분리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유의 구조로 인해 총열이 몇백 발까지 밖에 버티지 못하고 그 후에는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총알이 그대로 관통하면서 총열이 파괴되곤 했습니다.
이런 문제들 보다도 더욱 심각했던 진짜 문제점은 그 형상 만큼 생산이 쉽지 않았고 휴대 및 관리도 매우 불편했다는 점이죠.
종전 후 독일의 무기체계를 연구하던 미국과 소련에 의해 다양한 총기에 접목이 이루어집니다.
우리에겐 '다발총'으로 보다 친숙한 PPSh 41 크룸라우프 버전. 30도 버전인데 100m 범위 내에서도 만족할 만한 정확성이 나오지 않아 개발 포기.
이후 SG 43 RPD, AK 47에 이르기까지 시도는 이뤄집니다.
실전에서 사용된 예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전쟁 때 미군 전차병들에 의해서죠.
전쟁 초기엔 국군이 북한군 전차를 상대로 변변한 대전차 화기가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육탄전을 감행했지만,
중기에서 후기가 되면서 미군이 북한군이나 중공군으로 부터 이런 공격을 받게 됩니다.
'크룸라우프'는 이들에게도 나름 유용하게 쓰입니다. M3 그리스 건 용으로 개발해 전차병들에게 지급되죠.
마치 독소전에서 독일군 전차에 기어오르던 소련군과 같은 상황이 된 겁니다.
총열 탈부착이 가능한 그리스 건
어쨌든 독일이 패전하는 바람에 코너샷은 더 이상 현대적인 모습으로 진화되지 않았습니다.
(개념 자체는 유효했고 그래서 필요성에 의해 유사한 총기가 등장은 했지만)
기술적으로 진보된 형태를 보게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죠.
총열을 구부리지 않고 이미 구부러진 거치대에 디지털 카메라를 부착하고 각도를 조절하며 발사하게끔 말이죠.
그리고 나치가 개발한 코너샷을 60년이 지난 뒤 이스라엘(과 미국 합동으로)이 완성한 것은 아이러니컬하다고 할까요.
디지털 카메라가 없던 시기에 잠망경이나 프리즘을 달아야 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죠.
그 후로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 국가에서 개발 중입니다. 프랑스와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도 개발중이고요.
FN Minimi
FAMAS
코너샷 응용 SAR 21 ("Singapore Assault Rifle - 21st Century")
구글 글래스와 카메라가 내장된 망원조준경을 와이파이로 연결하여 코너샷을 하는 모습. 피카티니 레일에다 붙여 범용성을 높임.
드론을 이용한 암살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
기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