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습관 연구 강대희 교수
"반복적 음주가 제일 해로워"
지난해 12 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음주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주 장소로 집을 고른 응답자 비율은 49.0 %로 집계돼 코로나 19 이전( 25.2 %)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빈도에서도 '주 4회 이상' 음주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10.9 %를 기록해 2020 년 1월 이전( 4.6 %)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강대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사진)는 최근 이 같은 음주 현상에 경종을 울리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04~2013 년 40~69 세의 건강한 중장년 국민 약 13 만명을 대상으로 소량 음주가 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2~3 잔 이하 소량 음주라도 일주일에 5회 이상 반복할 때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병 위험이 46 %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세계보건기구( WHO )는 한 번에 40g 미만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을 소량 음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소주·맥주·와인 등을 전용 잔으로 마실 때 3잔 안팎에 해당하는 정도의 양"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 연구팀(이휘원 박사·황단 박사과정)은 반복적인 알코올 노출이 위 점막 세포의 유전자( DNA )를 영구적으로 손상시킨다는 데 주요 원인이 있다고 추정했다. 알코올 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DNA 의 복구 과정을 억제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지원을 받아 국가건강검진 사업에 참여한 암 검진센터 약 50 곳에서 18 만명 이상의 참여자를 모집한 뒤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12 만 8218 명을 대상으로 약 8.6 년 동안 추적 조사를 진행한 결과물이다. 전향적(추적 조사형) 코호트 연구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이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은 약 300 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강 교수는 "아시아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이번 연구는 WHO 의 음주량 가이드라인 설정 등 세계 보건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 자리에서 폭음할 때와 소량을 자주 마셨을 때 위험도 차이에 대해서는 후행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음식과 암 발병 간 인과관계에서 위험인자에 대한 절대적인 노출량이 중요한 만큼 과도한 음주는 지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위·간 등에 휴식기를 부여할 수 있는 '간헐적 단주'를 대안으로 제시한 까닭이다.
그는 "완전 금주나 단주가 어렵다면 최소한 장기가 회복할 시간은 지켜줘야 한다"며 "음주한 다음날은 술자리를 거절하고 이틀 연속 음주한 다음날에는 반드시 금주하는 등 원칙을 세워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될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감사요
- 축하드립니다. 댓글 보너스 18점을 받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