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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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살갗에는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 수분은 많은데 산소는 없기 때문이다. 불이 붙었다면 옷일 가능성이 크다. 김포소방서 화재조사팀 이종인 팀장은 “일반 면은 잘 타지 않지만 아웃도어, 특히 경량화를 목적으로 옷 안에 공기층이 형성된 제품들에는 도화선처럼 불이 붙을 수 있다”며 “가장 확실하게 불을 끄는 방법은 가연물인 옷을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타 녹아서 피부에 달라붙은 화학섬유는 지속적으로 화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복은 모두 제거하는 게 좋다.
의복을 5초 안에 벗기 어려울 것 같다면 엎드려 구르는 수밖에 없다. 연기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양 손으로 눈, 코, 입을 막고 재빠르게 땅에 엎드려 뒹군다.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종인 팀장은 “불이 붙은 부위가 땅에 맞닿을 때마다 산소가 차단돼 불이 꺼지는 질식소화의 원리”라고 말했다.
문제는 유류가 더해졌을 때다. 유류는 석유 성분이 포함된 인화성 물질이다. 방화범죄에 자주 악용되는 건 휘발유인데 인체도 태울 수 있을 정도로 불이 잘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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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도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질식소화다. 산소를 차단할 수 있는 물건을 덮어주는 것이다. 실내라면 이불, 실외라면 겉옷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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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 인체에 미칠 수 있는 피해가 불 못지않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화기는 분말소화기다. 탄산나트륨, 인산암모늄 등의 성분이 들어 있는데 소량으로도 호흡기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미세분말이 기도를 막는 것도 가능하다. 이종인 팀장은 “불을 끄는 효과도 분말소화기보다는 이불, 겉옷 등이 크다”며 “ 소화기는 주변에 산소를 차단할 수 있는 마땅한 물건이 없을 때, 사람의 호흡기를 최대한 피해서 짧은 시간 사용한다 ”고 말했다.
불을 껐다면 화장실로 이동해 구급대원이 오기 전까지 화상 부위를 물에 담그고 있어야 한다. 화상은 초기 대응이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