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인 주세가 오르는 데 이어, 원자재·물류비 상승의 여파로 올해도 소주와 맥주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회사가 출고가를 올리면, 각 판매처에 납품하는 주류 도매상은 물론, 마트나 식당에서도 인상요인에 따라 도미노처럼 가격이 올라가기에 업계에서는 출고가가 100원만 인상되도 실제 식당에서는 1천원가량 술값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현재 오비맥주의 500ml 병맥주 제품은 출고가가 1250원대로 알려져 있는데, 주세를 반영하면 출고가가 최소 15.25원은 오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캔을 만드는 알루미늄, 소주의 원료가 되는 주정 등의 공급가격이 높아지면서 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현재 주류업계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내부적으로 인상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인데, 정확한 출고가 조정 시점이나 규모는 미정 상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 500ml 병을 기준으로 세금이 올라 15.25원의 출고가가 오르는 것은 확정인데, 다른 인상요인을 고려하더라도 몇십 원 오르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도 "원자재 비용부터 에너지 비용까지 안 오른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전 분야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다보니 소비자들의 반응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출고가가 몇십 원대 상승에 그치더라도 실제 소비자가 술을 구매하기까지는 중간단계가 남아있다.
공장에서 출고된 소주와 맥주는 각 지역마다 허가를 받은 주류 도매업자를 거쳐야 마트·편의점·식당 등에 납품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운송·보관비,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생기게 되고, 도매업자들의 마진도 필요한 구조다.
올해 소주·맥주 가격 또 오른다…'소주 1병 6천원' 시대 열릴듯. 연합뉴스
따라서 출고가 인상분에, 인건비·전기료 등 제반비용 상승분을 추가로 반영하게 되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류도매상도 한명 한명 소매점들을 찾아다니며 고객들을 확보해야하는 자영업자"라며 "도매상들끼리 경쟁이 치열해 대부분 인상을 자제하려 하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트나 편의점으로 향하는 소주·맥주의 인상폭은 그나마 제한적이다.
지난해 소주 출고가가 1병당 85원 인상됐을 때 마트·편의점에서의 가격은 100~150원가량 올랐다.
대규모 납품을 통한 박리다매가 가능하고,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에 능숙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식당과 주점에서 접하는 주류의 인상폭은 이번에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인기를 끄는 식당을 제외하고는 박리다매가 어려운 구조에, 출고가·도매가 상승분을 자영업자 개인이 떠안기는 힘들고, 인건비·임대료 등 원가 부담까지 인상 요인에 포함되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일반적으로 원가를 30으로 잡고 나머지 70에서 임대료·공과금·인건비 등 비용과 마진을 잡아야 운영이 가능하다"며 "공급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제반비용 상승에 대응하려면 500원 ~1 천원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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