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때부터 죽기전에 세계여행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지잡 1년 마치고 자퇴서를 내고, 군대에 다녀오고 바로 여행을 갔었지
거지꼴로 돌아다니며 정말 하루 2~3만원으로 세계를 돌았다
중간에 알바도 하고 ( 바텐딩을 배워둔게 정말 크더라 )
아시아부터 시작해 인도 몽골 유럽 아프리카 남미 북미 등등 대륙마다 한번씩은 가봤다
난 사람만나는걸 너무 좋아해서 관광보다 사람만나는데 중점을 뒀지
요즘 시대가 얼마나 좋냐.. 페이스북으로 각국 친구들과 언제든지 연락이 되잖아 그렇게 수많은 친구들이 생겼다.
근데 내 행복이 연애에는 독이었다 보더라.
코로나가 퍼진다는 말에 한국에 돌아오고, 몇달 뒤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됬다.
나는 한국에서 여행 에세이를 쓰며, 못다한 공부를 하며 지내다
몇달이 지나고 여자친구를 만났다
한동안은 여느 연애처럼 행복했다
어느덧 1년이 지나니 나도 여행이 너무 그리워지더라
그래서 국내 여행을 다녔다. 자전거 국토종주부터 오지 캠핑도 다녀오며 코시국과 여행의 갈망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었어
여자친구도 처음에는 응원하고 덩달아 좋아했다
다녀오면 옆에 누워서 내가 이야기해주면 본인도 신기해하더라구
그러다가 세계여행 다녀온 얘기도 해줬어
처음엔 신기해하며 듣더니 중간부터 표정이 안좋더라
당시에는 뭐지? 하고 넘겼었다.
그리고나서부터 이상하게 애가 변하더라
자다가 깻더니 내 폰 뒤지면서 외국친구들과 연락한 메세지를 읽고있고
어느날은 자기 폰으로 힌디어 번역기까지 돌리고 있더라
시발 그사람 인도 카페 사장이야...40대 아저씨 유부남이라고...
스트레스받아서 대놓고 물어봤다 왜구러냐고
그러니까 본인이 화내면서 하는말이 니한테 나는 그냥 한국 와이프 아니냐고. 외국에서 사먹은 걸레가 몇명이냐는 소리를 하더라
와.. 뇌가 그대로 굳어버리더라
얼마나 말이안돠는 소리를 하는지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되는거야
그대로 몸 돌려서 나와버렸다.
문 닫으니까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더라. 지 화에 못이긴거겠지.
일주일 뒤에 연락이 오더라 만나서 얘기좀 하자고
대충 요약하면 본인은 여행가봤자 유럽 미국만 생각했고
동남아 여행은 뭐 황제여행 그런 성매매로 생각한다고 한다
다른데서도 게스트하우스나 카우치서핑가서 같이 숙소쓴 자기 아는 누나들 얘기 듣고 뭐 내가 걸레로 보인다 하더라
주변 친구들이나 인터넷 커뮤에서 선동당한건가 싶다 지금 보기엔..
그러고 하는말이
과거는 다 잊어줄테니 서약서를 써라 하면서 종이를 들이밀더라
본인은 여행다녀온 얘기를 뭐 누구에게도 절대 하지 않는다
(자기 쪽팔린다고)
뭐 또 성병검사 받아보고 제출한다 이런말이 써있더라
지랑 나랑 한게 몇번인데... ㅋㅋㅋㅋㅋ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와버렸다 그런 수치를 내가 겪어야 하나 싶더라
여행한 500일가량은 내 자랑이고 내 청춘의 전부였다
사막의 태양이 끓어가며 노을지는 광경을 본 날들이, 몽골 초원에서 말타고 경주하던 추억. 대만 야시장 길거리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던 내 순수한 청춘의 기억이 어느새 더러운 성매매의 핑계가 되어버렸다
젊음을 불태워 누구보다 밝은 빛을 내었다 자부했는데
누군가 보기엔 홍등가의 전구 하나로밖에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어제는 도저히 잠이 안 와 새벽까지 깨어있었다.
사막에서 만났던 시뭄이 먼 길을 돌아서 다시 내게 불어왔다
새벽이 깊고 나는 밤새 흔들렸다.
필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