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차관이 브리핑을 하는 동안은 꽤 많은 양의 비가 계속 쏟아졌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강 차관이 혼자 우산을 들고 브리핑을 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대여섯 장의 종이를 넘겨가며 브리핑을 해야 하는데 한손으로 우산을 들고 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우산을 씌워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브리핑이 시작될 즈음, 강 차관 옆으로 우산을 든 법무부 직원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옆에 있었는데 모 방송국 기자가 직원에게 자세를 더 낮추라고 요구했다. 직원은 곧바로 자세를 낮췄고 엉거주춤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뒤로 가라고 요구했다. 강 차관 뒤로 가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강 차관 엉덩이 근처에 얼굴을 대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문제는 이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다. 속사정을 모르는 독자들은 당연히 황당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연출한 것이 법무부 차관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 차관 뒤로 가라고 지시한 것은 차관이 아니라 다름 아닌 기자들이다. 직원은 자신의 몸과 손이 카메라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몸을 점점 낮추며 이런 자세, 저런 자세를 취하다 결국 가장 편한 무릎을 꿇는 자세(사진)를 선택했을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자니 법무부 직원은 힘겨워 보였다. 오리걸음 자세로 그것도 무거운 우산을 들고, 우산을 부여잡은 손과 팔이 떨리기도 했다. 더욱이 양복은 비로 흠뻑 젖었다. ‘처음부터 천막을 치고 했어야 했는데’, ‘그냥 강 차관 옆에서 꼿꼿이 서서 우산을 들어줘도 되지 않나’, ‘아니면 다른 사람과 교대로 했어야 했는데’ 등등 여러 생각이 들었다.
27일 많은 언론사들이 아프간인 관련 소식 못지않게 강 차관 ‘황제 의전’ 논란을 보도했다. 청년정의당과 국민의힘은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고 결국 강 차관은 사과했다. 논란의 제공자는 기자들이었음에도 강 차관은 ‘황제 의전’을 받은 ‘갑질 상사’가 됐고 사퇴압박까지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27일 강성국 차관의 ‘황제 의전’ 논란은 잘못됐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제공한 이들은 법무부가 아니라 기자들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http://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256524
뒤에서 무릎꿇고 우산 받치고 차관은 그 밑에서 낭독하는데 주변 법무부 관계자들이 방관했다는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임 만약 기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면 잘못된 판단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