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대학병원 검진센터 문진 판정업무중
- 공장형 검진센터, 2차병원 등에서 했던것 합치면 검진일만 얼추 8년째
- 가정의학과 전문의
- 나라에서 공짜로 해주는 ‘공단검진’과 ‘국가암검진’이 아니고
보통 중견 이상의 회사에서 복지차 해주거나, 사비를 들여서 하는 패키지형 종합검진을 위주로 설명하겠음
보통 사무직 기준 2년에 한번씩 공단검진 수검 의무가 있는데
종합검진을 하고 그 결과로 퉁치는 경우가 많음.
1. 검진에서 알아야 할 원칙
1-1. 제발 비수기에 받자
연말로 갈수록 성수기라고 보면 됨.
12월 말일에는 전쟁통이던 센터가
신정 쇠고 오면 적막강산임
이 때가 검진을 받기 제일 좋다고 할수 있지
1,2월 검진을 정말 강력히 추천함
원하는 날짜 시간 다 맞출수 있고 대형 검진센터는 프로모션하는 경우도 많음!!
12월 같은 경우엔 위대장은 풀북이라 못 받고 딴 검사로 대신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 정말 제발 이때 하지 마
1-2. 검진은 검사지 진료가 아니다
예를 들어 머리가 종종 아프다고 하면
사람들은 뇌 CT를 선택해
씨티를 찍고
영상의학과가 일괄적인 판독을 하고
(거기에 이 환자가 두통이 있는지 어떻게 있는지 그런 디테일한 내용이 참고되지는 않음. 일괄 검사하는 검진 특성상)
그 판독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옮겨주는게 ’판정‘인데
판독상 큰 이상이 없더라도, 이 사람의 두통이 어느 종류인지를 감별하고, 어떤 약을 쓸지 결정하는 건 진료의 영역임
검사한걸 참고삼아 진료로 연계를 하는 것이 좋아.
팁을 주자면, 검진이 끝나고 나서 그날 찍은 영상들을 모두 CD copy해가는 방법이 있어.
머리가 아픈 환자는 신경과에 가서 이날 찍은 CT를 직접 볼수 있게 하면 되는거지.
검진상 괜찮았다고 하더라도 임상적으론 안 괜찮을 수가 있고, 검진에서 안 괜찮았어도 임상적으로 의미없는 결과들도 있거든.
물론 한명한명 세심한 문진과 판독이 다 나온 후에 꼼꼼한 설명을 받을수 있다면 좀 다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되는 검진센터는 없다고 봐야 해.
여긴 비교적 인원이 적은 소규모라서, 나 혼자 종검일을 다 하는 구조라서 한마디라도 더 안내드리려고, 참고사항들 챙기려고 노력은 하는데 사실 이런다고 돈 더 주는것도 아니고 돌아가는 시스템을 나 혼자 바꿀수는 없는 일이라..(일개 공정의 한 파트일 뿐 ㅠㅠ)
특히 성수기 공장은 문진이랄거 없이 사인회에 가깝고,
판정문도 복붙에 가까워서 개개인 상태를 반영하는데 대단히 한계가 있음.. 나도 공장 일할때는 사인무새가 되더라.
2. 건강검진 어디서 받을것인가?
크게 KMI로 대표되는 공장형 검진센터
2차병원, 대학병원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가 있어.
아마 형들 회사에서 지정 검진센터들 몇 군데가 있을거라 선택이 어렵지는 않을 거야.
놀랍게도 기본적인 보급형 검진은 세 군데 다 크게 다르지는 않아. 진료 연계성이나, 인프라 등에 있어서 가격차이가 난다고 보면 돼
지병 없거나 조절 잘되는 대사증후군 정도가 있는 경우
공장형 검진센터도 무난해. 굳이 비싼 곳 갈 필요는 없어.
제일 중요한건 지난 검사와의 비교이기 때문에
가려면 같은 곳에서 매해 받아야 해
작년이나 재작년에 갔던 곳을 가면 됨
대학병원은 진료 연계성이 좋고, 일반 공장에서 할 수 없는 검사들이 몇 가지 더 가능해.(조영제를 쓰는 CT, 운동부하 검사 등등.. 아주 비싼 패키지에 들어있음)
또, 용종 절제같은 경우에 좀 오래 공들여야 하는 시술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공장에선 하염없이 붙잡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연계된 종합병원으로 당일 의뢰서를 써서 보내.
대학도 다 그자리에서 시술할수 있는건 아니지만 그 정도가 공장보다는 덜해.
또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되니까 좀더 고령 환자가 내시경을 받을 수 있어. 70대 이상이면 병원급을 권해.
MRI같은 경우엔 보통 진료보는 병원급은 요즘 거의 다 3T라고 최근에 나온 기계를 쓰는데 공장급은 아직도 구닥다리 1.5t를 쓰는 곳이 많아. 해상도가 차이나긴 하는데 사실 큰 병변은 구닥다리로도 그럭저럭 보이는 정도야. 대신 이상이 있으면 두번 찍어야 될 수 있다는 점...
초음파 인력은 초음파사가 거의 하니 어디 가나 하향평준화 되어있는것 같고
그래서 난 어디서 받냐고?
난 아는 공장에서 받아.
3. 무슨 항목을 고를것인가
보통 보급형 제휴 검진패키지는 30만원 언저리 가격대는
피검사 시력 (안저) 심전도 인바디 청력
상복부 초음파 : 간 신장 담낭 담관 비장 정도가 보이고
췌장은 다 보기 힘들어.
간도 뱃살이 두둑한 형들은 사실 정확도가 떨어져.
위내시경 (+수면)
정도의 구성이야.
거기다 뭘 추가해야 하는지를 적어볼게
3-1. 대장
지난 검사에 응가 많이 안 남아있었고 용종 뗴어도 양성이었다 정도면 3~5년 간격이면 충분해
식사조절을 잘하자 깨소금 김 잡곡 조심조심
3-2. CT 시리즈
흡연자는 폐
요추 경추는 불편해서 진료볼 예정이면 찍어(대신 씨디 복사 꼭)
뇌 씨티는 얻을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지만 두통진료 예정이면 괜찮음
관상동맥 석회화 CT (Ca scoring) : 형들 심장을 먹여살리는 세 가닥의 굵은 관상동맥 안에 얼마나 찌꺼기가 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검사인데 이 검사는 자동 계산된 숫자로 나와서 혈관이 얼마나 망가졌는가를 비교하기가 좋아. 루틴으로 권하진 않고 비만, 흡연,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의 리스크팩터가 있는 경우엔 권해.
3-3. 상복부 외의 초음파 (중요한 순서대로 적을게)
갑상선 : 그냥 무적권 ㄱㄱㄱㄱ
경동맥 : 목에 맥박이 잡히는 동맥 초음파야. 뇌로 올라가는 뿌리가 되는 혈관이고 피부에서 가장 가까운 큰 동맥이라 혈관 상태를 진단하는데 의미가 있어. 센터별로 결과 차이도 크지 않으니 웬만하면 꼭 선택하길 권해.
유방 : 35세 이상이면 맘모그래피(슴가 짜부시켜서 하는거) 랑 같이 선택하는게 좋아. 특히 임플란트 넣으신 분들은 보형물 주위로 구축 왔는지도 확인해야 하니 꼭 선택해.
그런데 이걸 세번째로 놓은 이유는..
초음파 중 제일 어려운데 유방암은 빡센 암이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거야.
그렇다고 매번 잘 하는 사람을 일부러 찾아가는것도 빡세니까
뭔가 나오면 유방외과 진료를 따로 봐. 작은 의원급에서, 원장님이 직접 보실 수 있는 곳이면 더 좋아.
이거 외에는 굳이 선택할 필욘 없는데
전립선 : 똥꼬로 기구가 들어가. 난 왜 젊으신 분들이 굳이 사서 고생을 할까 싶어. 어차피 이상 있으면 비뇨의학과 가서 다시 해야 하거든. 증상이 없다면 예방적으로 받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어.
자궁(질) 초음파 : 초음파는 대상 장기와 가까운 곳에서 보는게 정확하기 때문에 배로 보는 초음파는 정확도가 많이 떨어져.
또 이상소견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어떻게 할지 결정하려면 어차피 진료를 봐야 해.
검진센터 말고 다니던 산부인과에 가서, 불편하더라도 진료를 받자!
요즘은 의료보험도 돼서 비싸지 않거든
덧붙여서 정기검진을 받을때는 자궁경부암+HPV+(쩐이 된다면 써비코그램)+질초음파 모두 한꺼번에 받는게 좋아.. 네트워크 산부인과에서는 이것도 자체 패키지로 만들어서 팔더라고
심장 : 혈압당뇨 고지혈증 있고 도무지 할 검사가 없다면 할순 있는데... 그 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설명하는 능력이 심장내과 진료대비 대단히 떨어져. 판정은 그냥 진료 보낼 분을 가려내는 수준이라고 생각해야됨..
차라리 석회화 ct를 찍어. 숫자로 딱 떨어지는 결과
3-4. 에무라이
예방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는게 의학적인 관점이지만
이 싸고 편리한 K의료에서 위험성도 없는 검사를 굳이 안할 필요도 없지.
보통 뇌 MRI MRA 중 고를수가 있어.
사실 MRI는 뇌 알맹이를 보는 검사고
MRA는 뇌를 먹여살리는 혈관을 보는 검사라서
같이 하는게 제일 이상적이지만
옵션값이 세서 고민이라면
번갈아가며 찍는걸 권해
이번엔 MRI 다음엔 MRA 이렇게.
그런데 굳이 하나만 찍어야 된다면 MRA를 먼저 해
이유는 예방이 불가능한 뇌혈관 병변이 종종 나와.
대표적인게 뇌동맥류(그 무서운 지주막하 출혈의 원인이 되는데, 터지기 전엔 증상이 전혀 없어.)와 동정맥기형 같은것들.
혈관 알맹이 다 괜찮다고 확인됐으면 자주 할 필요는 없고
난 대충 십년에 한번 정도로 권하는 편이야.
공장에서 한다면 화질이슈도 있고 세팅도 간단한 편이라
병변이 있어서 신경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볼 때 풀 세팅으로 다시 할수도 있다는걸 참고해. (근데 이럴땐 보통 의료보험 적용돼서 백만원씩 하고 그러진 않아)
3-5. 그 외
유전자검사 : 몇가지 메이저 질병들 걸릴 확률 분석해주는 검사
난 근거있는 사주팔자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권하진 않아
항산화 검사, NK세포 : ...........
골밀도 : 40대 이후엔 해볼만
위조영술 : 바륨이라는 맛없는 약을 먹고 위벽을 물들여서 자세 바꿔가며 엑스레이를 찍는 재래식 검사인데 내시경보다 좋은 점이 거의 없어. 그냥 하지 마.
스트레스 검사 : 이것도 음........
4. 그 외
4-1. 약
이건 부모님 챙겨드릴 문제인데
드시는 약이 서너알 이상 되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중 두가지 이상이 있거나, 뇌나 심장 문제가 있으신 분이라면 처방약 확인이 꼭 필요해.
주로 ‘아스피린 계열 약’이라고는 하는데
아스피린 말고도 항혈소판제는 워낙 다양해.
항혈소판제의 경우 거의 대부분 1주일만 그 약만 안 먹으면 돼.
당뇨혈압약은 꼭 챙겨 드셔야됨
혈압약은 검진날 새벽에 물 한모금과 같이 먹어
혈압이 너무 높으면 내시경 빠꾸되니까.
또 심장 수술을 하셨거나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이 있는 경우엔 좀더 센 항응고제를 먹는데
자렐토, 릭시아나, 와파린 같은 약들이야
이건 꼭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고 끊어도 되는지, 끊는다면 며칠 끊어야 하는지 꼭꼭 확인을 해야해.
4-2.
수면 검사 하면 제발 운전하지마!!
4-3.
판정문 나오면 제발 읽어줘...
안 읽는 사람 너무너무 많아 ㅠㅠㅠㅠㅠ
거기서 ’ㅇㅇ과 진료를 보십시오‘라고 하면 그냥 그 과 진료봐 제발...ㅠㅠㅠㅠ
물론 가독성 거지같이 보내주는 곳을이 많다는거 아는데
(나는 내가 직접 써서 비문, 어려운 말은 최대한 지양해)
그러면 블라에라도 물어봐.
진료보라는 코멘트 없으면 지켜봐도 되는 병변이란 얘기야
4-4. (추가) 매직데이
소변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 빼고 상관없고
자궁경부암 검사도 액상세포검사(브러쉬 머리를 따서 액체 배지에 바로 담그는 사비 들어가는 검사)는 피칠갑 상태로도 어떻게든 결과는 나오더라
공단검진으로 하는 자궁경부 도말검사(무료)는 매직 때 좀 정확도가 떨어져
좀 묻어나오는 정도면 다 가능해
소변검사는 혈뇨처럼 나올수있고
대장내시경은 상관 없어
4-5.
헬리코박터균은 두가지로 확인할수 있어
위 병변 점막을 꼬집어서 쫌 뜯어내고
1. CLO라는 코로나키트같은 키트로 확인
2.조직검사 슬라이드 만들며 특수한 염색 방법으로 확인
위 조직검사를 하면 자동으로 헬리코박터 여부가 확인되고
꼭 따로 확인하고 싶으면 요청하면 1로 진행해줘
물론 1 2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고.
무튼 뭘로든 양성(균이 있음) 나오면 웬만하면 제균치료를 권해
간단히 쓰려고 보니 중언부언인데
짧게 요약하자면
1. 비수기에 받자
2. 공장도 괜찮다
3. 아픈건 진료를 받자
4. 판정문좀 읽어보고 병원가라면 제발좀 가자
굿~이네. 나도 대부분 삼성동 ㅊ검진에서 받는데 공장느낌 받았는데 이제 대학병원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