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안토니오 로자노(오른쪽) 할아버지와 아내 글래디스 씨는
안타깝게도 오늘 플로리다 콘도미니엄 붕괴 참사의 희생자에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쿠바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1962년 결혼했고,
쿠바의 경제 사정 악화로 미국으로 이주해 마이애미에 정착했습니다.
59년 동안 결혼생활을 하며 아들 세르히오 로자노 씨를 비롯한 두 자녀를 둔 부부는
"고향 쿠바가 떠오르는 바다에 살고싶다"면서 해변 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평소 금슬이 남달랐던 두 사람은 서로가 먼저 죽으면 어떡하냐고 걱정 섞인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합니다.
아들 세르히오 씨는 "아버지가 ‘계란프라이도 못 만든다. 당신이 죽으면 나도 죽을 것’이라고 말했고, 어머니도 ‘각종 요금을 내는 법을 모른다’고 말씀하곤 하셨다. 그럴 때마다 저는 부모님께 ‘걱정 마세요. 제가 해드릴게요’고 했는데…. 결국 두 분이 함께 돌아가셨다." 라고 말했습니다.
사고 몇 시간 전, 부부는 옆 동에 사는 아들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아들 세르히오 씨는 "이튿날 일 때문에 일찍 집을 나서야 해 잠자러 가면서 어머니와 포옹하고 아버지에게도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를 했다.
붕괴 당일 새벽 ‘토네이도가 몰아치는 듯한 소리’를 듣고 발코니로 달려 나갔다.
원래 건너편에 부모님의 아파트가 보여야 했지만 거기 없었다. 사라져버렸다." 라며 울먹였습니다.
안토니오 씨와 글래디스 씨는 구조당국에 발견됐을 당시 침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함께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비통한 사연이지만 그래도 두 분이 마지막까지 함께였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란 프라이도, 각종 요금 걱정도 없는 그곳에서는 두분이 함께 영원히 행복하시길 빕니다.
아직 매몰되어 있는 분들도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