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19일
당시 인터넷 쇼핑몰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었고, 수많은 쇼핑몰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모든 물품을 반값에 판매'한다는 하프 플라자 쇼핑몰이 오픈했다
하프 플라자는 오픈 초기부터 엄청나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는데, 모든 물건을 반값에 판매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불가능할 경우에 1.5배의 금액을 환불해 준다는 정책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정책이지만, 당시는 2002년이다
이제 막 월드컵이 끝난 시점이었고 그걸 마케팅에 이용해먹었으며, 당시에는 인터넷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기던 시절이라 이런 획기적인 기획을 가지고 시장에 나온 쇼핑몰들이 많았다
요즘처럼 오픈마켓도 없던 시절이고, 쇼핑몰은 모두 개개의 홈페이지로 구성돼 무한 경쟁을 펼치던 시기였다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출혈경쟁도 서슴지 않았기에, 반값 쇼핑몰인 하프 플라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했다
하프 플라자는 오픈 4개월 만에 하루 방문자 20만 명을 기록했고, 인터넷 쇼핑몰 순위 전체 8위에 등극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거기에 사람들의 입소문도 더해져 너도나도 하프 플라자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시작했고, 먼저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가 올라오면서 사이트의 규모는 점점 더 커졌다
하프 플라자는 연예인을 내세워 TV 광고에도 자주 등장했다
"하프 플라자를 알면 아무것도 살수 없습니다"
당시 하프 플라자가 대대적인 홍보를 해 밀었던 멘트이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03년 소비자보호원은 하프 플라자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결제 후 제품이 배송되지 않고, 취소를 해도 환불이 되지 않는 등의 피해가 급증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허위광고로 하프 플라자에 과징금을 부여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반값 쇼핑에 매료돼 있었다
이러한 경고에도 사람들은 하프 플라자에 상품을 구매하였고 피해는 나날이 늘어갔다
소보원에만 약 9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되자 결국 자체 수사를 시작하였고, 수사를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피해자가 있었고 상황이 심각했기에 이 사건은 검찰 수사로 넘어가게 되었다
수사 결과 하프 플라자는 카드 대신 철저히 현금으로만 받았으며, 보통 배송에 3~5일이 걸리는 다른 쇼핑몰과는 달리 하프 플라자는 최소 2주 이상 걸렸다
그리고 약 100건 정도 주문을 받으면 1~2명에게만 물건을 보내주는 식으로 운영해왔다
또 당시에 하프 플라자가 잘나가자 하프 플라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베낀 사이트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하프 플라자는 사이트를 닫고 잠적해버렸다
피해자만 5만에서 10만 명이 넘고 피해액만 800억 원이 넘었다
2002년은 최저시급이 2100원이던 시절이다...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당시에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당한 피해자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사장인 유 모 씨는 그대로 달아났고 당시에는, 이런 수배전단까지 인터넷에 떠돌았다..
경찰은 이들의 행방을 추적했고, 검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먼저 쇼핑몰 이사 두 명을 사기 혐의로 검거했고, 곧이어 사장인 유 씨도 붙잡았다
정확한 추정은 불가능하나 피해액은 몇백억 원대, 피해자는 최소 10만 명 이상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민사소송으로 약 40억 원대를 물어내라고 판결이 나왔으나, 이걸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줬는지는 불투명하다
그리고 유 모 씨는 피해자들에게 한 통의 메일을 보낸다...
*
피해자 여러분께
우선 진심으로 (주)토비즈그룹과 하프 플라자로 인하여 피해를 입으신 고객 여러분께 깊은
사과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백 번의 사죄보다 저로 인하여 피해를 입으신 금액을 보상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아서 이렇
게 공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로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제가 공식적으로 변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은 파산절차
에 따른 자산의 분배, 민사소송 등에 따른 법적인 압류 진행, 본인이 가진 채권의 회수관
련 소송을 통하여 변제공탁을 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보상되는 금액도 피해액의 100분의 일 이하일 것이고, 변제일도 금
년 말이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공지를 띄운 본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작년12月경 제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해외에 투자해 놓은 것이 성공하여(사실 잊고 있었
고 그냥 없어진 돈으로 생각했는데) 올해 12월에는 원금과 수익을 회수할 수 있게 되었습
니다.
그러한 관계로 피해보상대상자를 선착순으로 받으려고 합니다.
공지 후에 합의서/탄원서를 보내주신 분으로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2003년 12月 31日까지(수
익정산이 완료 되는대로) 피해원금과 지연이자 (연 20%)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변제 가능금액은 3억원이며, 선착순 모집양식이며, 민사소송신청인은 제외되며(소송비용
이 부담되고 법에 의존하시는 분께서는 그렇게 하십시오) 물론 소송취하 시에는 가능합니
다.
이미 합의서를 보내주신 분은 자동으로 처리되며, 이미 그 금액이 5천만원을 넘어서고 있
습니다.
합의서 양식은 이전 합의 메일을 통해 보내드린 합의서 양식을 이용하시거나 전화 상담원
에게 요청하시면 본인의 이메일 주소 확인 후 해당 이메일 주소로 합의서 양식을 보내드리
오니 출력하시어 사용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합의서 보내주실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 435-600 경기도 군포시 군포우체국 사서함 20호 2710 유혁수 앞
문의 사항은 happychulsu@com.ne.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합의해주신 분들에 대한 다른 분들의 사이버테러를 막기 위해 합의 내용은 모두 비밀리에
처리됩니다. 이점 양해하여 주십시오
현재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피해 변제 방법입니다. 금액이 너무 적어 죄송할
따름입니다만 적은 금액을 통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이해하여주십시오.
다시 한번, 모든 피해자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며 피해변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
니다.
㈜토비즈그룹 대표이사 유혁수 배상
*
간땡이가 크게도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는 합의서와 탄원서를 제출해 주는 사람에 한해서 돈을 갚아주겠다는 내용을 보낸 것이다...
사기를 친 것도 모자라 2차 사기까지 치려 한 유 모 씨 물론 이거에 혹해서 탄원서를 써준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 씨는 한국 인터넷 역사상 최초 대규모의 먹튀를 해놓고도 고작 징역 7년이라는 가벼운 형을 받았다
ㅊㅊ : https://blog.naver.com/5844gogogo/222460025389
미친놈이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