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서울
서울에 살던 20대 여성 A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여성의 행방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장기미제/실종 사건으로 약 24년간 해결되지 않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2021년 사건을 수사하던 강력계 형사가 한 통의 첩보를 입수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바로 당시 사건의 공범 중 한 명이 이 사건을 빌미로 이 씨에게 돈을 뜯어내려다 걸리게 된 것이다
경찰은 첩보를 받고 곧바로 공범들을 검거했으며, 곧이어 이 사건의 주범인 당시 A 씨의 남자친구 이 씨도 검거했다
법원도 이례적으로 체포영장을 발부해 줬고, 20년이 지났지만 다시 재수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경찰에게 이 씨가 자백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7년 당시 이 씨는 여자친구가 아닌 다른 여자와 동거 중이었는데, 그때 여자친구인 A 씨가 이 사실을 알아채고 추궁하자 홧김에 살인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이 씨는 여자친구에게 전북에 있는 가족 집으로 가자며 A 씨를 후배 두 명과 렌터카에 태웠다
그리고 사람이 없는 한적한 익산 나들목 부근에 도착하자
후배들에게 잠깐 나가있으라고 지시한 뒤 이 씨는 차 안에서 A 씨를 폭행하고 살해했다
그리고 도로공사 때문에 파 놓았던 웅덩이에 A 씨의 시신을 매장했다
그렇게 A 씨는 도로에 20년이 넘도록 묻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뒤 공범 중 한 명이 이 씨에게 이 사건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이씨에게 돈을 뜯어내려다 그만 경찰에게 꼬리가 잡히게 된 것이다
결국 영원히 미제로 남을 줄 알았던 이 사건의 범인은 모두 검거되었다
현재 경찰은 공범들이 말한 암매장 장소를 굴삭기로 파고 있지만 아직까지 A 씨의 시신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굴삭기 여러 대를 더 동원해 마을 주변을 전부 파헤쳐서라도 A 씨의 시신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은 주범 이 씨에게 자백을 받았지만 곧 풀어줬다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이전에 벌어진 사건이라 범인을 재판에 넘길 수 없는 것이다
유가족들도 가해자를 처벌 못해 개탄스럽지만, 끝까지 수사를 해준 경찰에게 감사해하며 시신을 찾는 데로 늦게나마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은 기소와 구별되는 수사의 독립적인 가치를 잘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