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자연/생물
2021.11.18 14:22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조회 수 760 추천 수 3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다이버의 무덤이라 불리는 잠수 장소는 여러 군데가 있는데

 

u1.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2.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3.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일명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잠수 장소”라는 제이콥의 우물(12명 사망)은 동굴의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자만에 비좁은 통로로 들어간 다이버들이 물장구를 치기 위해 바닥의 미세진흙을 걷어차는 바람에 시계가 암흑이 되어 나오는 방향을 찾지 못하고 당황하여 빙빙 돌다 공기가 떨어져 사망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함.

 

u4.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수중 동굴에 붙어있던 사인.

 

예전엔 다이버의 안전을 위해 출구까지 이르는 가이드라인을 설치해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초보다이버들이 너무 죽어서 제거하고, 전문다이버들이 직접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며 다이빙하도록 했더니 사망률이 감소했다고 함

 

원초적 매력과 쉬워보이는 환경이 다이버들을 유혹해 죽이는 자연적 개미지옥을 만들어버렸다

 

 

 

이런 사연을 갖고 있는 제이콥의 우물은 가장 유명한 곳이지만 실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이버가 사망한” 장소는 이제 소개할 다합의 블루홀(200여명 사망 추산)임.

 

u5.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아치 구조가 있어서 무리하게 통과하려다 사망한다는데, 언뜻 사진만 보면 아주 무해해 보이는 아름다운 장소 같다

 

u6.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7.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다합의 블루홀은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 홍해 부분에 위치해있으며, 깊이가 3천미터에 달한다. 압축공기를 사용한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경우 수심 30미터까지가 제한이라고 함. 이보다 깊이 가려면 특수혼합공기와 전문 훈련이 필요하고, 세계기록은 332m인 모양이다. 참고로 유인잠수정은 7천미터.

 


 

u8.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다이버의 무덤"이기도 하지만 "다이버의 천국"이라고도 불린다. 관광객이 많고 세계구급으로 유명해서 애초에 잠수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임. 그러니 사고 비율도 높을 듯. 게다가 여러 잠수 업체가 주변에서 장비를 빌려주고 있는데, 때로 잠수 훈련이나 가이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모양임.

 

 

 

u9.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10.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11.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주 경로는 근처 산호초에 형성된 El Bells라는 좁은 통로로 내려가 -> 작은 아치 (Arch) 를 통과해 -> 큰 바다로 진출 -> 해류를 따라 산호초 절벽을 타고 대각선 방향으로 조금씩 올라가서 -> 얕은 입구인 the Saddle을 넘어 -> 블루홀에 들어가는 흐름인 것 같다. 드라마적 기승전결이 돋보인다.

 

 

 

u12.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13.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그런데 이 경로 자체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 첫 사진의 발랄한 지도가 사용되는 모양인데, 아래쪽에 아주 작게 "Exit from Blue Hole"이라는 부분이 있다. 위협감이나 혹은 호기심을 갖게 하지 않기 위해서인지 보일듯 말듯하게 그려놨으나, 사실 저 부분이 용의 아가리인 "the Arch" 구조임.

 

 

 

 

u15.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16.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문제는, 산호초 절벽을 따라 블루홀의 입구로 향하는 루트 바로 아래에 아치가 있다는 거임. 심해에서 아치는 반대편 수면에서 들어오는 푸른 빛을 발하고 있을 거임. 입구로 착각할 수도 있고, 혹은 호기심을 느껴 들여다보고 싶어질 수도 있음. 망설여 멈춘 사이 조류가 그쪽으로 몸을 실어간다.

 

 

 

 

u17.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그런데 저 경로에서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도 30미터 구간임.

이 쯤에서 "질소마취"현상이 나타난다고 함. 여러 기체에 대한 압력차로 인해 탱크 속의 공기 중 질소가 부각된다는데, 마치 술에 취한 듯 판단력이 마비되고 자신감이 늘며 공간 및 방향감각이 상실되어 "심해황홀증"이라고 불림.

 

게다가 이 부근 해수는 매우 맑고 따뜻하다고 함. 맑아서 빛이 잘 전해지고, 해수면도 아치 건너편도 실제보다 가까워보임. 심해인데도 따뜻해서 아래로 내려가고 있지만 거부감이 없음. 그리하여 다이버는 질소에 헤롱헤롱 취한 채 아치를 보며 "가까운데? 해볼만 한데?"하는 충동을 느끼게 되는 거임.

 

 

u18.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그런데 바닷속에서 공간감각을 잃은 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터널 입구에 도착하면, 여기가 -53미터 깊이임. 이쯤해서 고압축 산소 중독이 발생하기 시작함. 증상으로는 저림, 부분 마비, 현기증, 구토와 시야 제한 등. 약 10%의 사람은 발작이나 실신을 하게 되며, 이는 익사로 이어진다 함

 

 

u19.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아치는 건너편까지 26미터 길이임. 아파트 한 층이 2.6미터쯤 되니까 아파트 10층 정도 되는 거리를 헤엄쳐가야 함. 문제는, 아치가 블루홀의 물이 빠져나오는 구멍이라는 점임. 물독 바닥에 구멍이 뚫리면 호스를 튼 듯 거센 물길이 흘러나오잖아. 한마디로, 반대쪽에서 물살이 몰아치는 26미터임.

 

 

u20.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u21.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게다가 깊이 잠수하면 그만큼 탱크의 공기가 압축되어 빠르게 소모됨. 수심 10m 깊이로 잠수하면 압력이 땅에 있을 때의 대기압과 비교했을 때 두 배로 늘어나 탱크 속 공기의 부피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함. 수심 50미터면 5기압이라고 함... 뭔지 모르겠지만 폐도 압축되는 모양임

 

 

 

 

u22.jpg 다이버의 무덤, 다합의 블루홀

입구가 코앞인데 헤엄쳐도 나아갈 수가 없고, 질소중독으로 술취한 듯하고, 산소중독으로 몸은 마비되고 시야는 어둡고... 그 가운데 공기가 떨어져가며 경보음이 울리는 거임.

제정신이 아닌 다이버는 핸드폰이 시끄럽다고 생각해 전화를 받으려는데 얼굴에 뭐가 씌워져 있어 방해가 되네. 그래서.......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댓글 새로고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88 자연/생물 뱀에 물려 죽기 싫은 사람들의 발악 결과 1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1200
4087 자연/생물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2024년 올해의 사진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07 562
4086 자연/생물 모기 서식지에 미꾸라지 넣고 3개월 뒤 변화 1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30 1034
4085 자연/생물 바다속 잠자는 고래무리. 2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30 1010
4084 자연/생물 체르노빌에 있는 청개구리 근황 재력이창의력 2024.11.30 1049
4083 자연/생물 혐오주의) 진짜 동물의 세계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30 1062
4082 자연/생물 남성호르몬 수치 0.3이하면 생기는 일 재력이창의력 2024.11.30 1033
4081 자연/생물 DNA의 사중나선 구조 관찰 재력이창의력 2024.11.30 934
4080 자연/생물 석유는 절대로 고갈되지 않을 수도 있다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520
4079 자연/생물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킨 충견들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02 1395
4078 자연/생물 뇌 사용량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기능 1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02 755
4077 자연/생물 우리가 잘 모르는 ‘살아있는 화석‘ 4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01 1023
4076 자연/생물 인천 송도 국제도시 풍경 4 재력이창의력 2024.10.31 499
4075 자연/생물 (긴글)생각보다 가족애가 있는 지네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0.27 450
4074 자연/생물 고생물 가상 대결 같은 거 볼 때면 재력이창의력 2024.10.27 450
4073 자연/생물 늑대 무리에게 gps를 달고 추적한결과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429
4072 자연/생물 인간보다 DNA 염기서열 갯수 많은 생물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448
4071 자연/생물 흑범고래 새끼를 입양한 범고래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370
4070 자연/생물 흔한 캐나다의 거대 철갑상어 수준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473
4069 자연/생물 금붕어 품종들의 흥미로운 사실들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325
4068 자연/생물 다이어트에는 저염식을 하라는 이유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389
4067 자연/생물 드론이 포착한 순록 떼의 방어 행동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392
4066 자연/생물 우리 몸에 소리가 전파되는 과정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349
4065 자연/생물 자연이 지켜낸 날지 못한 새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412
4064 자연/생물 아프리카에서 갑자기 나타난 바이러스 1 꾸준함이진리 2024.10.08 14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4 Next
/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