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9월 17일 토요일 - 마침내 맥아더 원수와 그의 참모진들은 승리자로서 인천 해안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미 해병대의 스미스 장군이 그들을 수복된 인천으로 영접했다.
또 한 번의 영광스런 승리를 거둔 그 순간에, UN군 총사령관은
그만 1주일 내내 극도로 팽팽했었던 긴장의 끈이 풀리면서 영 좋지 못한 일을 겪었다.
그는 일행들에게 가까스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서, 몸을 돌려 비틀거리다
몇 걸음 못 가 그대로 몸을 구부린 채 바닷가에 토하고 말았다.
한바탕 오바이트를 하고 나자 정신을 수습한 맥아더는 곧 활력을 되찾았다.
그는 바닷가에 뒹굴던 북괴군의 시체를 가리키며 곁에 있던 군의관에게
"군의관, 자네가 전혀 수고할 필요가 없는 환자가 여기 있군!" 이라 농담을 했다.
그리고 지프에 타고서 북괴군의 시체들을 보며 "내 노안이 보기에도 좋은 광경일세." 라고 말했다.
조금 더 가자 해병항공대의 폭격으로 박살난 북괴군의 전차들이 보였다.
맥아더는 "소련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전차들은 바로 내가 바라는 상태에 있네." 라고 웃으며 말했다.
스미스 장군은 한 해병 대령이 만약 원수님께서 부서진 북괴군 전차를 더 보고 싶으시다면
조금만 더 가면 몇 대 더 있다고 눈새짓을 하는 걸 보고 당황했다.
그 쪽에서는 지금도 총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맥아더는 참지 못하고 바로 그쪽으로 걸어갔다.
해병 중위 한 명이 그의 앞길을 막으며 "장군님, 여긴 절대 오시면 안 됩니다!" 라고 외쳤다.
"왜 안 되나?" 라고 맥아더가 묻자, 중위는 "아군이 이 언덕 위에서 바로 방금 전에 적 전차 6대를 격파했습니다!" 라고 답했다.
맥아더는 인정하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서, 북괴군의 정예병력은 죄다 낙동강전선에서 워커 장군과 싸우고 있고
인천에는 2선급 오합지졸밖에 없을 거란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 "아메리칸 시저 : 맥아더 평전" 2권에서